샅바 던지고, 글러브를 낀 이태현
8일 기자회견서 프라이드FC 진출 공식 선언

기자회견에서 소감을 말하고 있는 이태현 선수.
‘모래판의 황태자’ 이태현이 마침내 허리에 둘러맸던 샅바를 벗어 던지고, 격투기 글러브를 껴 찼다.
이태현은 8일 서울 소공동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자신의 기자회견에서 “씨름에서 은퇴하고 프로 격투기 무대로 전향하기 위해 이 자리에 섰다”고 말문을 연 뒤 “그동안 살이 빠질 만큼 고민을 했다. 프라이드에서 다시 한번 열의를 불태우겠다”고 프라이드FC 진출을 공식 선언했다.
이날 이태현은 다소 긴장된 표정으로 기자회견장에 들어섰다. 소싯적부터 놀이터 대신 모래밭에서 샅바를 매고 오직 씨름밖에 모르고 성장해 왔듯, 은퇴의 결심까지 많은 고심을 한 듯 하였다.
씨름 은퇴로 심적으로 편하지 못했다는 이태현은 “프라이드라는 새로운 도전 목표가 생기면서 큰 힘을 얻게 됐다”고 말했다. 또 프라이드FC를 선택하게 된 질문에 대해 “종합적으로 강하다고 생각해서 결정한 것”이라면서 “대구에 체육관을 오픈해 주짓수와 타격 등 각 분야의 전문가들을 영입해 함께 훈련할 계획이다”고 향후 계획을 밝혔다. 또 “모든 스포츠에는 기초체력이 중요하다”면서 “씨름으로 다져진 기초체력보다 더 많은 체력을 쌓아 경기장에 나서겠다”고 덧붙였다.
이날 기자회견에 참석한 프라이드 주최사 DSE의 사카키바라 노부유키 대표는 “프라이드는 두 가지의 대표성을 의미하고 있다”며 “이태현은 한국의 민속씨름과 한국을 대표해서 출전하는 선수이다. 그런 면에서 최고의 기량을 가진 선수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다카다 노부히코 총괄본부장은 “이태현은 하나의 무술에서 최고의 정점에 섰던 사람이다. 그런 사람이 왔다(프라이드)는 면에서 고무적이다”며 “이태현이 프라이드에 와서 당장 챔피언이 되는 것도 좋겠지만, 그 자체가 중요한 것이 아니다. 종합격투기에 적응하면서 자신의 스타일을 만들어 가는 것이 이태현이 프라이드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관건”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프라이드 측에서는 그동안 이태현을 주목해 오다, 이태현이 지난 달 중순 씨름을 은퇴한 것을 확인하고 본격적으로 러브 콜을 보낸 것으로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밝혀졌다.
1993년 프로에 데뷔 한 이태현은 천하장사 3회, 백두장사 18회, 지역장사 12회, 번외장사 4회 등 최고의 기술 씨름을 선보이며 모래판을 휩쓸어왔다. 또 프로통산 630경기에 출전해 472승 158패로 75%대의 높은 승률로 최다승을 거두고, 총상금 5억 9396만원으로 역대 최고 상금액을 기록하고 있다.
다음은 기자회견의 주요 인터뷰 내용이다.
“씨름을 대표해서 종합격투기에 나가게 됐다”
Q. 격투기 선수로 전향한 이유는?씨름을 대표해서 종합격투기에 나가게 됐다.
Q. 프라이드를 선택한 동기는?
내가 보기에 K-1은 무에타이와 같은 타격기술 위주의 격투기인데, 프라이드는 씨름을 포함한 여러 종합무술을 보여줄 수 있을 것 같아 프라이드로 선택하게 됐다.
Q. 프라이드 진출하게 된 계기?
씨름 은퇴를 결정한 것은 지난 7월 중순경이다. 씨름 은퇴 결정 후 프라이드로부터 러브 콜이 들어왔다. 난 그 제안을 많은 고민 끝에 받아 들였다. 씨름에서는 할 만큼 했다. 다시 한번 선수로서 열의를 불태우고 싶다. 도전하는 마음으로 프라이드 무대에서 당당히 맞서겠다.
Q. 훈련을 어떻게 할 예정인가?
씨름과 격투기의 차이점을 정확히 알고 있다. 조만간 대구에 체육관을 개관할 것이다. 타격기술과 레슬링, 주짓수를 결합한 그라운드 기술을 전문 트레이너를 영입해 체계적으로 훈련할 계획이다.
Q. 현재 훈련을 하고 있는가?
특별히 훈련을 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격투기든 씨름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기초체력이다. 씨름선수로 다져진 기초체력보다 더욱 향상 시켜 대회에 나가겠다.
Q. 얼마만큼 준비해야 실제 대회에 나갈 것으로 보이는가?
종합격투기 역시 스포츠인 만큼, 얼마나 노력을 하느냐에 따라 성과가 나올 것이라 생각한다. 훈련 성과를 공개훈련을 통해서라도 보여줄 의향이 있다.
Q. 마지막 팬들에게 한마디를 한다면?
씨름은 내 인생에 있어 전부였다. 씨름에 대한 자부심은 여전히 가지고 있다. 그런 자부심을 가지고 있는 상황에서 새로운 무대에 도전하게 됐다. 그리고 새로운 무대에 도전하는데 많은 팬들이 격려와 응원, 걱정을 해줬다. 이런 모든 것을 받아 들여 열심히 하겠다. 끝까지 많은 관심과 격려, 응원 부탁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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