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공무술의 대부 장수옥
살아있는 특공무술의 역사

장수옥 총재와 철선녀 김단화 여사
현대의 무술, 또는 무도의 개념에는 수련을 통한 개인의 심신 수련이 강조되고 있지만, 무술의 일차적인 효용은 예측 불가능한 위협으로부터 개인 또는 집단을 보호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런 의미에서 현대의 다양한 무술 중에서 특공무술이 가지는 정체성은 비교적 명확하다.
무술은 본질적으로 군(軍)과 뗄 수 없는 관계에 있다. 18반 무예니 24반 무예니 하는 것들도 군인들을 교련키 위한 무예교범에 다름아닌 것이다.
각 나라마다 특공무술이라는 범주에 분류할 수 있는 군용 무술이 있다. 북한의 격술을 비롯하여 이스라엘의 크라브 마가(Krav Maga), 러시아의 시스테마(Systema)가 대표적이다. 원론적으로는 군대에서 채용하는 무술은 모두 군대무술, 즉 특공무술이라고 해도 무방하다.
한국의 특공무술은 장수옥(58)이라는 이름으로부터 시작한다. 현 대한특공무술협회 총재인 장수옥은 1978년, 북한의 격술을 능가하는 무술을 만들라는 특명을 청와대의 경호실로부터 받게 되고, 자신이 그 동안 수련해왔던 태권도, 합기도 등을 참고하여, 단기간에 극대화 된 효과를 발휘할 수 있는 무술을 개발하기에 이른다. 그것이 바로 특공무술이다. 장 총재에 따르면 특공무술이라는 이름을 지은 것은 차지철 경호실장이라고 한다.
특공무술의 태동에 자극을 주었던 북한의 격술은 어느정도의 파괴력을 가진 무술일까. 영화 쉬리를 본 사람이라면, 영화의 맨 앞부분에서 보여진 목숨을 건 북한 특수부대의 훈련을 기억할 것이다. 거기서 보여지는 것이 말하자면 북한의 격술이다.
격술은 정말 영화에서처럼 살벌하고 무서운 무술인가?
"격술은 당시(1970년대 후반) 국내에서는 찾기 어려울 정도로 강력함과 세기(細技)를 갖춘 무술이었지요. 살상을 목적으로 만들어 졌기 때문에 급소에 대한 집중적인 공격과 일격으로 상대를 완전히 제압할 수 있는 기술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격술이 가지고 있는 한계는 있었다.
"격술의 파괴력은 반복된 굳히기에서 나오는 힘입니다. 신체일부분에 대한 지속적인 단련으로 가능한 힘이기 때문에 자세가 경직돼있고 다양한 상황에 대한 유연한 대처가 부족하다고 판단했습니다. 외공수련에만 치중을 했기 때문이지요"
그렇다면 장 총재에게는 내공수련의 비법이 있었던 것일까.
철선녀(鐵扇女) 김단화
해답은 장 총재의 일생의 반려이자 영원한 무술동지인 철선녀 김단화(59) 여사다. 본명 보다 철선녀(鐵扇女)라는 이름으로 더 유명한 김단화 여사는 70년대에 이미 국내 주간지를 장식하던 유명인사였으며 무엇보다 믿을 수 없는 무술실력을 보여주었던 철의 여인이다. 장 총재는 이 철선녀 김단화 여사를 통해 내공에 관해 배웠다고 말한다. "철선녀는 내 아내면서 친구면서 스승이기도 합니다. 호흡법, 기수련 등 내공과 관련된 것들을 아내에게 배웠고, 아내에게 배운 내공은 특공무술을 만드는 데 큰 역할을 했지요. 아내가 없었다면, 특공무술이 없었을지도 모릅니다"
장수옥 총재 자신도 환갑에 가까운 현재까지 직접 무술 시범을 보일 정도로 몸으로 증명하는 무술인이지만, 철선녀 김단화 여사가 보여왔던 전설적인 시범들은 여인으로서는 전무후무하다는 점에서 더욱 대단하다고 할 수 있다.
이마로 송판을 격파하고(頭頂擊破術), 몸으로 각목을 격파(?)하는 등 남자들이 해도 놀랄 시범을 김단화 여사는 직접 몸으로 해 보였던 것이다. 지금은 손주를 본 온화한 할머니지만, 철선녀의 젊었을 때의 무용담은 책 한 권으로는 모자란 분량의 것이다. 김단화 여사는 장수옥 총재가 청와대 경호실에서 근무하는 동안 10여 년간 특공무술협회 회장직을 맡기도 했다.
특공무술, 내실 다져 세계로 세계로

조택구 회장과 장수옥 총재
장수옥 총재는 지난 2002년 3월, 25년간 일해온 청와대 경호실을 떠났다. 청와대에서 근무하는 동안 박정희 대통령부터 김대중 대통령까지 5명의 대통령을 모셨다. 권력의 핵심에 있다보면, 여러 가지 유혹도 없지 않았을텐데, 한눈 팔지 않고 무술, 특공무술의 외길을 걸어온 것이 장 총재의 자부심이다.
청와대를 떠나온 장 총재의 계획은 무엇일까.
"우선은 여러 단체로 난립한 특공무술을 통합하고 싶습니다. 나에게서 배운 제자들이 나가서 만든 특공무술 단체들이 있는데, 지금의 시점에서 그들을 탓하고 싶지는 않습니다. 다만, 특공무술이 국내는 물론 세계에도 뻗어나가 세계적인 무술로 자리잡는 데 힘을 모으고 싶습니다"
실제로 대한특공무술협회는 지난해 5월 중국 옌지시에 특공무술 도장인 백호도장을 설립하고 본격적인 해외 보급을 시작했다.
이러한 대외적인 일을 하는데 주도적인 역할을 한 것은 지난해 12월 대한특공무술협회의 회장으로 취임한 조택구 회장이다. 조택구 회장은 서일대 교수로 재직하고 있으며, 전문지식과 식견을 바탕으로 대한특공무술협회의 행정관련 분야를 전담할 예정이다.
조택구 회장은 "올해는 특공무술이 비약적으로 발전하는 해가 될 것입니다. 그 동안 국내, 국외에서 다양한 사업을 진행할 계획을 가지고 있으며, 대한특공무술협회가 특공무술의 명실상부한 본산으로서 확실한 정체성을 확보하는데 전력할 것입니다"며 단단한 각오를 밝혔다.
장수옥 총재는 특공무술의 세계화를 추진하는 것과 함께 자신의 일생의 꿈인 무림원(武林院)건설의 계획도 밝혔다. 특정 무술만이 아닌 모든 무술의 전당인 무림원을 건설하여 모든 무술인들이 한자리에 모일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하고 싶다는 것이다.
장 총재의 꿈은 장 총재만의 꿈은 아닐 것이다. 그것은 무술인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 가져보는 꿈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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