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권도는 癌말기환자, 태권도 빅뱅온다"

캐나다 정순천 사범, 태권도 시국강연 토론회에서 주장

토론회에서 사진자료 설명을 하고 있는 정순천 사범
"국기원 해체되고 단증발급 업무는 WTF사무처로 이관해야"
캐나다 토론토에서 활동하며 인터넷 태권도관련 홈페이지 태권도월드(tkdworld.org)를 통해 태권도 개혁을 주장해온 정순천 사범(42 • WTF5단, ITF6단)이 15일 서울 배재정동빌딩에서 "태권도 현 시국론에 관한 강연 및 토론회"를 가졌다.
이날 토론회에서 정 사범은 "태권도는 지난 50여 년간 역사를 왜곡하고, 심판판정 비리를 비롯한 각종 비리를 저질러왔다"며 "그 동안은 김운용, 최홍희 두 사람의 카리스마에 이러한 비리가 알면서도 덮어져 왔지만, 두 사람의 시대가 끝난 지금의 태권도는 1960년대 태권도의 초창기 때 그랬던 것처럼 사분오열될 큰 위기에 봉착해 있는 암 말기 환자와 같다"고 태권도의 현재를 진단했다.
정 사범은 또한 "앞으로 국기원, 세계태권도연맹, 대한태권도협회는 각각 분열되어 각자의 길을 가게 될 것이다"며 "해외에서도 태권도 종주국으로서의 한국의 권위가 붕괴되고 있으며 이미 각각의 태권도 단체들이 설립되어 자체적인 단증 발급 및 수련생 관리 등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 사범이 이날 토론회에서 말한 것의 핵심은 3가지다.
첫째는 태권도계 빅뱅이다. 태권도는 태생적인 한계와 정체성의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 체 비리를 이어오고 있기 때문에 반드시 대변화(빅뱅)가 온다는 것이다. 문제는 이 변화에 태권도인들이 능동적으로 미리 준비해서 대처하지 못하면 태권도의 미래는 없다는 것이다.
둘째는 현재의 국기원은 해체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원래 국기원은 태권도 중앙도장으로서 역할을 해야함에도 불구하고 30여년간 태권도를 지배해온 김운용이 태권도인이 아니었기 때문에 WTF에서 해야하는 단증 발급 업무를 국기원으로 이관시켰고 이에 따라 국기원이 태권도를 연구하고 발전시키는 중앙도장이 아니라 단증을 관리하는 비리의 온상지가 되었다는 것이다. 정 사범은 단증 발급업무는 WTF의 사무처에서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셋째는 태권도 통합을 이루고 태권도 공원을 휴전선 위에 건설해야 한다는 것이다. WTF와 ITF가 대승적인 차원에서 통합을 이루어 무도태권도와 경기태권도의 조화를 통해 진정한 태권도의 발전을 이루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 장소로는 현재 진행중인 무주의 태권도 공원이 아니라, 휴전선 위에 건설하여 통일의 상징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일부 토론회 참가자 "개혁주장, 구호에만 그쳐선 안돼"

황기 무덕관장과 최홍희 오도관장의 러브샷(사진제공=정순천)
정 사범의 강연에 이어 정 사범에 대한 몇몇 질문도 이어졌다."정 사범이 최홍희 총재의 측근으로 지나치게 ITF의 쪽으로 편향되어 있지 않으냐"는 질문에 대해 정 사범은 "최 총재를 가까이에서 모신 것은 맞지만, 최 총재가 가지고 있는 정치지향적인 면을 비롯한 여러가지 단점들에 대해서도 알고 있고 직접 말씀을 드린 적도 있다"며 "최홍희 총재건 김운용 총재건 모두 공과 과가 있는 만큼 이들에 대한 올바른 평가는 앞으로의 과제로 남아있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정 사범이 생각하는 비판에 대한 구체적인 대안을 가지고 있느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나는 오늘과 같은 자리를 통해 태권도 재탄생의 계기를 제안하는 역할이 나의 한계라고 생각한다"며 "오늘 제기한 문제들의 해결방향에 대해서는 나 혼자서 제시해야 하는 것이 아니라, 내가 제기한 문제에 공감하는 태권도인들이 함께 풀어야 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날 토론회에서 나온 이야기들이 전혀 새로운 것들은 아니었다. 그러나 알고 있으면서도 의식적으로 또는 무의식적으로 이에 관한 이야기들이 공론화되지 못해왔던 것도 사실이다. 그런 점에서 이 날 토론회는 비록 작은 규모이긴 했지만, 태권도가 가지고 있는 문제들을 제시하고 해결을 촉구했다는 점에서 적지 않은 의의가 있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현실의 문제에 대한 제시가 문제 해결을 보장하지는 못한다는 점에서 토론회의 한계를 지적하는 견해도 있었다. 이 날 참가한 한 태권도 전문가는 "이전에도 태권도를 개혁해야 한다는 운동이 있었고, 그 운동을 주도했던 양진방 현 대태협 이사와 같은 사람들이 현재 태권도계의 주도적인 자리에 들어갔는데, 결국 이뤄놓은 것은 무엇인가"라고 반문하며, "정순천 사범의 견해에 타당한 점이 있지만, 이러한 개혁의 주장이 제도권에 들어가기 위한 수단이 되는 것은 아닌지 의심하는 견해도 있으며, 중요한 것은 그것을 과연 어떻게 실천하느냐가 문제다"고 지적해 이날 토론회가 과거에 있어왔던 구호성 개혁주장으로 끝나는 것을 경계했다.
1965년 태권도 통합기념 사진

택권도로 된 표기가 이채롭다(사진제공=정순천)
1959년 대한태권도협회 창립기념 사진

최홍희 총재와 엄운규 국기원장의 모습이 보인다(사진제공=정순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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