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훈 선수에 띄우는 어머니의 편지
김경훈 선수에 띄우는 어머니의 편지
얼마 만에 보는 아들의 얼굴인지 모른다.
곱게 차려입은 투피스 정장. 옷매무새를 다듬는 손이 떨려 왔다.
태권도 헤비급에 출전하는 김경훈(25)선수의 어머니 김길순(48)씨. 아들의 모습을 보기 위해 김포 공항으로 나섰지만 막상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행여 부담이 될까, 두손을 꼭 잡을 뿐이었다. 그러나 비행기에 오르는 아들의 뒷모습을 보고는 참았던 눈물이 왈칵 쏟아졌다. 차마 가슴에 품고 하지 못한 말을 어머니는 글로 대신했다.
"사랑하는 아들에게. 엄마는 지금 네가 너무도 자랑스럽다. 국가를 대표한다는 것은 아무에게나 주어지는 기회가 아니란다. 난 그저 네가 올림픽에 나간다는 것만으로도 감사한 마음이다.
기억나니. 네가 가출했을 때 이 엄마는 미안하기만 했단다. 2m 가까운 너의 큰 키는 3평짜리 단칸방이 너무나 비좁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잘 때도 쪼그리고 천장은 머리에 닿고. 방이 조금이라도 컸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엄마는 네가 떠난 빈자리에서 한없이 울었단다.
네가 고2때 아버지가 돌아가셨지. 갑작스런 사고는 우리 가족 모두에게 너무 큰 시련이었다. 하지만 아무런 내색도 없이 꿋꿋하게 운동하는 네 모습에서 엄마는 아빠의 영혼을 느꼈단다.
욕심내지 않기를, 다만 너의 기량을 마음껏 발휘하길 이 엄마는 기도한다. 어차피 올림픽 무대는 우연히 찾아온 행운이지 않니. 네가 최선을 다한다면 엄마는 그것으로 충분하단다.
몸 성히 돌아오렴. 사랑한다 경훈아. 2000.9.21 엄마가"
김경훈 선수의 어머니는 한달째 절에 들어가 불공을 드리고 있다. 21일 출국한 김경훈 선수는 오는 30일 금메달에 도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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