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권파이터 박용수 K-1 WGP 멤버 가능할까?


▩ K-1의 태권도 파이터 ‘태권V’ 박용수(26, 칸짐)가 2007년 새해 첫 출전을 앞두고 기합이 잔뜩 들어갔다. 동료 최용수와 임치빈이 전지훈련지로 태국을 택했지만 그는 자신과 같은 헤비급 파이터들이 많은 남아공으로 15일 떠났다. 출국 전 K-1 FN 칸짐에서 그를 만나 올해 포부와 훈련 계획에 대해 들어봤다. ▩
박용수가 2007년 설날 개최되는 K-1 파이팅네트워크 칸(K-1 Fighting Network KHAN in SEOUL) 스페셜파이트를 앞두고 남아공 전지훈련에 나섰다. 2006년 기대 반 우려 반 속에 데뷔, 3전 연승이라는 좋은 기록으로 순항한 박용수이지만 이번 경기를 앞두고는 긴장하고 있다.
스포츠계에 공히 통하는 2년차 징크스는 특히 1년차 성적이 좋을수록 크게 다가온다는 것이 정설. 게다가 카오클라이 캔노르싱 혹은 나카사코 츠요시라는 아시아권 헤비급의 톱레벨 파이터들과 경기를 갖게 되기 때문이다. 이로써 지금까지 약체만을 상대했다는 일부의 저평가를 불식시키고 한 단계 더 위의 세상을 바라볼 수 있을 것인지 궁금하다.
# 반갑다. 잘 지냈나? 오랜만에 보니 수염을 멋지게 길렀다. 계속 기를 생각인가?
-그냥 놔두다 보니 이렇게 됐다. 무릎 부상 때문에 한동안 훈련도 쉬고 놀기만 했다. (웃음)
# 저런. 부상은 어쩌다가? 지금은 괜찮고?
-지난 남아공에서의 경기 때 후유증이다. 고산지대에서의 체력 문제도 염두에 뒀었기 때문에 첫 다운을 뺏고 나서 빨리 끝내려다 보니 좀 무리를 했다. 지금은 문제없다.
남아공 경기 때 부상 후유증 “그래도 이겼으니 다행”
# 그 경기를 포함해서 2006년에 3번의 경기를 치렀고 모두 승리했다. K-1 오길 잘 했다 싶지 않나?
-일단 이기고 있으니까(웃음) 잘 했다는 생각은 든다. 하지만 아직 정말 센 상대들과는 해보지 않았으니까 이제부터라고 생각한다.
# 태권도 선수 출신으로서 K-1 무대에서 잘 해주고 있어서 한국 팬들의 입장에서는 참 기분이 좋다. 본인은 어떤가? 링에 서기 전에 생각했던 것과 실제 링에 서본 느낌은 어떻게 다른가?
-태권도는 워낙 어릴 때부터 해와서 아무리 큰 경기를 해도 그다지 긴장감이라는 게 없었다. 그냥 하나보다 이런 느낌? 그런데 링은 태권도 경기 때 느끼지 못했던 긴장감을 느꼈다. 첫 경기 때는 정말 아무 생각도 안 나다가 첫 다운을 뺏고 나서야 주변도 좀 보이고, 귀도 열리더라. ‘아! 내가 정말 링 위에 서있구나’ 싶었다.
# 특별히 태권도 경기와 달라서 어려운 점은? 예컨대 보호구 없이 경기를 해야 하는 것에 대한 부담감 같은 것은 없었나?
-보호구에 대한 부담은 없었다. 태권도도 보호구 없이 할 때가 많고 나래차기 같은 거 서로 주고받다 보면 정강이끼리 그리고 정강이와 손끼리도 많이 부딪히는데, 그건 정말 누가 더 ‘깡’이 센가 겨루는 거다. 거기서 아프다고 먼저 발을 멈추면 밀린다. 그런 하드웨어적인 부분보다는 기술적인 부분이 문제다. 아무래도 태권도 하던 습관을 버리는 것이 가장 어렵다.
# 말하자면 가드가 떨어지는 거 같은 것?
-그렇다. 아, 그런데 그 부분에 대해서 할 말은 있다. 가드가 자꾸 떨어지는 건 사실이지만, 와타나베 다이스케와 경기 때 많은 분들이 내가 가드를 다 내리고 경기를 했다고 그러시는데 그건 지쳐서라거나 가드에 신경을 안 쓴 게 아니라 일부러 끌어들이려고 한 것도 있었다. 물론 손 기술에 대해서는 좀 더 보완할 생각이다. 킥복싱 링에서 태권도 기술을 쓰기 위해서 손 기술의 보완은 필수라고 생각한다.
“태권 ‘나래차기’ K-1서도 통할 것”
# 손 기술의 보완은 어떤 식으로? 예컨대 펀치를 배우더라도 복싱의 펀치와 킥복싱의 펀치는 다르다. 특히나 태권도의 발기술에 적합한 거리에서 쓰기 좋은 펀치 기술은 어디에서 배워야한다고 생각하나?
-솔직히 잘 모르겠다. 태권도와 다른 격투기는 자세도 많이 다르고 거리도 다르다. 그게 숙제다. 하지만 그게 장점이기도 하다. 태권도의 발기술을 써먹을 수 있는 가능성은 아직도 무궁무진하다.
# 실제로 킥복싱 무대에 서고 나서도, 태권도 발기술에 대한 자신감은 여전한 거 같다. 지금까지는 주로 카운터 성의 앞발얼굴돌려차기나 뒤차기로 다운을 빼앗았는데 써보고 싶은 기술이라든지 쓰면 잘 먹힐 것 같다고 생각하는 기술이 있는가?
-지금까지는 단발 공격 위주로도 다운을 뺏을 수 있었지만 아마 레벨이 높은 상대들을 만나면 힘들어질 거라고 생각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컴비네이션이라든지 전략적인 부분에서의 연구와 보충도 필요하다. 하단을 좀 더 공략해주고 상단을 노린다거나, 좀 더 허를 찌르는, 말하자면 킥복서들이 겪어보지 못했던 발차기로 공격한다거나. 나래차기 같은 것도 해보고 싶다.
# 나래차기는 흔히 태권도 발차기 중에서도 소위 ‘파닥거린다’는 말을 들으며 가장 비난받는 발차기 중에 하나다. 그것이 통할 거라고 생각하는 이유는?
-말했다시피 킥복서들이 겪어보지 못했던 스피드의 발차기이기 때문이다. 솔직히 말하면 킥복서들의 킥은 위력을 너무 중시하다 보니까 사전 동작이 크다. 태권도하는 입장에서 보면 다 보이는 킥이다. 물론 그렇기 때문에 손발 컴비네이션으로 묶어놓고 들어가는 거고, 나도 그것을 배우려고 하는 거지만. 그리고 나래차기도 위력이 있다. 밀고 들어가는 압박감도 강하고. 더구나 나는 헤비급이지 않은가. 한번 당해보면 그런 말 못할 거다. (웃음)
“카오클라이 대비 전략, 기술 생각해 뒀다”
# 현재 대전 상대가 카오클라이와 나카사코 츠요시 중에 하나로 좁혀지고 있다. 본인은 누구와 붙기를 더 바라고 있나?
-모르겠다. (웃음) 내가 고를 수 있는 입장이 아니니까. 하지만 카오클라이와의 대전 얘기가 오래 전부터 나오고 있었기 때문에 나름대로 카오클라이 대비 전략이나 기술을 몇 가지 생각해 두기는 했다.
# 미리 가르쳐달라고 하면 역시 안 가르쳐주겠지?
-그렇다. 비밀이다. (웃음)
# 2007년 최종적으로 자신이 어디까지 올라갈 거라고 생각하나?
-K-1 월드GP 개막전 멤버가 되고 싶다. 남아공 전지 훈련을 가는 것도 당장 이번 대결을 위해서도 있지만, 실력 좋은 헤비급 선수들과의 경험을 더 많이 쌓기 위해서다. 기대해 달라.
김기태 대표기자/ ryowoon@unite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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