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판의 생명은 '양심'
[기획시리즈 UP 태권도] 공정한 판정문화 정착시키자
특정 팀의 선수를 봐주고, 죽이는 ‘편파 판정’은 아직도 사라지지 않고 있다. 이것은 태권도 경기의 고질적인 병폐로, 공정한 판정를 저해하는 가장 큰 요소다.
예나 지금이나 태권도 경기장을 뜨겁게 달구고 있는 것은 박진감이 넘치는 선수들의 경기보다는 심판 판정을 둘러싼 판정시비였다. 그래서 전익기 경희대 교수는 “더도 말고 덜도 말고 있는 그대로만 판정해 달라”고 호소하는 것이다.
심판은 엄중하고, 정의롭고, 사사로운 감정에 얽매이지 말아야 한다. 그래야 공정하게 판정을 할 수 있다.
그러나 심판 중 일부는 이런 것과 거리가 멀다. 오죽했으면 심판부에 몸을 담았던 임원조차 “존엄의 대상이 되어야 할 심판은 별로 보이지 않고, 주어진 임무(편파 판정)와 그 임무를 완수하려는 ‘일꾼’들만 있는 듯한 생각이 들어 황당하고 절망스럽다”고 할까.
집행부의 판정 개입과 심판들의 편파 판정은 예전에 비해 많이 줄어들었다. 대한태권도협회 임춘길 전무는 “판정 개입은 있을 수 없다”고 공언하지만, 이 말을 신뢰하는 지도자들이 얼마나 될 지 의아스럽다. 편파 판정은 여전히 사라지지 않고 있다. 대회가 끝나면 소위 ‘장난’(편파 판정)을 한 심판이 누구인지 도마 위에 오르내릴 정도다. 이런 구설은 가급적 말을 안할 따름이지 심판들이 더 잘 알고 있다.
공정한 판정문화를 정착시키기 위해선 무엇보다 심판들의 양심이 중요하다. 류병관 용인대 교수는 “판정 시비는 심판들의 부정한 마음 때문에 일어난다”며 심판으로서의 투철한 철학과 올바른 가치관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따라서 심판을 선발하고 위촉할 때는 도덕성을 갖춘 심판을 중용하고, 심판 교육을 할 때는 개정된 경기규칙을 숙지하고 수신호를 배우는 것보다 심판의 사명감을 강조하고 ‘바른 마음’을 심어주는 것이 중요하다는 게 중론이다.
심판부의 계파 척결과 심판부 독립도 공정한 판정문화를 위해 필요하다. 누구 누구는 A계열, 누구 누구는 B계열이라는 소문이 나도는 것은 건강한 심판부 시스템을 가로 막는 요소일 뿐만 아니라 판정 잡음을 일으키는 주범일 수 있기 때문이다.
임춘길 전무도 지난해 심판부 내부에 계파가 있는 것을 인지한 것으로 알려져 계파를 둘러산 파열음이 올해는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심판부 독립은 오래 전부터 제기된 사안이다. 심판과 관련된 모든 것은 심판위원장에게 전권을 주고, 문제가 발생할 경우 책임 여부를 명확히 하자는 것인데, 아직까지 제대로 실행되지 않고 있다. 심판 선발과 위촉, 경기장 배정 등에 심판위원장의 권한보다 집행부 실세의 입김이 작용한다면, 누가 보더라도 그것은 편파 판정의 불씨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3년 전 최정호 심판분과 부위원장은 “심판 선발부터 운영까지의 과정에 특정인이나 특정 집단의 간섭이 철저하게 배제돼야 한다”고 말한 부분은 심판부 독립의 필요성을 염두에 둔 것이다.
한편 정정당당한 경기장 문화가 정착되고 공정한 판정문화가 실현되려면 지도자들의 각성도 필요하다는 게 중론이다.
류병관 교수는 "양심을 저버리는 심판들도 문제지만 유리한 판정을 청탁하는 지도자들도 문제“라며 ”비굴하게 판정을 구걸하는 지도자들은 모두 추방해야 한다”고 말했다.
[본 기사는 태권도신문과 제휴를 통해 무토미디어에서 제공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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