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기원 시범단, 변칙시범 여전한가?

송판 칼집내기 여전히 횡행, 대외적인 공신력 추락 우려

세계 각국을 돌며 태권도의 진수와 우수성을 널리 알리는 국기원대표시범단(단장 이춘우)이 내부적으로 금기시한 송판 칼집내기가 여전히 횡행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태권도전문주간지인 <태권도신문>은 12일(제501호) “국기원 시범단의 고질적인 병폐 중 하나인 일명 송판 칼집 관행이 여전하다”고 보도했다. 보도내용에 따르면 지난 달 12일부터 28일까지 유럽순회시범을 다녀온 A단원이 “시범을 하기 전에 숙소에서 송판을 칼로 긁었다. 실력이 있어 선발된 단원들이 칼질을 해야 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는 등 구체적인 진술을 한 것으로 전했다. 또 서성원 취재팀장은 ‘국기원 시범단의 부끄러운 자화상’이라는 제하의 칼럼을 통해 국기원 시범단의 불합리한 관행을 척결하기 위해 시범단의 개선의지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시범단의 변칙시범, 태권도계 어떻게 볼 것인가?
그동안 국기원시범단을 비롯해 각 대학시범단과 사설 시범단이 공공연하게 관행으로 이루어졌던 변칙시범에 대해 태권도계에서 어떻게 볼 것인지 귀추가 주목된다.
한 대학의 태권도학과 교수는 “눈 가리고 아웅 거리지 말자”고 전제하면서 “칼집내기와 같은 행위는 대중들에게 속임수를 쓰는 행위다”며 “과거에 비해 격파기술도 좋아지는 마당에 변칙행위는 이쯤해서 그만 멈출 때인 것 같다”고 말했다.
국기원 한 중진은 “(송판 손질)원칙적으로 잘못된 행위다. 실수는 잘못된 행위가 아니다. 그러나 남의 눈을 속이는 것은 잘못된 행위다”면서 “실수를 두려워하지 말고, 실력에 맞춰 송판 수량과 난이도에 따라 시범을 보였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또 다른 태권도인은 “명색이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대표시범단원들이 세계인들의 눈을 속여 가며 시범을 한다는 것은 기본적 자질이 없는 것”이라며 강도 높게 비난했다.
“(송판손질)마치 전체인양 비춰지는 모습에 안타깝다”
이와 관련 유럽순회시범에 동행했던 KTA 양진방 기획이사는 지난 11일 <무토미디어>와 만난자리에서 “(칼집)무슨 소리냐? 송판도 얇았고, 그런 일은 없었다”고 A단원의 진술을 일축했다.
또 고참급 시범단원인 B씨는 “(유럽시범 중)내가 송판을 배분했는데, 송판에 칼집을 낸 적은 없다”고 강경하게 부인했다. 그는 “남승현 감독이 올해 초 부임하면서 송판에 칼집내기와 폭죽사용을 전면 금지시켜 이후 단 한번도 하지 않고 있다”면서 “(그래서)이번 유럽시범도중 기술격파에서 실수가 많이 나왔다”고 토로했다.
박동영 주장은 “옛날 미송나무를 잘라 만든 송판은 정말 격파하기도 힘들고 부상이 자주 발생해 어쩔 수 없이 손을 본 적(칼집)이 있다. 그런데 요즘은 송판도 많이 얇아졌고, 단원들의 실력도 많이 좋아져 칼집을 내는 경우는 거의 드물다”고 밝혔다. 이어 박 주장은 “대중들에게 보다 극적인 표현을 위해 한 것”을 강조하면서 “마치 모든 시범에 손을 본 것처럼 비춰지는 모습에 마음이 편치 않다”고 말했다.
지난 1989년도에 출범한 국기원 시범단은 국가대표시범단의 성격으로 명실 공히 자타가 공인한 국내 최고의 실력을 갖춘 시범단으로 인정받아왔다. 특히 태권도를 통해 민간외교 사절단으로서 한국의 국위선양도 지대한 공헌을 하고 있다.
“태권도인의 희망을 싣고 종주국의 위상을 높이는 동시에 태권도의 발전적 미래를 여는 등불이 되도록 노력하겠다”던 국기원시범단. 이번 변칙시범에 진위여부의 공방을 펼치기보다는 현재의 모습에서 한 단계 나아지는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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