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홍만 승리 판정, 충분히 가능했다”
<승리 판정 무난했다 Vs 편파 판정이었다> 판정결과 놓고 논란

한류 골리앗 최홍만(26, 스프리스KI)과 챔피언 골리앗 세미 슐트(33, 네덜란드)의 판정 결과가 논란을 부르고 있다.
3일 서울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에서 열린 K-1 아시아 GP 슈퍼파이트에서 최홍만이 주변의 예상을 뒤엎고 세미 슐트를 2-1 스플릿 판정으로 꺾는 일대 파란이 연출됐다. 이와 관련해 인터넷이 시끄럽다. 최홍만 승리 판정은 무난했다는 주장과 슐트가 편파 판정의 희생양이 됐다는 의견이 맞물리고 있다.
◆ “최홍만 판정승 충분히 나올 수 있는 결과”
경기를 지켜보던 많은 관계자들이 무승부를 예측한 가운데 2-1 스플릿 판정으로 경기가 종료되자 판정 배경에 관심이 쏠렸다. 공식 채점표에 따르면 저지 오카바야시 심판원은 30-29로 슐트 승리, 저지 카와카미 심판원과 저지 강환권 심판원은 29-30으로 최홍만 승리로 채점했다.
여기서 확인되는 것은 한 명의 일본인 심판도 최홍만의 승리로 채점했다는 사실이다. 지난 달 K-1 암스테르담 GP에서 제롬 르 바네가 홈그라운드의 레미 본야스키에게 우세한 경기를 펼치고도 3명 전원 네덜란드인으로 구성된 심판원에 의해 3-0 판정패를 당했던 것과는 상황이 다르다. (익일 타니카와 K-1 이벤트 프로듀서는 이 경기 결과를 제롬의 승리로 변경했다. -편집자주) 한국심판들만 모여 ‘애국심’을 발휘한 게 아니었다는 이야기다.
라운드 별 채점 상황을 살펴보면 1회는 3명 저지 모두 10-10 동점을 줬다. 2회는 카와카미 심핀원이 9-10으로 최홍만의 우세, 3회는 강환권 심판이 9-10으로 최홍만의 우세를 줬다. 그런데 3회는 슐트가 공방을 지연시키는 클린칭, 홀딩 행위로 경고1을 받은 라운드였다. 당초 감점으로 알려졌었지만 감점까지 주어지지는 않았다. 그래도 채점을 담당하는 심판원이 감점 요인으로 받아들이기 충분한 것이었다. 그럼에도 오카바야시 심판은 10-9로 슐트의 우세를 줬다. 결국 2회와 3회 심판마다 다르게 매긴 점수가 최홍만의 승리로 연결됐다.
일본 유명 격투기잡지의 통신원인 재일교포 A씨는 이번 결과에 대해 “최홍만의 어그레시브함이 점수를 얻은 요인 같다”고 분석했다. 그는 “유효타 우위를 정확히 따지려면 비디오를 돌려보며 일일이 세어봐야겠지만 기세로는 최홍만이 근소하게 우세했다”고 말했다.
역시 일본 격투기잡지 한국 통신원인 일본인 B씨도 “(K-1 링에서 자주 볼 수 있는 홈 어드밴티지를 고려한다면) 충분히 있을 수 있는 일이 아닌가 하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그는 “최홍만의 홈인 한국과 슐트의 홈인 네덜란드가 아닌 제3국에서 이 경기가 열렸다면 어떤 결과가 나왔겠느냐”는 질문에는 답변을 망설였다.
◆반론: “정타 엄연한 차이, 어그레시브는 후순위”
최홍만의 승리 판정은 최홍만 스스로도 의외라며 놀랐다는 점에서 파격적이긴 하다. 최홍만은 경기 뒤 공식인터뷰에서 “내 손이 올라가고 깜짝 놀란 표정을 지은 것은 마음 속으로 연장전에 갈 줄 예상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국내 팬들 중에서도 최홍만이 이긴 경기가 아니었다며 고개를 갸웃거리는 팬들이 없지 않았다. ‘최까(최홍만 안티팬)’라는 비난 때문에 나서서 자기 의견을 펴는 이들은 많지 않지만 최홍만을 지지해오던 팬들조차 ‘이건 아니다’라는 의견을 내놓는다는 것은 판정 논란이 실존하고 있음을 여실히 보여주는 대목이다.
심지어 당일 심판진 중 한 명이었던 한 국내 심판은 “나 같으면 슐트에게 승리를 줬을 것”이라고 털어놨다. 그의 주장의 논리는 “유효타 수보다 공격성 점수가 우선할 수 없다”는 것이었다. 원칙대로 했으면 잽과 앞밀어차기로 유효타를 많이 뽑은 슐트의 승리 또는 최소한 무승부가 선언돼야 했다고 그는 주장했다.
올해 2월 K-1 규정 개정 시에도 그대로 반영된 K-1 인터내셔널 룰 제10조는 채점의 우선 순위를 ①다운 수 ②상대에게 준 대미지의 유무 ③클린히트 수 ④어그레시브 정도(공격점)로 소개하고 있다. 따라서 클린히트 수에서 앞섰다면 어그레시브 정도가 다소 떨어진다 해도 점수상 유리하다는 결론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홍만의 승리가 선언된 것은 채점 기준 이외의 홈 어드밴티지 등 무형적인 요소가 정도 이상으로 개입된 결과라는 게 반론을 펴는 이들의 주장이다.
◆ “어쨌든 최홍만은 선전, 슐트는 실망”
승패 여부를 떠나 챔피언 슐트를 상대로 체력과 투지에서 밀리지 않고 적극성을 띤 최홍만을 칭찬하는 목소리가 높다. 큰 폭의 경력, 기술 차를 극복하고 이 정도로 싸웠다면 ‘심정적으로 이긴 것이나 마찬가지’라는 이야기다.
반면 슐트에게는 실망했다는 국내 팬들의 성토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 해 K-1 월드 GP 결승 토너먼트에서 레이 세포, 레미 본야스키, 글라우베 페이토사를 위력적인 니킥과 프런트킥, 스트레이트로 차례로 곤죽을 만들며 우승했던 ‘절대 강자’의 이미지를 이번 최홍만과의 경기에서는 찾을 수 없었다는 것이다.
‘지키는 승부’에 집착해 과감한 공격을 펼치지 않았고, 잦은 클린치로 공방을 피하려 한 모습을 좋게 볼 수 없었다는 점에서 슐트에게 판정패를 내린 것은 질책 차원으로 봐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조용직 기자/ psygram@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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