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견은 태권도의 적?

택견 ∙ 공수도 체육회 가맹에 태권도 반발

대한체육회 정가맹 직후 함께한 이용복 택견부회장(좌)과 정도모 공수도회장
태권도 ∙ 택견 ∙ 공수도의 미묘한 3각 관계 정리 필요
택견과 공수도의 대한체육회 가맹에 태권도인들의 반발 움직임이 커지고 있다.
대한택견연맹(회장 정장선, 상임부회장 이용복)과 대한공수도연맹(회장 정도모)은 지난 2월 26일 대한체육회 정기대의원총회에서 대한체육회 정가맹단체로 승인됐다. 이에 대해 일부 태권도인들은 택견과 공수도의 대한체육회 가맹에 문제를 제기하며 시국토론회를 비롯해 대한체육회장과 대한태권도협회장을 겸임하고 있는 김정길 회장의 퇴진운동까지 불사할 태세다.
태권도계에서 다양한 활동을 펼치고 있는 오춘성 한양대 사회체육원 교수는 "태권도가 국기로 인정받고 있는 상황에서 태권도와 유사한 택견과 공수도가 대한체육회에 정가맹 단체가 된다는 것은 문제가 있다"며 "특히 대한태권도협회장을 겸임하고 있는 대한체육회 김정길 회장이 이번 택견과 공수도의 가맹을 허용한 것은 납득할 수 없다"고 말했다.
오 교수는 또 "공수도의 경우 태권도를 밀어내고 올림픽정식종목이 되려고 하는 상황에서 대한체육회에서 공수도를 정가맹단체로 인정하는 것은 이적행위에 가깝다"며, "이번 사태에 대해 500명 이상이 참가할 시국토론회를 준비하고 있으며 김정길 회장의 퇴진운동까지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박경환 전남태권도협회 전무이사도 "김운용 회장이 있을 때는 태권도와 유사종목인 택견과 공수도가 (대한체육회 가맹이)안됐는데, 태권도협회장까지 맡고 있는 김정길 회장이 대한체육회장으로서 이번 두 종목의 가맹을 통과시킨 것은 문제가 있다"고 비판했다.
태권도인들은 공수도의 가맹에 대해서도 비판적이지만 특히 택견의 가맹에 더욱 반발하고 있다. 공수도는 아시안게임 정식종목이므로 어쩔 수 없지만, 택견은 태권도의 뿌리로도 이해되고 있는 만큼 택견이 태권도와 별개로 국가에서 인정받는 무술단체가 된다면 태권도의 정체성에 타격을 줄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움직임에 대해 대한태권도협회 양진방 기획이사는 "그래서 나는 미리부터 택견을 태권도에 포함시켜서 전담부서도 만들고 별도로 연구해야 한다고 주장해왔다"며, "평소에는 택견에 별다른 관심을 가지지 않다가 이러한 일이 생긴 다음에야 비난을 하는 태권도인들이 더 문제가 많다"고 말했다.
대한택견연맹의 이용복 상임부회장은 "태권도에서 공수도보다 택견에 반발하는 것은 당연하다고 본다"며 "공수도는 일본무술이라는 한계가 있기 때문에 국내에서 저변확대에 한계가 있지만, 택견이 국가적인 인정과 지원을 받고 발전을 하게 되면, 태권도에 직접적인 경쟁상대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이 부회장은 또 "태권도는 그 역사에 있어서도 태권도와 아무 관련이 없는 택견을 억지로 갖다붙여왔다"며, "내가 대한태권도협회 부산시 전무이사를 할 때, 택견을 인정하고 태권도에 포함시켜 발전시키자는 주장을 했을 때는 아무런 관심도 가지지 않던 사람들이 이제와서 택견이 태권도의 경쟁상대가 되니까 반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한공수도연맹의 정도모 회장은 "공수도는 아시안게임 정식 종목이기 때문에 대한체육회 정가맹단체가 되는 것은 당연한 것이다"며 "태권도계가 공수도의 대한체육회 가맹에 불만을 가지고 있을 게 아니라, 별개의 단체로 상호 발전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번 택견과 공수도의 대한체육회 가맹을 계기로 태권도의 역사와 정체성에 대한 논쟁은 갈수록 확대될 전망이다. 비슷한 것 같으면서도 다른 세 무술이 앞으로 어떠한 관계를 형성하게 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무카스뉴스 박성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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