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통합기도 유병돈이 본 최용술

- 합기도공부카페(http://cafe.daum.net/daitoryu) 등을 통해 재야의 합기도 연구가로 활동하고 있는 황규경 씨가 정통합기도협회 유병돈 회장을 만나고 온 탐방기를 올립니다. 유병돈 회장은 한국합기도의 창시자 최용술 선생의 직제자의 한 사람으로 1990년 합기도 관련 제1호 석사논문(심리연습이 합기도 기능학습에 미치는 영향, 체육교육학 석사)을 제출했으며, 대구대학교 체육교육학 박사과정을 마치고, 경동정보대학 경찰합기도과 겸임교수를 역임한 학구파 원로입니다.
현재 캐나다에서 거주하고 있는 유병돈 회장은 박사학위 및 협회행사 등을 위해 지난해 말 일시 귀국하여 지난 1월 6일 경북 구미에서 열린 정통합기도협회 국술관 경북본관 이관행사에 참가했으며, 이 자리에서 황규경 씨를 만나 대담을 나누었습니다. 소중한 자료가 될 수 있는 대담을 보내주신 황규경 씨에게 감사드립니다.(편집자 주)
황규경의 합기도원로탐방 - 정통합기도협회 유병돈 회장

최용술의 자택에서 함께한 사제(1972년)
정통합기도협회 유병돈 회장을 만나고 왔습니다. 정통합기도협회 국술관 경북본관이전행사에 참석한 유병돈 회장의 지도 모습도 볼 수 있었고 승단심사장면을 보게 된 것도 뜻 깊은 일이었습니다.유병돈 회장은 소탈하고 겸허하면서 대단히 솔직한 분이었습니다. 체육대학, 대학원 석사에 이어 박사논문까지 쓸 정도로 평생공부를 실천한다는 점에도 깊은 인상을 받았습니다만 주변의 제자들에게도 항상 운동실력 이외에 배움이 있어야 한다며 지속적으로 공부할 것으로 권유하여 만학의 엘리트 제자들이 많은 것도 인상적이었습니다.
이관행사에 이어 심사가 열렸는데, 심사를 마친 후 유병돈 회장은 심사를 한 수련생들의 부족했던 부분을 지적해주고, 직접 시범을 보여주었습니다. 예를 들어 유도로 치면 한팔 업어치기의 자세에서 주관절을 제대로 제압하지 못하고 들어간 점을 지적하며, 첫 자세에서 주관절 제압의 시범을 보였고, 이외에도 발의 궤적, 몸의 자세 낮춤의 정도, 기술 후 처리 까지 세밀한 부분까지도 시범을 보였습니다.
특히 업어치는 자세를 설명하는 부분에서는 과연 유도대학(용인대학)출신이다라는 생각이 들 정도였으며, 두 가지 이상의 운동(무술)을 하면서 가져오는 시너지 효과도 무시할 수 없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심사 후 약 두 시간 가량 말씀을 나눌 시간을 가졌고, 그 때의 이야기들을 인터뷰 식으로 정리했습니다.
유병돈 회장과의 인터뷰
▲ 무도가로서 최용술 선생은 어떤 사람이었나.
- "제자로서 스승을 평가할 수는 없으나 최용술 선생은 비유하자면, 제자들이 물을 달라면 물을 주고, 고기를 달라면 고기를 줄 수 있었던 분으로 제자들의 요구에 막힘이 없었던 분이다. 제자들이 감탄을 했던 적이 한두 번이 아니었다."
▲ 최용술 선생의 일본에서의 수련과정에 대해 직접 들은 것이 있나.
- "나를 포함해 최용술 선생의 제자들 대부분이 1964년에 나온 <합기술>(김정윤 저)에 나온 내용을 받아들인 것 뿐이지 잘 모르는 것이 사실이다"
▲ 최용술 선생의 기술지도에 체계가 없었다는 말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나.
- "최용술 선생은 체계를 갖추고 지도를 하실 수 있는 분은 아니었고, 기분이 내키는 데로 그 때 그 때 기술을 가르치셨다. 그것을 체계화한 것은 제자 대에 와서 이루어진 것으로 제자들의 체계화 자체도 큰 의미를 갖는 것으로 평가되어야 한다."

유병돈 회장의 89년 일간스포츠 기고문
▲ 최용술 선생을 일본식 도장 문화체계에서 무술을 수련한 분으로 볼 수 있는가.- "그 점에 대해서는 솔직히 이야기 할 수 있지만, 그 분은 도장문화에서 무술을 배운 분은 아니셨다."
▲ 최용술 선생의 발차기 기술은 어떠했나.
- "최용술 선생에게는 요즘 합기도에서 보이는 것과 같은 태권도식의 발차기는 없었다. 높이 차는 발차기라면 턱을 올려차는 째차기, 몸통 이하를 차는 중단차기 외에는 다른 발차기가 없었다. 최용술 선생의 발차기는 앞사람이 아니라 옆사람을 차는 발차기가 특징적이었다.
▲ 요즘 합기도는 화려한 낙법을 특징으로 하는데 원래 최용술 선생은 어떠했나.
- "최용술 선생은 낙법 같은 것은 뭐하러 치노라고 할 정도로 바로 바로 꺾어서 앞으로 주저앉혔던 분이었다"
▲ 합기도의 역사는 어떻게 이해해야 하나.
- "고대 무술사와 현대 무술사는 구분해야하며, 현대 무술로서 합기도의 역사는 최용술 선생의 귀국 후 국내활동과 관련된 부분부터 제대로 기술하는 것이 중요하다. 각종 매체에 올라온 글들이 각자의 이해관계에 따라 쓰여진 경향이 있어 최용술 선생이 귀국 후 주로 활동했던 대구지역의 제자들이 상대적으로 덜 알려져 있으며, 일부 합기도협회 단체장들이 수련경력을 숨기고 있는 것이 안타깝다."
▲ 술기를 가르치는 선생들이 나에게는 아직 더 많은 술기가 남아있다는 식으로 기술지도를 모두 하지 않는 경우가 있는데, 그래서는 기술이 발전하지 못하고 퇴보하는 것 아닌가.
- "무술계에는 마치 정치하는 사람들처럼 자기에게서 배우던 제자들이 어느 수준까지 성장하면 잘라내는 경우가 많은 데 나는 내가 가진 것이 7이면, 6까지 주고, 7도 준다. 그리고 나는 계속 더 노력해서 8의 단계에 올라서야 한다고 본다. 그것이 제자를 성장시킬 뿐만 아니라 내 자신도 성장시키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 현재 캐나다에서 활동하고 계신데, 외국 무술인들의 수준은 어떤가. 대단한 경우도 있나.
- "물론이다. 대단한 경우도 있다. 외국인들이 말이 잘 안통하는 대신 몸으로 더 똑같이 흉내를 내려고 노력하는 경우가 많은데, 그러다보면, 생각 이상으로 잘하는 사람들이 있다"
▲ 정통합기도협회에서는 최용술 선생에게 배운 것만 가르치는가.
- "나는 스승에게 배운 것만 해야한다고 지도하지 않으며 오히려 그런 생각들에 반대한다. 오늘의 상황에 맞는 술기를 해야하며 최용술 선생의 술기라도 오늘의 상황에 맞지 않는 것이 있을 수 있다. 스승에게 배운 것은 분명히 인정하고 보존해야 하며, 제자의 노력으로 덧붙여진 것은 제자의 것으로 이해되어야 한다. 스승을 존경하는 것과 무작정 신비화하고 신격화하는 것은 구별되어야 한다."
▲ 정통합기도협회는 상대적을 짧은 기간 안에 경찰청에서 단증을 인정받을 정도로 발전하고 있는데, 국내활동에 매진하지 않고 캐나다에 거주하고 있는 특별한 이유가 있나.
- "성장하고 발전하는 것 자체를 높이 평가하는 외국 무도계의 지원요청을 외면하기 어렵다. 합기도의 국내발전도 중요하지만, 한국을 대표하는 무술로 합기도가 발전하기 위해서는 해외에 대한 지원과 발전도 중요하다고 본다."
- 인터뷰를 마치며
유병돈 회장에게는 무술 외에서도 여러 가지로 배울 점이 많았기에 구미와 대구를 거쳐 서울로 돌아오는 길이 멀다고 느껴지지 않았습니다. 무술인들을 만나면서 이번에도 느끼게 되는 것은 결국에는 지도자의 인품이 가장 중요하다는 점이었습니다.
이 자리를 빌어 인터뷰에 응해주신 유병돈 회장님께 감사의 말씀을 전하고 싶습니다. 이 밖에도 좋은 말씀을 많이 들려주신 정통합기도협회 김성경 선생님, 우홍기 선생님에게도 감사를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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