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태권도연맹, 기준없이 태권도복 공인 남발

태권도복에 표준(공인)기준이 없다?

경기복 기준도 없이 국제스포츠라 자부할 수 있나
올림픽 정식스포츠이며, 전세계 180여 개국에서 6천만여 명의 수련인구를 자랑하고 있는 태권도의 도복이 명확한 규정 없이 만들어지고 공인되고 있다면 믿을 수 있을까? 믿기 어렵지만, 태권도복에는 명확한 공인 기준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반적으로 ‘태권도복’하면 유도복이나, 가라데복처럼 좌우에서 여미는 것이 아니라 앞이 막혀있고, 목 부분이 V자로 되어 있는 형태를 연상하게 된다.
그러나, 이러한 규정은 막연하게 정해져 있을 뿐이지, 정확하게 어떠한 형태로 목 부분이 되어있어야 하는지, 움직임을 편하게 하기 위한 옆 트임은 어느 정도까지 허용이 되는 지 등에 대한 규정은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것이 현실이다.
같은 올림픽 스포츠인 유도의 경우에는 국제유도연맹(IJF)이나 대한유도회에서 [심판규정]을 통해 정확한 복장(유도복)에 대한 규정을 명시하고 있다. 이 규정을 보면, 도복의 재질, 색상에 대한 규정은 물론이고, 상의, 소매의 길이, 옷깃과 목깃의 넓이 등에 대해 센티미터 단위로 상세하게 규정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그림으로까지 상세하게 표시를 하여, ‘유도복의 표준이 어떤 것이다’라는 것을 명확하게 보여주고 있다.

유도복의 공인 기준도표
그러나 태권도복은 세계태권도연맹이나 대한태권도협회, 국기원 등 어느 기관에서도 도복에 관한 명확한 규정을 공표하지 않고 있다.
설상가상인 것은, 이렇게 명확한 도복에 대한 규정을 만들어 놓지도 않은 상태에서 ‘공인도복’을 남발하고 있다는 것이다.
세계태권도연맹, 공인과 협찬의 차이에 대한 기본 개념 없어
세계태권도연맹의 경우 도복을 포함한 태권도용품의 공인 절차를 보면, ▲ 공인을 원하는 상품을 테스트용으로 2세트 송부한 후, ▲ 해당상품에 대해 한국스포츠과학연구원(KISS)과 연맹 경기부에서 테스트를 거친다고 되어 있다.
그러나, 한국스포츠과학연구원의 책임연구원인 황종학 박사는 “현재 한국스포츠과학연구원이 세계태권도연맹으로부터 의뢰를 받아 테스트를 한 제품은 손목보호대와 전자호구 두 가지”라고 확인했다. 즉 도복의 경우, 규정이 마련되어 있지 않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별도의 재질이나, 모양에 대한 테스트를 거치지 않고 공인과정이 이루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세계태권도연맹에서 마케팅을 총괄하고 있는 김세환 사무차장은 이러한 연맹의 공인절차를 포지티브(positive)전략이라고 설명했다. 김 차장에 따르면, “도복 제작 회사들에서 도복을 만들어 공인신청을 하면, 태권도복으로 공인을 해주되, 만약 문제가 생겼을 시에는 그에 상응하는 불이익이 해당 회사에 돌아가도록 하고 있다. 그만큼 공인신청을 하기 전에 자체적으로 태권도복으로서 자신이 있을 때에만 신청해야 한다”는 것이다. 김 차장은 또 “태권도복으로 공인받기 위해 드는 비용은 기간 등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약 2만불에서 10만불”이라고 말했다.
이러한 김 차장의 말은 ‘도복은 업체들이 알아서 잘 만들어 오면 된다’는 것이고, ‘공인의 기준은 태권도복의 품질이 아니라, 업체들이 얼마의 금액을 내느냐에 따라 좌우되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즉 현재의 세계태권도연맹의 공인은 공인이라기보다는 도복 생산 업체들로부터 일정 금액의 협찬(sponsership)을 받고 [WTF] 라는 로고 사용권을 양도한 것이라고 해석 할 수 있다. 게다가, 세계태권도연맹의 공인도복을 생산하고 있는 업체들의 협찬 비용 또한 제 각각인 것으로 알려졌다. 협찬의 기준조차 명확하게 마련되어 있지 않다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공인(公認, authorization, official recognition)이라고 한다면, 공공단체가 특정항목에 대한 기준(standard)을 제시하고 그 기준에 부합하느냐, 부합하지 않으냐를 판정하는 것이라고 할 때, 세계태권도연맹에서 시행하고 있는 공인은 엄밀한 의미의 공인이라고 할 수 없다.
태권도가 국제스포츠로 거듭나기 위해서 해결해야 할 과제로 지적되고 있는 것은 한 두 가지가 아니지만, 그 중에서도 가장 기본이 되는 태권도복에 대한 공인 기준만큼은 하루 빨리 정해지고, 공인 과정 역시 투명하게 이루어져야 한다는 것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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