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토논단] '흡연고교생 폭행 체육관장 사건'을 바라보는 하나의 시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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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주환(인천공항 경찰대)
최근 담배를 피우는 학생을 훈계하는 와중에 반항하는 학생을 때린 한 격투기 체육관 관장과 이를 고소한 학생의 부모에 대해서 얘기가 분분하다. 이에 대한 네티즌들의 반응은 크게 훈계한다고 고소를 하느냐?와 폭행은 폭행이다로 나뉜다.정확한 사건의 요지를 알기 위하여 위 건에 대한 기사를 검색하여 살펴보았는데, 분석해보자면 아래와 같다.
(기사참고=http://www.donga.com/fbin/output?n=200604220102)
(1) 고교생 5명이 길가에서 담배를 폈다.
(2) 중학생 아들과 함께 지나가던 관장이 학생이 담배를 피면 되겠느냐고 훈계했다.
(3) 고교생이 대들었고, 관장의 아들에게도 시비를 걸었다.
(4) 이에 관장이 대든 학생의 허벅지를 발로 차고 얼굴을 주먹으로 때려 학생의 고막을 파열시켰다.
(5) 학생의 부모가 관장을 고소했다.
기사들에서 우리가 알 수 있는 객관적인 정황은 위 (1)번과 (5)번 뿐이다. 문제는 위 사건을 다루고 있는 기사들은 정확한 팩트(fact)를 제공하고 있지 않으며, 각 정황 사이에 구멍이 존재한다는 것이다. 기사는 단지 축약일 뿐, 전체 팩트를 제공하고 있지 않기에 독자인 나로서는 기사만으로는 위 항목 중 (1)번과 (4)번이 사회상규 및 법률에 저촉된다는 것만 알 수 있을 뿐이다.
우리는 기사들만 봐서는 (2)번에서 관장이 어떤 식의 훈계를 했는지 알 수 없다. (3)번에서 고교생이 어느 정도 수준으로 대들었는지도 알 수 없다. (4)번의 가격이 어떤 방식으로 이루어졌는지도 알 수 없다. 결국 독자는 자신의 주관적 기준에 의거하여 세부적인 내용을 추측하면서 이 빈 구멍들을 메우게 된다. 본건의 토의를 보고 있자면, 확인되지 않은 … 카더라, 안봐도 뻔하다는 식의 부정확한 정보가 덧입혀지고 있으며, 이것이 다시 실제인양 확대재생산 되고 있다. 이것은 고교생과 관장 누구에게도 좋은 일이 아니다.
법은 (2)번부터 (4)번까지의 과정이 정확히 어떠하였는지의 팩트를 찾아 재구성하여, 그 원인과 과정과 결과가 정당하고 상응한 것인지를 판가름하는 것이다. 그게 법치주의이며, 어느 쪽의 편도 아니다. 균형잡힌 시각을 가져야 하며, 자신의 경험과 주관을 덧입혀 판단하는 것은 위험하다. 청소년의 일탈 행위에 대한 그의 훈계와 지도는 용기 있는 행동이었고 필요한 일이었다. 반대로, 그의 구타에 대한 항의와 고발에도 충분히 이유가 있다고도 생각할 수 있어야 한다. 하나는 어른의 본분을 다하려 한 것이었고, 하나는 인권의 원칙에 관한 것이기 때문이다. 지금의 상황은 사실을 축약하여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지 못하며 선입견을 유도하는 기사와, 이를 기반으로 판단한 양쪽이 서로를 악의적으로 해석하는 데에서 생기는 것이다.
그런데 위 사건을 다룬 언론의 기사 제목들을 열거하자면 어른노릇 한 죄?, 임자 만난 흡연학생들 식의 선정적인 것 일색이다. 이 제목들의 이면은 무엇인가? 처음부터 독자들에게 "훈계하느라 때린 게 잘못이냐?"는 선입견을 제공하는 것이다.
"훈계한다고 때렸기로서니 고소를 해?"라는 식의 선입견 제공은 무책임하다. 무술관장이란 법률적 시각에서는, 일반인에 비해서 신체 위해(危害)능력이 강하며, 그런 능력을 더 잘 컨트롤 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진 사람이다. 그러므로 자신이 행한 행동의 결과까지도 미리 감안하고 책임질 각오를 해야 하는 것이다. 하지만 관장은 고교생의 고막을 파열시켰으며, 이것은 훈계를 위한 행위를 벗어난 것이다.
선의는 인정되지만, 행동으로 인해 발생할 결과는 예상하고 책임져야...
나는 잘못된 것을 보고 지나치지 않고 훈계를 한 관장의 선의를 믿으며, 십분 공감한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사용한 수단과 그 결과가 도를 넘어서버렸다. 위 사건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은 바로 관장이 훈계를 한다고 때린 것이 고막을 파열시킬 정도였다이며, 그래서 그는 이에 대한 옳고 그름을 가릴 법률적 판단을 기다리게 되었으며, 그 판단은 아직 내려지지 않았다.
지금 필자는 고교생과 관장 어느 쪽의 편을 든다거나, 잘못된 것을 보고 그냥 지나치라고 말하고 있는 것이 아니다. 다만, 법률적 판단을 받게 된 것은 그가 폭력이라는 수단을 사용함으로써 감수해야 하는 것이라는 것을 지적하고 싶다.
이에 대한 논쟁을 보면서 알게 된 것은 힘에 의한 정의라는 개념을 가진 사람들이 꽤 많다는 것이다. 내가 옳으면 상대를 어느 정도의 폭력으로 제압하여도 된다는 식의 생각이 일상화되어 표면화되는 것이 바로 소위 자경단, 의용군이다. 현대사회에서는 그들 역시 또 다른 위험요소일 뿐이다. 현대사회의 직업무사는 경찰과 군인 정도라는 것을 생각해봐줬으면 한다. 그리고 이들 역시 폭력수단을 사용하였을 때 엄격한 판단과 책임을 감수하여야 한다는 것도.
현대사회의 법은 내게 가해진 위법한 위해에 대하여 상응하는 수준에서의 폭력만이 용인되도록 엄격히 정하고 있다. 이것은 아무렇게나 정한 것이 아니라, 해당 사회의 구성원이 합의한 사항이다. 그것을 자의적 판단으로 옳고 그름을 따지는 것은 위험하다고 필자는 지적하고 싶다.
가장 안타까운 것은, 당시 현장에 있던 관장의 아들이다. 그는 과연 아버지의 행위와 그가 처한 상황에 대해 어떤 생각과 기억을 간직할 것인가? 나는 그가 성인이 되어 똑같은 폭력의 역사를 반복하지 않기만을 바랄 뿐이다.
가슴 속에 칼을 품은 무사는, 그 칼을 뽑는 순간 시정잡배와 다를 바 없는 기준에 따라 판단됨을 인식하여 주었으면 한다.
[필자소개] 성주환씨는 인천공항 경찰대에 근무하고 있는 현직 경찰관으로 아이키도, 합기도, 태권도, 유도 등의 무술에 깊이 있는 식견을 갖춘 무술전문가입니다. (무토미디어 편집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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