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집중] 도장에 부는 성인태권도 열기
아이들만 가득한 도장, 이제는 성인들이 몰여온다.

성인 수련생들이 태권도 수련을 하고 있는 명성태권도장(서울 방화동)
어린이들만 들락거려 늘 해깝하던 도장이 그들먹하다.
사범의 구령에는 어느덧 평소와 다른 날카로움이, 내 지르는 주먹들에는 무게가 실린다.
동작이 바뀔 때 마다 도복 소매와 바지 가랑이에서 터지는 파열음이 매섭게 공기를 가른다. 실로 오랜만에 젖어드는 도장다운 느낌.
도장의 활성화를 위해 수련층을 확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는 가운데 성인태권도수련이 펼쳐지고 있는 도장이 있어 눈길을 끈다.
서울 강서구 방화동 명성태권도장(관장 오인호) 대학생을 비롯해 도장의 수련생 부모 등 성인수련생들이 모여 매일 밤 1시간씩날카로은 기합소리를 토해낸다.
대한태권도협회(회장 김정길)는 올해 웰빙에 관심과 투자를 할 수 있는 연령층을 대상으로 프로그램을 개발, 집중 홍보 한다는 정책방향을 내세웠다.
심신단련, 자기방어, 스트레스해소, 자긍심 등 개별가치에 대한 테마교육 프로그램을 개발해 성인태권도가 가지고 있는 숨은 가치를 개발하고 홍보, 성인들을 새로운 수련 층으로 끌어들인다는 계획이다.
명성태권도장-어른들이 찾는 도장
고등부 활성화가 대학, 성인 수련층으로 확산
어른들 위한 프로그램 마련, 분위기 조성필요

명성태권도장의 성인 수련생
2월 15일 밤 9시. 대부분 도장들이 문을 닫을 늦은 저녁시간, 서울시 방화동의 명성태권도장은 여전히 불빛이 환하다. 2층 건물의 도장에서는 굵은 남자 어른들의 기합소리가 우렁차다.
“주먹지르기 시작!” “이얍”
건물 밖으로 새어나오는 목소리의 주인공은 어린이 수련생이 아닌 것 같다. 사범의 구령에 따라 외치는 성인 수련생들의 기합소리다.
출입문을 열고 도장 안으로 들어서니 고등학생들과 함께 태권도 수련에 열중하고 있는 성인들의 모습이 눈에 띈다. 약 30명의 남녀 수련생들이 얼마 남지 않은 심사발표일에 선보일 기술들을 한창 연습하고 있다. 이들 중 성인 수련생이 10여명. 대학생들과 30~40대 직장인 , 주부들이다.
원래 이 도장의 성인 수련인은 약 20명으로 이 가운데 10명 정도가 학부모들이거나 직장인이다. 1년 전부터 성인을 대상으로 한 태권도 수련시간이 진행되고 있다.
2004년 도장 문을 연 오인호 관장은 고등부를 대상으로 한 입시체육을 실시하며 고등부 태권도를 활성화시키기 시작했다. 그가 지도하던 고등학생들이 대학생이 된 뒤에도 도장을 찾아와 운동을 계속하며 20대 수련생의 숫자가 늘어나게 됐다.
20대의 성인 수련생들이 많아지면서 다른 20대 수련생들도 도장을 찾게 만드는 효과를 발휘했다. 성인들이 많은 도장이라 소문이 나면서 주변에 있는 공항 직원들을 비롯해 수련생의 학부모들까지 태권도 수련에 관심을 갖고 찾기 시작한 것이다. 특히 도장에 다니는 수련생의 학부모들에게 태권도 수련을 권유한 것이 성인태권도 확산에 좋은 성과를 가져왔다
이 때부터 오 관장은 성인들에게 맞는 프로그램을 개발, 적용하면서 성인 태권도수련시간을 따로 개설하고 그들을 지도하기 시작했다. 체력관리, 다이어트, 스트레스 해소 등과 관련해 다양한 운동법을 적용했다.
이날 수련에 참석한 복덕한, 최미숙 부부는 온 가족이 모두 태권도를 하는 태권도 가족이다. 지난해 1월 영준(10세), 영민(8세) 두 아들이 태권도를 수련을 시작한 후 오 관장의 권유로 나머지 가족들도 자연스럽게 태권도를 함께 수련하게 된 것이다.
복씨는 어릴 적부터 태권도를 수련해 3단을 취득했었는데 직장생활을 하며 태권도와 멀어졌다가 아이들과 함께 다시 수련을 시작하게 돼 감회가 새롭단다. 남편과 함께 아이들을 따라 수련을 시작했다는 아내 최씨는 태권도를 통해 몸도 건강해지고 태권도라는 공통의 화제거리를 통해 가족들 간에 대화도 많이 나누게 됐다고 좋아한다. 남편이 직장에서 퇴근하면 예전처럼 술을 마시는 대신 가족 모두가 태권도를 수련하며 저녁시간을 함께해 즐거운 나날을 보내고 있단다. 이들 부부는 하루도 거르지 않고 도장에 나와 운동을 하는 성실성을 보이고 있다.
유치부에 다니는 현민이의 엄마도 매일은 아니지만 적어도 일주일에 한 번씩은 도장에 나와 태권도를 수련한다. 아이가 도장에 다니기 때문에 평소 도장에 자주 들렀던 현민이 엄마도 오 관장으로부터 태권도를 배워보는 게 어떻겠느냐는 권유를 받고 운동을 시작하게 됐다.
주부로서 매일 집안 살림을 하느라 자기만의 시간을 갖기가 어려웠지만 남편의 배려로 아이가 잠드는 시간에 도장에 나와 운동을 한다. 처음에는 “다 늦게 태권도는 무슨…”하고 꺼리기도 했지만 성인들만 따로 모여 운동을 할 수 있다는 편한 분위기가 마음에 들어 수련에 점점 재미를 붙이게 됐다. 다른 주부들과 사교의 시간도 보낼 수 있고, 집에서 아이와 함께 미트차기를 하거나 태권도 동작을 함께 하면서 놀아줄 수 있는 것도 큰 즐거움이다.
수련생 성은이의 아빠도 6개월 전부터 태권도를 배우기 시작했다. 태권도를 하기 전에는 허리가 아파 몸이 좋지 않았는데 태권도를 시작하고부터는 허리의 통증도 사라지고 건강도 매우 좋아졌다. 운동을 시작하면서 몸이 가벼워져 직장에서도 항상 상쾌한 기분으로 업무를 보게 됐단다. 초등학교 6년인 아들이 올해 겨루기 선수로 대회에 출전할 예정이어서 그는 아들의 든든한 후원자가 돼 주려고 한다.
이런 성인 수련생들은 태권도가 정신과 육체의 건강뿐만 아니라 가족의 행복까지 가져다준다고 주장한다. 태권도를 시작하면서 가족과 함께 하는 삶이 훨씬 더 즐거워졌기 때문이다.
누구나 처음 도장에 들어서는 데에는 망설임이 많았다. 태권도 도장은 나이어린 사람들만 가서 운동하는 곳 이라는 선입견 때문에 그곳에서 운동하는 것이 영 어색하게 느껴졌기 때문이다. 그러나 막상 도장에 나와 운동을 시작하며 이들의 생각은 많이 달라졌다. 같이 운동할 수 있는 성인들이 많다는 것이 안도감과 자신감을 느끼게 된 것이다.
오 관장은 많은 성인들이 도장을 더욱 자주 찾게 하기 위해서는 우선 어른들이 부담없이 찾을 수 있는 도장 분위기를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특히 장차 성인이 될 고등부, 대학부의 활성화가 중요하며, 성인을 위한 프로그램을 개발하여 도장을 방문하는 어린이 수련생들의 학부모들에게도 건강한 삶을 위해 태권도 수련에 참여하도록 권유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말한다.
[본 기사는 태권도신문과 제휴를 통해 무토미디어에서 제공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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