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년 2위 恨 풀었다. 이순재와 장은숙

"친구야, 베이징 같이 가자!"

동갑내기 태권도 국가대표 이순재(왼쪽)와 장은숙(오른쪽).
만년 2위 징크스 극복하고 첫번째 대표선발 성공
지난 28일 국기원에서는 오는 5월 베이징에서 열릴 제18회 세계태권도선수권대회에 출전할 국가대표 태권도선수선발전이 있었다.
이날 선발된 남자 8명, 여자 8명 총 16명의 국가대표 선수들은 모두가 감격에 겨웠지만, 남들보다 조금 더 감격스러운 선수들이 있었다. 이순재(25∙한국가스공사)와 장은숙(25∙인천시청)이 그 주인공이다.
플라이급에서 활동하고 있는 이순재는 그 동안 플라이급의 강자 고석화(상무)의 벽을 번번히 넘지 못하고 대표 선발에 실패해왔다. 특히 이순재는 국가대표 선발전을 제외하면, 지난 2년간 우승을 거의 도맡아서 하다시피 했는데, 유독 국가대표 선발전과는 인연이 없었다.
이번 대회 결승에서도 반드시 넘어야 할 라이벌 고석화를 만났고, 이순재는 마침내 그 벽을 넘고 국가대표에 선발되는 영광을 얻게됐다.
우승 소감에서 이순재는 "실감이 안난다. 오랜 징크스 때문에 슬럼프도 있었고, 이번이 마지막이라는 각오로 출전했는데, 좋은 결과를 얻게 되어 기쁘다"며, "세계대회에서 반드시 우승하고, 내년 올림픽에도 출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장은숙의 이번 대표 선발은 조금 더 감동적이다. 장은숙은 그 동안 대학후배이기도 한 한국 여자플라이급의 간판 권은경(한국체대)과의 대결에서 번번히 패해왔기 때문이다. 지난해에는 3번의 대결에서 모두 패하는 아픔을 겪기도 했다. 그만큼 이번 승리는 그에게 더욱 감격스러웠다.
오랜 슬럼프로 정말 마지막이라는 각오로 출전했던 장은숙은 권은경에게 승리하고 우승을 확정지은 후, 담담하게 대기실까지 돌아갔으나, 끝내 참았던 울음을 터트리고 펑펑 울고 말았다. 지난 시간의 슬럼프가 그만큼 서러웠다는 것을 감출 수 없었던 것이다.
하지만, 평소 성격이 활달하고 유쾌한 장은숙은 인터뷰에서는 언제 울었냐는 듯 발랄한 표정을 내내 지으며 기쁜 마음을 드러냈다.
장은숙은 "워낙 자주 지다보니, 이번에도 큰 자신은 없었는데, 오늘 컨디션이 아주 좋았던게 우승할 수 있는 힘이 된 것 같다"고 말했다.
장은숙은 또 "서로 친구로서 좋아하는 순재와 함께 대표로 선발되어 기쁘다"며, "오는 5월 세계대회에서도 함께 좋은 성적을 내고 싶다"고 웃으며 말했고 말수가 적은 편인 이순재는 미소로 화답했다.
초등학교 때부터 10년 넘게 태권도 선수로 함께 활동하며 우정을 쌓아온 동갑친구 이순재와 장은숙. 만년 2위 징크스를 함께 극복하고 베이징 행 티켓을 손에 쥔 이순재와 장은숙이 세계대회에서도 함께 금메달을 걸고 돌아오기를 기대한다.
- 박성진 기자(kaku616@moo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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