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태권V, 서른 살 생일 축하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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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년의 30대에 들어선 태권V

생일잔치에 등장한 태권V
1976년 태권V와의 첫 만남
지난 24일, 서울 예술의 전당에서는 로보트 태권V의 생일잔치가 있었습니다. 1976년 7월 24일 극장에 모습을 드러낸 지 꼭 30년 만입니다.
이날 태권V의 생일 잔치는 모양이 꽤 그럴 듯 했습니다. 사람들이 아주 많이 모인 것은 아니었지만, 태권V의 아버지인 김청기 감독에서부터 이날 잔치를 준비한 (주)로보트태권V의 신철 대표, 산업자원부 이재훈 산업정책본부장, 영화진흥위원회 안정숙 위원장, 왕의 남자로 최근 가장 주목 받는 영화감독인 이준익 감독과 국민여동생 문근영 씨까지 각계각층의 다양한 축하객이 모여 태권V의 생일을 축하했습니다.

1976년판 태권V 포스터
제법 성대한 태권V의 생일잔치를 보면서 기자는 나름의 감회에 젖었습니다. 이를테면 기자는 태권V 1세대라고 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요즘처럼 극장이 많지 않던 1976년 어느날, 7살짜리 꼬마는 아버지의 손을 잡고 태권V를 보기 위해 극장 앞에서 긴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지금 기억나는 태권V의 내용이라면 악당을 물리치는 태권V의 로켓펀치와 고추가루를 내뿜는 깡통로봇 정도지만, 얼마나 재미있게 영화를 보았는지 지금도 그때를 생각하는 것만으로 입가에 미소가 지어질 정도군요. 태권V이후로는 마루치 아라치, 전자인간 337같은 주옥같은(!) 만화영화들이 당시 우리 어린이들을 행복하게 했습니다.그 후로도 오랫동안 태권V 매니아가 되어서 공책에 태권V을 그대로 베껴 그리곤 했습니다. 미술실력은 예나 지금이나 형편없지만, 그때 그렸던 태권V만큼은 제법 똑같다고 스스로 생각했던 기억입니다.
기자가 처음 태권도를 배운 것도 1977년인데, 아마도 태권V를 보고 나서 다니게 되었던 것 같습니다. 지하1층 도장에서 국기에 대한 맹세를 외우고, 주춤서기를 하던 것은 지금도 선명하게 기억이 나는군요.
태권V와 태권도는 뗄수없는 관계
영화나 만화가 어떤 무술의 대중화에 크게 기여한 예는 많습니다. 중국무술의 세계적 확산에 이소룡의 영화가 끼친 영향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으며, 방학기의 만화 바람의 파이터를 통해 최영의와 극진가라데가 한국에서 대중적 인지도를 얻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외에도 스티븐 시걸을 통한 아이키도에 대한 관심과 만화 권법소년을 통한 팔극권에 대한 관심 등을 예로 들 수 있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태권V의 부활은 태권도계에서는 놓치지 말아야 할 호재입니다. 태권V를 재미있게 본 어린이라면 태권도를 배우지 않을 수는 없겠지요. 물론 요즘은 태권도 자체가 어린이들을 주 교육대상으로 하고 있으므로 특별히 태권V 관련 마케팅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할 지도 모르겠습니다만, 꼭 수련생 확보가 목적이 아니더라도, 태권V와 태권도를 떼어놓고 생각할 수 없는 만큼 태권V의 부활은 태권도계가 반드시 주목해야 할 것입니다.
그러나 아쉽게도 이날 태권V의 생일잔치에서 국기원이나 대한태권도협회를 비롯한 태권도계는 완전히 배제가 되어있었습니다. 태권도계와의 협조계획에 대한 질문에 신철 대표는 "태권도계와는 향후 협조를 노력하겠다"는 대답을 했습니다. 바꿔 말해 현재로서는 전혀 계획이 없다는 말이었습니다. 태권도계에서는 모처럼의 좋은 기회를 놓치지 말고, 이쪽에서 요청을 하기 전에 먼저 나서서 여러가지 협조를 하고 태권도 홍보계획을 세울 필요가 있다는 생각입니다만, 다른 일들로 바쁘실테니 이루어질 지는 모르겠습니다.
어찌되었건 기자와 같은 30대들에게 태권V는 10년이 지나건 20년이 지나건 변하지 않는 영웅입니다. 태권V의 복원판이 극장에 걸리면, 아들녀석의 손을 잡고 극장을 찾아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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