스피릿MC-코리안탑팀 '남의철 사건'으로 정면충돌

챔피언 자격박탈이냐, 자격자동상실이냐

전 스피릿MC 웰터급 챔피언 남의철
대회주최사와 출전체육관간의 갈등이 배경
국내의 대표적인 종합격투기단체 스피릿MC(주최사 엔트리안)와 대표적인 종합격투기체육관 코리안탑팀이 남의철의 챔피언 자격박탈 사건으로 정면 대결의 양상을 보이고 있다.
이번 일은 지난해 11월 스피릿MC 웰터급 초대챔피언에 오른 남의철(25∙코리안탑팀)이 왼손골절부상으로 인하여 스피릿MC(주최사 엔트리안)에서 지정한 타이틀 방어전에 출전할 수 없게되자, 스피릿MC가 대회규정 제9조 2항 <챔피언인 자는 엔트리안이 지정하는 타이틀 방어전에 반드시 임하여야 하며, 어떤 사유로든 지정 방어전을 1년 기준으로 2회 이상 거절할 경우, 챔피언의 타이틀과 그 권리는 자동상실 된다>에 의거 남의철의 챔피언 자격상실을 공지하면서 시작됐다.
이에 대해 남의철의 소속팀인 코리안탑팀에서는 "스피릿MC에서는 자격상실로 공지를 했지만, 우리는 이번일을 챔피언 자격박탈로 받아들인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이번 일에 대한 양측의 입장에 적지않은 차이가 있다는 것이 알려지게 됐다.
이번에 양측의 입장에서 차이가 있는 쟁점은 다음과 같다.
첫째, 챔피언 자격자동상실인가, 챔피언 자격박탈인가.
둘째, 이번에 적용된 대회규정은 언제 변경이 되었으며, 변경규정에 대한 확인 및 공지의 의무를 지키지 않은 것은 누구인가.
셋째, 부상으로 인해 타이틀 방어전을 일정 기간동안 치르지 못했던 다른 챔피언들(데니스 강, 임재석)의 경우와 같은가, 다른가.
위 쟁점들에 대한 양측의 입장 차이는 크다.
우선 첫번째, "챔피언 자격자동상실인가, 자격박탈인가"에 대해 스피릿MC는 "(이번 사건은) 스피릿MC가 의도적으로 남의철의 챔피언 자격을 빼앗은 박탈의 상황이 아니라 정식규정에 의해 남의철이 챔피언으로서의 의무를 지키지 못하여 챔피언 자격을 자동상실하게 된 것이다고 설명하고 있다.
그러나 코리안탑팀은 "스피릿MC 측에서 자격상실 공지 열흘 전에 변경된 규정에 의거해 타이틀을 자진 반납하라는 제의가 있었지만, 우리가 몰랐던 규정을 근거로 타이틀을 반납하라는 스피릿MC의 제의를 받아들일 수 없었기에 챔피언 자격박탈로 처리해 달라고 했으며, 우리는 이번 일을 챔피언 자격을 자동상실하게 된 것이 아니라, 자격을 박탈당한 것으로 이해한다"고 말했다.
박탈이냐, 상실이냐는 단어를 언어적인 의미에서 따져본다면 이번 일은 박탈에 더 가깝다.
그 이유는 이번에 남의철이 챔피언 타이틀을 잃어버리게 된 이유가 남의철 본인의 어떠한 과실에 의해서 스스로 잃어버린 것이 아니라, 대회사인 스피릿MC에서 남의철의 부상과 관계없이 챔피언 지명방어전을 치르라는 오퍼를 지난 3월과 4월에 연이어 내렸고, 결과적으로 남의철은 이 오퍼를 지키지 못했기 때문이다. 챔피언 타이틀 지명방어전을 치르라는 오퍼를 언제 내릴 것인가 하는 것은 전적으로 스피릿MC의 권한이고 따라서 스피릿MC는 남의철에게 오퍼를 내릴 수도, 내리지 않고 기다릴 수도 있었다.
만약 스피릿MC에서 오퍼를 내리지 않고 기다렸다면, 남의철은 부상으로 대회에 출전할 수 없다 하더라도 적어도 오는 11월까지는 웰터급 챔피언 자격을 유지할 수 있다. 타이틀전 출전 제안을 하는 것 자체가 대회주최사의 고유권한임을 인정한다고 할 때, 스피릿MC가 출전제안을 연기했다면 남의철이 챔피언 타이틀을 자동으로 상실하는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는 것이다.
두번째, "이번에 적용된 대회규정은 언제 변경이 되었으며, 변경규정에 대한 확인 및 공지의 의무를 지키지 않은 것은 누구인가"라는 문제에 대해서도 양측의 입장은 다르다.
코리안탑팀의 하동진 감독은 "변경된 규정이 신설되었다고 하는데 챔피언을 보유한 우리팀으로서도 처음 듣는 것이고, 이번 일이 있기 열흘전에야 그런 규정이 있는지를 알았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스피릿MC는 "변경된 대회규정을 1년 이상 대회사 홈페이지에 공지해왔음에도 불구하고 코리안탑팀의 하동진 감독이 대회 규정을 자격상실 공지 열흘 전에야 알았다는 것은 지도자로서의 자질자체가 의심스럽다"고 밝혔다.
변경된 대회 규정은 스피릿MC 홈페이지에 공지되어 있다. 그러나 이 규정이 언제 제정되었고, 언제 몇 차례나 변경되었는지 등에 관해서는 적시되어 있지 않으며 규정 변경에 대한 별도의 공지사항도 찾아볼 수 없다.
프라이드를 비롯한 해외의 주요 격투기 대회사의 경우에는 중요한 규정의 변경이 있을 시에 관계자들에게 충분한 공지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세번째, "부상으로 인해 타이틀 방어전을 일정 기간동안 치르지 못했던 다른 챔피언들(데니스 강, 임재석)의 경우와 같은가, 다른가"라는 문제에 대해서도 의견이 분분하다.
전 스피릿MC 미들급 챔피언 임재석은 남의철과 비슷한 주먹부상으로 인하여 대회 출전을 하지 못하다가 1년 6개월만에 챔피언 방어전을 치렀고, 헤비급 챔피언 데니스 강의 경우에도 챔피언에 오른지 2년 7개월만에 챔피언 방어전을 치렀던 전례가 있다.
이에 대해 스피릿MC는 "임재석의 부상을 스피릿MC측에서 충분히 알고 있었기에 대회 출전자체를 요청할 수 없었고, 챔피언 도전권을 가진 선수들이 부각되지 않았기에 남의철의 경우와는 다르며, 데니스 강은 스피릿MC의 주최사 엔트리안의 요청으로 프라이드에 출전해야 했기 때문에 방어전을 치르지 못한 것이지 방어전을 부상이나 기타 이유에 의해 거절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전혀 다른 경우다"고 밝히고 있다.
이러한 스피릿MC의 주장에는 "챔피언 타이틀전을 치르라는 명령을 챔피언에게 내릴 것인가 말 것인가 하는 것은대회사의 고유권한"이라는 견해를 담고 있다.
아직 발전 단계에 있는 국내 종합격투기의 상황으로 볼 때 스피릿MC가 슈퍼코리안이라는 이벤트를 통해 만들어진 스피릿MC 웰터급 챔피언 남의철에 대한 스타만들기와 배려의 생각이 있었다면, 굳이 무리한 타이틀전 지명을 해가면서 챔피언 자격을 상실하게 만들지 않을 수도 있었다는 것이다.
이번 사건의 배경에는 국내의 메이저 종합격투기 대회사와 명문 체육관 간의 갈등이 깔려있다.
스피릿MC는 국내에서 거의 유일한 종합격투기 대회사라고 할 수 있다. 스피릿MC 이외에도 해외에서 수입되었거나 국내에서 자체적으로 만들어진 격투기 대회들이 없지는 않았지만, 대부분이 일회성 이벤트에 그치고 말았고, 그나마 <네오파이트> 정도가 입식타격기를 섞어가며 대회를 이어 오고 있는 실정이다.
스피릿MC의 독주체제가 장기화 되자 크고 작은 문제들이 생겨나기 시작했고, 이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었으나 대안이 없는 상황에서 찻잔속의 태풍으로 끝나고 마는 경우도 있었다.
[관련기사: http://www.mookas.com/media_view.asp?news_no=4858]
이번 사건도 그 동안 대표적인 격투기대회사와 대표적인 종합격투기 체육관으로서 스피릿MC와 코리안탑팀이 상호의존적인 공생관계를 유지해오다가 선수 수급 문제를 비롯한 몇가지 문제들에서 감정의 골이 깊어지면서 발생한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
국내에 종합격투기가 도입된 지 만 4년 만에 발생한 이번 사건은 향후 국내 격투계를 가늠할 수 있는 중요한 사건으로 평가된다. 아직 끝나지 않은 이번 사건의 추이에 격투기 팬들의 눈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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