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대석] WTF 박차석 부총재와 허심탄회
차기 총재 출마? "기회가 된다면 도전할 의사 있다"

지난 달 24일 베트남에서 열린 WTF 집행위원회 회의장에 들어서고 있는 박차석 부총재
세계태권도연맹 박차석 부총재(팬암연맹 회장)가 세계태권도연맹에 대해 허심탄회한 자신의 입장을 밝혔다. 박 부총재는 지난 2일 <무토미디어>와 서울의 한 호텔에서 만나 현 WTF와 국제 태권도계 동향, 그리고 향후 태권도계에서 일어날 일에 대해 의견을 나누었다. 이날 박 부총재는 일부 민감한 질문에도 전혀 전혀 개의치 않고 편하게 답했다.
다음은 박 부총재와 나눈 인터뷰 내용이다.
Q. 팬암연맹 회장으로서 자체단증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팬암연맹은 WTF 산하단체인 만큼 WTF 규정에 따라야 한다. 집행위원회에서 특별위원회를 구성해 대안을 제시한다고 했으니 그 뜻에 따를 것이다. 그러나 이것은 지켜본다는 게 전제조건이다. 연맹이 객관적이지 못한 답을 주거나, 시간을 끌 경우 본인과 우리 팬암 식구들은 더 이상 신뢰하지 않을 것이다.
Q. 자체적으로 발급준비가 다 끝난 것으로 전해지고 있는데, 왜 자체단증을 발급하려고 하나?
팬암연맹은 이미 자체단증을 발급하기로 총회에서 만장일치로 의결된 상태다. 문제는 국기원에 있다. 각 국으로부터 수많은 단증 수수료를 받음에도 불구하고, 해외에 스스로 보수교육을 해 본 것을 못 봤다. 우리 회원들은 국기원을 불신하고 있다. 국기원은 정신 바짝 차려야 한다. 하루빨리 한국을 비롯하여 해외에도 신뢰할 수 있는 모습을 보여주길 당부한다.
Q. 향후 WTF가 자체적으로 단증을 발급할 것이라는 관측도 우세한데?
WTF가 자체적으로 단증을 발급하는 것은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다. WTF가 그동안 국기원에서 단증을 발급받은 것은 의무가 아닌 협조관계에서 이뤄진 것이다. 단증의 권위가 더욱 빛나기 위해서는 국기원도 위기의식을 가지고 해외 단증에 대한 큰 관심과 노력을 해야 할 것이고, WTF 관계자들도 심사숙고 결정을 내려야 할 것이다.
Q. 조정원 총재의 최 측근이라고 할 수 있는, 낫 인드라파나 부총재(태국, IOC위원)가 이번 베트남 총회와 대회에 참석하지 않았는데?
그렇다. 그건 부총재로서 소임이 아니다. 어떠한 이유가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가까운 나라에서 참석하지 않은 것은 분명 잘못됐다. 진정 태권도를 위해 부총재직을 수행한다면 솔선수범을 보여야 할 것이다. 일각에서 흘러나오는 이유(2008 베이징올림픽 아시아 지역예선전 개최지 선정 실패) 때문이라면 더욱 문제가 있다.
Q. 전자호구가 도입될 전망인데, 부총재 생각은 어떠한가?
적극 찬성한다. 지금이라도 당장 도입되어야 한다. 승인문제로 시간을 계속 연기해서는 안 된다. 어느 업체든 승인을 하고 업체와 함께 손을 잡고 개발에 온힘을 기울려야 한다. 그리고 여러 대회에서 시험도 해본 뒤, 2008년 베이징올림픽 때에는 반드시 전자호구가 적용되어야 한다.
Q. 이번 세계청소년선수권대회를 어떻게 보았나?
대체적으로 원활하게 진행된 것 같다. 그러나 몇 가지 아쉬운 점이 있었다. WTF 사무처와 기술위원회가 호흡이 맞지 않은 것이다. 대회는 기술위원회가 관장하고 사무처는 뒤에서 적극적인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 또 심판들이 감정적으로 단체행동을 보인 것은 잘못됐다.
Q. 이번대회에서 처음으로 심판들에게 강력한 징계조치라 이뤄졌는데?
심판 판정시비를 해소하기 위해 강력한 징계조치를 내린 것은 고무적이다. 그러나 잘잘못을 가리는 것에는 절차가 있다. 징계조치 역시 사전에 많은 준비와 관련 규정을 보다 세분화 할 필요가 있다.
Q. 부총재들 사이에 정치적인 힘겨루기가 본격적으로 시작될 것으로 보이는데? WTF와 태권도 발전을 위해서라면 힘겨루기에 앞서 한 뜻으로 힘을 모아야 한다. 특히 현재 부총재 단들이 차기를 생각하고 유치한 장난을 하면 안 된다. 지금은 일심단결해서 2009년 IOC총회에서 태권도가 2016년 올림픽에 근심걱정 없이 정식종목으로 선택되는데 노력해야 한다. 그 다음 싸워도 늦지 않다.
Q. WTF 주요 인사들이 전자호구와 같은 일부 사업에 이권과 관계되었다는 풍설이 나도는데?
이 말은 분명하게 전해 달라. 감투는 봉사하는 자리이다. 그런데 일부 인사들이 감투와 권력을 악용해 이권에 개입한다는 것은 더 이상 자격이 없다. 내부적으로 이런 일이 발각되면 가차 없이 처벌해야 한다.
Q. 얼마 전 사무처 직원들에(국제심판 자격 부정사건) 대한 상벌위원회가 베트남에서 열렸는데, 어떻게 보는가?
부끄럽게 생각한다. 이번 일은 집행위원들이 나서 해결해야 할 일이 아니다. 사무처 내부에서 발 빠르게 조용히 처리했어야 한다. 무슨 좋은 일이다고 만 세상에 알리는가. 사법처리가 됐으면, 처무규정에 따라 신속하게 징계조치를 취하고, 결과만 집행위원회에 보고하면 된다고 본다.
Q. 다음 총재 선거에 출마할 의사는 있는가?
솔직히 기회가 된다면 출마할 생각이 있다. 과거의 불명예도 되찾아 하니까. 그러나 현재는 조정원 총재를 모시고 있는 만큼 이유를 막론하고 적극적으로 힘을 실어줄 것이다.
Q. WTF 조정원 총재가 첫 임기를 시작한 지 벌써 2년이 지났는데 평가한다면?
2년 안에 큰 변화를 시킨다는 것은 사실상 힘들다. 그런데 조정원 총재는 지난 2년 동안 누구보다 WTF와 태권도를 위해 헌신적으로 일을 해왔다. 옆에서 보기에 안쓰럽기까지 했다. 이제부터 중요하다. 약속한 공약을 이행하고, WTF가 안고 있는 숙제와 개혁을 이제 풀어나가야 할 때이다. 평가는 앞으로 시작되는 것이다.
Q. WTF 또는 조정원 총재에게 바라는 점이 있다면?
180여 개의 가맹 회원국을 이끌어 가려면 학식과 경륜도 중요하지만, 리더로서의 강한 배짱과 용기, 그리고 기백이 필요하다. 스스로 옳다고 생각하는 것은 주위의 정치적인 눈치를 볼 것 없이 일을 추진했으면 한다. 즉 총재가 강력한 리더십을 보여주었으면 한다.
Q.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
할말이야 아직도 많다. 그런데 내가 너무 말을 많이 하면 태권도 발전에 큰 도움이 되지 않을 수도 있다. 적당히 기자에 묻는 답변만 하고, 다음에 또 하겠다. 중요한 것은 태권도가 진정한 세계화가 되기 위해서는 그만큼 더욱 노력해야 한다. WTF 총재는 물론, 임직원, 임원들이 세계 태권도 동호인들을 함께 이끌어 가야 한다.
이날 2시간여 동안 박차석 부총재는 기자의 질문에 허심탄회하게 답했다. 그는 태권도가 올바른 길로 가기 위해서는 분명 개혁이 필요하고, 그러기 위해서는 태권도 각계각층의 구성원들이 한 뜻으로 결속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더불어 주요 임원들들 역시 개인의 명예와 권위를 앞세우기 전에 태권도 발전을 위한 봉사자라는 것을 잊지 않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 무토미디어(http://www.mooto.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