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권넷타이거즈] 모처럼만의 휴식
[태권넷타이거즈]모처럼만의 휴식
9월 17일(일)
시드니에 도착한 이후 처음으로 공연없이 쉬는 날이다. 아이들은 힘겹게 자리에서 일어났다.
태권넷 타이거즈 시범단원들은 연일 이어지는 시범공연에 말은 괜찮아요라고 하지만 많이 지치고 힘들었던 모양이다.
늦은 아침을 먹고 숙소에서 그리 멀지 않은 차이나 타운을 향해 천천히 걷기 시작했다.
올림픽 때문에 거리에는 사람들이 정말 많았다. 호주인들과 세계 각국에서 몰려 온 관광객과 언론인들, 선수단들....
키가 한 180cm는 되 보이는 백인 남자가 슈퍼맨 망토처럼 커다란 호주기를 바람에 휘날리며 지나가고, 하얀 한쪽 뺨에 호주기가 그려있는 인형처럼 예쁜 한 여자 아이가 무릎 약간 아래까지 오는 공주(?)원피스를 입고 단원들을 보며 생긋 웃고 지나갔다.
어떤 아저씨는 딱 달라붙는 반바지와 팬티의 중간쯤 되는 옷 만을 입은 채 열심히 달리고 있었다.
한국에서는 상상도 하지 못 할 일이 여기 시드니에서는 너무나 평범한 일인지 아무도, 그 누구도 신경쓰지 않았다. 그 아저씨가 한국에서 그랬다면 아마도 노출증 환자로 치부되어 잡혀갔을 것이다.
시드니 호주인으로 보이는 4~5명의 젊은 남자는 뭉쳐다니면서 관광객 아니 호주인(정확히는 백인들)으로 보이지 않는 사람만 보면 멈춰서서 오지! 오지! 오지!라고 고함에 가까운 소리를 지르며 다녔다.
무슨 뜻인지 알 수 없었지만 그들의 표정은 그리 좋은 인상은 아니었다. 나중에서야 그들이 외친 오지가 오스트레일리아 만세, 오스트레일리아 파이팅, 오스트레일리아 최고라는 말이란 걸 알았다.
자기 나라가 최고다...라고 말하는 것이 나쁜것도, 이해가 안되는것도 아니지만 오지라고 외치던 그들의 표정과 행동은 다른 나라를 무조건 적대시하고 무시하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
호주가 아무리 인종차별을 하면 법에 의해 처벌을 받는 나라라지만 그들의 행동에, 표정에 기분이 씁쓸해졌다.
사람이 많이 몰려든 만큼 이곳 시드니에서는 막말로 미친놈을 쉽게 볼 수 있었다. 그것도 각기 다양한 방향으로...
아이들이 조잘대며 떠들기 시작했다.
밖에나와 시드니의 거리를 구경하다보니 피곤도 잠시 잊은 모양이다. 차이나 타운에 도착하자 아이들은 흩어져 사진을 찍으며 깔깔대며 장난도 치고 웃었다.
하지만 시간이 조금 지나자 피로가 다시 몰려오는지 아이들은 힘들어 했다.
숙소로 돌아오자 시범단원들은 일찍 잠자리에 들었다. 모처럼의 휴일 날 관광보다는 잠이 더 달콤하고 매력적일 만큼 아이들은 지쳐 있었던 것이다.
지쳐 잠든 아이들의 모습이 태권넷 스텝들의 마음을 한 없이 아프고 안스럽게 만들었다.
잘자 애들아... 좋은 꿈 꾸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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