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기도 만든 사람은 지한재" 진중관 김명룡총재

최용술은 야와라를 지도, 합기도는 지한재가 명명

진중관 창설자 김명룡 총재
[합기도 진중관 창설자 김명룡 총재 인터뷰]
합기도의 명문관 진중관의 창설자 김명룡 총재가 한국을 방문했다. 진중관은 합기도의 여러 관들 중에서도 가장 많은 지관(50개 국내지부도장, 12개 해외지부도장)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활발한 대외활동으로 대중적인 인지도도 높다.
이 진중관을 1967년 창설한 것이 바로 김명룡 총재. 김 총재는 현재 미국 휴스톤에 거주하고 있다. 이번 방한의 주 목적은 진중관의 교본제작이다. 합기도 원로로서 합기도의 초창기 상황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김명룡 총재를 만나 합기도 초창기 역사와 그가 바라보는 합기도에 대해 들었봤다.
김 총재가 합기도를 처음 배운 것은 1950년대 후반. 서울 중부시장의 건물 옥상에서 텐트를 치고 만든 간이 도장에서 배웠다고 한다. 한국 합기도의 대부 지한재 선생이 만든 도장이다.
"합기도를 배우기 전에 태권도, 복싱을 좀 배우다 쉬고 있었는데, 한 선배의 소개로 합기도를 알게 됐어요. 그래서 중부시장 옥상에서 텐트를 치고 만든 도장에서 합기도를 배우기 시작했지요. 합기도는 처음 왕십리에서 시작했는데 청계천을 거쳐 중부시장에 자리를 잡았어요. 당시에 동료들이 많았는데, 합기도가 워낙 힘들고 아프기도 하니까 많이들 떠났지요."
김 총재가 합기도를 배우던 시절은 말 그대로 한국 합기도의 태동기다. 합기도라는 무술의 정체성은 어떻게 보아야 할까. 김 총재가 말하는 합기도는 명확했다. 지한재 선생이 시작한 것이 바로 한국의 합기도라는 것. 그래서 김 총재는 "합기도를 하는 사람들은 모두 지한재 선생의 제자라고 할 수 있다"고 말한다.
"합기도라는 명칭을 처음 사용한 것이 지한재 선생입니다. 어떻든 간에 합기도라는 명칭을 처음 만들었고, 기술적으로도 정립을 한 것이 지한재 선생이기 때문에 합기도는 지한재 선생이 만든 것이라고 봐야 합니다."
그렇다면 최용술 선생과의 관계는 어떻게 되는 것인가.
"최용술 선생이 가르친 것은 합기도가 아니라 야와라라고 했지요. 최용술 선생이 가르친 것과 합기도는 기술적인 면에서도 차이가 많아요. 특히 발차기 같은 경우는 지한재 선생의 독창적인 것이었지요."
-"변형되지 않은 기술 전수가 진중관 발전의 원동력"
김 총재가 미국에 거주하게 된 계기와 미국의 합기도 활동 현황은 어떤가 궁금했다.
"미국에 처음 가게 된 것은 1975년 한 태권도대회에서 초청을 받아 합기도 시범을 보이면서 인연이 시작됐어요. 미국에서 살기 시작한 것은 1976년부터 입니다. 그 때 가보니, 미국에서는 가라데가 주류를 이루고 있더군요. 그래서 당시 한국의 사범들도 가라데라고 (도장홍보를) 했지요. 그러다가 태권도는 월남전, 88올림픽 등을 지나면서 위상이 많이 높아졌고, 합기도는 처음 코리안 트레디셔널 마샬아츠 합기도라고 영문으로 표기를 하다가 조금씩 알려지기 시작했지요. 미국 전역으로 보면 아직도 덜 알려져 있는 경우가 있지만, 미국 서부지역(캘리포니아)은 합기도가 아주 많이 알려졌어요. 얼마 전 고인이 된 한봉수 씨가 영화에 출연하면서 많이 알려졌었죠."
진중관이 다른 관에 비해 번성할 수 있었던 이유는 무엇일까.
"진중관이 발전한 이유는 크게 두가지를 꼽을 수 있어요. 하나는 변형되지 않은 기술을 그대로 전수했다는 것이고, 또 하나는 이창수 총관장의 노력이 컸지요. 이 관장은 인도네시아에서 인도네시아 전군 챔피언을 뒤꿈치 돌려차기로 KO시키면서 합기도의 위력을 보여주기도 했고, 내가 없는 동안 한국에서 진중관을 이끌면서 이만큼 발전시켜온 제자예요. 가까이서 많이 보살펴주지 못해서 미안하면서도 대견한 마음을 가지고 있습니다. 몸은 떨어져 있지만, 마음은 항상 진중관에 있지요."
김 총재는 현재는 도장을 운영하고 있지 않지만, 김 총재의 제자들이 운영하는 도장이 7개 정도된다고 했다. 예상보다 많은 수는 아니다.
"근 30년 미국에서 합기도를 지도한 것에 비하면 많은 수는 아니지요. 내 스타일 자체가 배운 그대로 가르치는 스타일이라서 서울 중앙시장에서 배웠던 것처럼 미국인들을 가르치니까 끝까지 남는 제자들이 많지는 않았어요. 예전에 지한재 선생이 내 도장에 와서 가르치는 것을 보고 "자네는 미국에서 아직도 서울식으로 가르치나?"하고 한 말씀 하시더군요. 그래서 나 같은 경우는 아이들은 잘 못 가르쳐요."
-"대한합기도연합회가 발전해서 합기도 중심되기 바란다"
합기도가 위기라는 말이 많다. 원로로서 한국의 합기도계를 바라보면서 김 총재가 느끼는 생각은 어떤 것일까.
"합기도가 10년 전이나 20년 전하고 비교해서 변화, 발전한 것이 없어서 아쉽습니다. 합기도의 여러 문제점들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어떤 단체건 잘 해서 우뚝 서는 단체가 나타나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면에서 최근 많은 활동을 보이고 있는 대한합기도연합회의 활동은 칭찬할만하다고 생각합니다. 대한합기도연합회가 열심히 일을 잘해서 합기도계의 중심으로 자리잡으면 자연스럽게 통합이 되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가지고 있어요."
김 총재는 3월경 다시 미국으로 돌아가 그 동안 해왔던 지관 도장 세미나를 계속 하면서 5월에는 잠시 중단했던 도장도 다시 개관할 계획이다.
평생 무술인으로 살고 있는 김 총재가 고국의 무술 후배인들에게 남긴 당부의 말은 이렇다.
"미국인들은 힘이 좋아서, 한국사람처럼 열심히 하면 한국인보다 더 잘하는 사람이 나올 수 있습니다. 체력적으로 열세인 한국사람이 미국사람들에게 뒤지지 않기 위해서는 기술을 열심히 연마하는 방법 외에는 없습니다."
- 박성진 기자(kaku616@moo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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