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대회 4연패 정국현이 본 이종격투기대회

태권도 세계대회 4연패 정국현 교수가 이종격투기대회를 관람한 소감

정국현 교수의 뛰어옆차기 시범
태권도, 근육을 키워라.
지난 29일,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마즈 월드파이팅 GP대회장 1층 관람석에는 눈에 띄는 손님이 있었다. 바로 정국현(한국체대 태권도학과) 교수.
정국현이 누구인가. 1982년 제5회 세계태권도선수권대회부터 1987년 제8회 대회까지 4연패를 한 전무후무한 기록(기네스북 등재)에 더해 1988년 서울올림픽에서 금메달까지 획득한 자타가 공인하는 현존하는 최고의 태권도 겨루기 달인이다.
태권도가 이종격투기대회에서 통할 수 있다, 없다 의견이 분분한 가운데, 이에 대한 가장 정확한 대답을 말할 수 있는 사람으로 첫손가락에 꼽히는 정국현 교수의 생각은 어떨까?
마즈 대회가 끝나고 정 교수를 만나 이에 대한 정 교수의 생각을 들어봤다.
태권도, 이종격투기에서도 통하나요?

경기를 관전하고 있는 정국현 교수(사진 우측)
▲ 대회장을 찾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원래 이종격투기에 관심이 많습니까?- 대회 주최측에 아는 사람이 있어서 초대를 받았습니다. 격투기를 가끔 TV를 통해 보기는 합니다만, 직접 와서 본 것은 처음입니다.
▲ 직접 와서 본 소감이 어떤가요?
- 태권도 대회들과는 확실히 분위기가 다르네요. 젊은 느낌도 나고 활기가 있어 보기좋습니다.
▲ 경기를 보고 난 소감은 어떻습니가. 태권도가 저 링에서 통할 수 있겠습니까?
- 대회자체가 태권도하고는 확연히 다릅니다. 현재의 태권도선수들이 저 링에 올라가서는 이길 수가 없어요. 체격 자체가 다릅니다.
▲ 체중의 차이를 말하는 건가요?
- 체중의 차이가 아니라, 만들어진 몸 자체가 저 링에 있는 격투기 선수들하고 태권도 선수들이 다르다는 것이죠. 태권도 선수가 저 링에 오르기 위해서는 근육을 더 키워야 합니다. 특히 상체근육을 키워야 합니다.
▲ 보다 구체적으로 설명을 한다면요?
- 현재의 태권도는 스피드를 최우선으로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힘에 의해 상대를 KO시키는 훈련을 하는 것이 아니라, 상대에게 포인트로 이기는 훈련을 하죠. 그러나 오늘 시합들을 통해 본 것과 같이 이종격투기 무대에서는 힘이 바탕이 되지 않고서는 이길 수가 없습니다. 오늘 마지막 경기에서도 기량이 더 나아보였던 선수(슬로윈스키)가 힘에서 워낙 차이가 나다보니까 크고 센 선수(알렉산더 우스티노프)에게 지고 말았잖아요. 격투기를 하기 위해서는 웨이트 트레이닝을 통한 근력 강화가 필수로 보입니다.
▲ 그렇다면, 현재의 태권도 선수가 웨이트 트레이닝을 통해 힘을 키운다면 이종격투기에서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겠습니까?
- 단순히 힘만 키운다고 되는 것은 아니죠. 근력강화는 가장 중요한 기본 요소라는 겁니다. 훈련방법이 태권도와 격투기는 많이 다릅니다. 격투기에 출전하기 위해서는 현재의 태권도 훈련이 아닌, 격투기에 맞는 훈련을 해야 합니다.
역시 괜히 달인이 아니었다. 허세가 없었다. 평생 태권도를 해왔고, 태권도 겨루기 부분에서는 누구도 따르지 못하는 최고의 경지에 올랐으며, 현직 태권도학과 교수라면 형식적으로라도 태권도는 강하기 때문에 링이 아닌 실전에서라면, 태권도가 이종격투기와 대결해 이길 수 있다는 식의 말을 할 법도 한데, 적어도 그런 말은 정국현 교수를 통해서는 들을 수 없었다.
그렇다고 해서 정 교수의 말이 태권도는 약하다는 것이 아님은 굳이 덧붙일 필요가 없을 것이다. 문제는 자신이 해야 하는 것을 정확히 파악하고 그에 맞는 훈련을 최선을 다해 해내야 한다는 것이다.
내기를 한다면, 기자는 정국현 교수가 현역 선수시절 K-1 맥스 무대를 목표로 훈련했을때 최소한 4강 멤버 이상의 활약을 할 것이라는 데에 돈을 걸겠다.
길지않은 인터뷰를 마치면서 정 교수는 한마디를 덧붙였다.
"요즘 애들(태권도선수들)은 근육이 너무 없어요. 웨이트훈련을 하라고 해도 잘 안해요. 상체근육이 나보다도 없으니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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