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범단일기] 최악의 시범(9월11일-13일)
[시범단일기]최악의 시범(9월11일-13일)
9월 11일
김포공항에 도착하고 나서 내가 주장이란 말이 실감나게 뛰어 다니며 일을 했다. 휴~ 그 중에 제일 힘든 건 우리들의 짐 숫자를 세는 것이다.
다른 사람들은 뭐가 힘드냐고 하지만... 나는 그 숫자를 무려 네 번이나 까먹고 다른 애들한테 시켰다.
솔직히 내가 머리가 나쁜 건 알지만 이 정도 까지는 아니라고 생각했었는데....
신선한 충격이었다.
짐을 다 부치고 공항 2층에서 시범공연을 간단히 맛배기로 보여주었다.
태권넷 사장님인가? 암튼 태권넷 대빵이 나와서 몸조심하고 갔다 오라며 좋은 말씀 골라서 해 주셨다.
첫째 몸조심, 둘째 몸조심, 셋째 마음가짐인가? 였다.
간단한 사진 촬영과 비디오 촬영을 끝내고 부모님들께 인사를 했다.
여기서 처음가는 애들과 조금 해외를 갔다온 애들의 차이가 난다.
첨 가는 넘들은 약간 흥분된 표정에도 엄마 품을 벗어나지 못한 모습이었고 좀 갔다온 넘들은 인사는커녕 그냥 귀찮다는 표정으로 목례만 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거참 신기하다. 이런 차이가 경험을 해본 넘과 안해본 넘의 차이인가?
티켓을 꺼내고 안으로 들어가려고 할 때 부모님들의 걱정스런 목소리가 내 귀를 매우 아프게 했다. 입도......
9월 12일
비행기를 타고 하루가 지났다. 뭐 계속 밤이었지만....에취.
감기에 걸렸다. 이 세상에 비행기 탄 사람들에게 물어보고 싶다.
나처럼 비행기에서 감기 걸린 바보 같은 놈이 있는지....
이제 기내에서도 지친 기색이 나타난다.
처음에 환하게 웃던 이쁜 스튜어디스도 이제 억지로 웃는 게 보였다. 암튼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내 감기의 증상이 심해져 갔다. 그리고 마지막 식사가 나왔다.
감기도 아주 잠깐은 멈춘 것 같았다.
밥을 먹고 비행기 창문을 보자 호주 땅이 보이고 모니터를 보니 1시간 정도 남았다고 자막이 나왔다. 그리고 시드니 공항.....
비행기에서 내리고 마중나온 사람들과 인사를 나눴다. 약간 인상 좋은 아저씨가 잘 왔다고 아주 반갑게 악수를 나눴는데 아저씨 손에 물인지 뭔지가 내 손에 묻어 약간 거리를 두었다. 암튼 사람은 첫인상이 좋아야 한다.
짐을 싣고 숙소로 가는 길에 아침 일찍부터 차들이 공항에 많다는 것을 알았다. 누가 말해 줬지만... 숙소에 가서 집을 확인하는데 이불도 없고 먹을 것도 없고.... 거참 밤에 전부 가지고 온다고 했다. 근데 이불이 애들 수에 못 미쳐서 매우 힘들게 자야 했다.
9월 13일
어제의 추위로 감기가 더욱 심해졌다.
여기의 날씨 변화에 아직 내가 적응하지 못한 것 같다.
이곳 날씨는 아침 그리고 저녁, 밤은 무지 춥고 낮에는 햇빛이 매우 뜨겁다. 낮에는 진짜 햇빛 때문에 살갗이 벗겨질 것 같다. 휴~ 빨리 적응해야 할텐데..
오늘은 첫 시범을 한다.
장소는 오페라 하우스가 잘 보이는 공원이다.
사방에 야자수 나무인가? 가 있지만... 가운데 공간이 있어서 시범을 할 수 있다.
낮에 잠깐 갔다 왔는데 사람이 엄청 많았다. 예정 시간 보다 늦은 오후 5시 쯤에 시범을 보여야 했다.
근데 갑자기 시범을 해서 그런지.... 애들이 당황하기 시작했다. 준비가 다 되지 않은 것이다. 시범은 전혀 순조롭지 못했다.
실수와 실수를 반복을 하고 준비 상태까지 잘 되지 않아서 거의 기진맥진한 상태가 되어서야 끝이났다.
최악이다.
뭐 다른 사람들이 처음이라 잘 안된 거라고 말을 하지만 난 왠지 불안했다. 시범을 하다가 오른쪽 어깨에 보통 크기의 상처가 생겼다.
으~ 아프다. 장난이 아니었다. 낙법을 하며 떨어지면서 송판의 모서리가 내 어깨를 찍은 것이다. 표현이 조금 이상했나?
내가 송판을 찍었다. 송판이 나를 찍을 수는 없으니....
나는 고통을 참으며 그날 밤을 보내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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