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권도계! '심판로비' 의혹 무성
로비 관련자 소문돌아...심증은 있는데 물증없어

지난 해 2월, 국가대표 선발전 도중 류병관 용인대 감독이 심판판정에 거세게 항의를...
태권도 경기의 공정한 판정을 가로 막는 ‘심판 로비’가 여전히 횡행하고 있어, 이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심판 로비’는 지도자와 심판 간의 은밀한 거래를 통해 이뤄진다. 수법은 간단하다. 평소 잘 알고 지내거나 인연이 있는 심판들을 만나 소속 선수가 경기에서 이기도록 해 달라며 판정을 청탁하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금품이 오가고 호사스런 접대가 뒤따르는 건 당연한 일이다.
지난해 2월, 류병관 용인대 감독이 심판 판정에 거세게 항의하며 “심판들에게 잘 보이기 위해 접대하는 지도자나, 그것을 받아먹는 심판 모두 썩었다”고 질타한 것은 판정과 관련된 로비의 실상과 폐단을 간접적으로 증명해주고 있다.
현재 ‘심판 로비’와 관련, 로비를 한 지도자와 로비를 받은 심판들의 실명이 거론되는 등 로비와 관련된 소문이 확산되고 있다. 대한태권도협회의 한 심판은 “특정인들의 로비설에 대해 심판들도 잘 알고 있지만 모두 쉬쉬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경기도 모 감독의 로비에 2-3명의 심판들이 말려든 있는 것으로 안다”며 “심판들도 이제는 몸조심을 할 때”라고 덧붙였다.
KTA 심판부에 정통한 한 중진 인사는 “지난해 모 부위원장이 거액의 금품을 받고 ‘판정 오더’를 하고 있다는 소문이 무성하다”며 현재 KTA 심판부 시스템은 ‘판정 오더’를 알고도 못 본 채한다고 꼬집었다. 이에 대해 KTA 집행부는 “떠도는 소문만 가지고 문제를 제기하지 말라”며 원론적인 입장을 취해 왔으나 로비와 관련된 소문이 좀처럼 수그러들지 않자 최근 임춘길 전무는 해당 감독을 불러 경고를 줬다는 후문이다.
임 전무는 이와 관련, 지난달 31일 “하도 말이 많아 그 감독을 불러 로비를 했느냐고 했더니 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물증이 없어 1차 경고를 했지만, 만약 증거가 나오면 학교 측에 통보하고, 감독직을 못하게 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임 전무는 또 “내가 전무가 된 후 공정한 판정 문화를 위해 무던히 애쓰고 있다”고 전제한 뒤 “이제 로비를 하는 지도자는 없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런 가운데 일부 지도자와 학부모로부터 수백 만원을 받고 판정 비리를 저지른 혐의를 받고 있는 김모 심판에 대한 수사가 재개될 것으로 알려져 비상한 관심을 끌고 있다. 정통한 소식통에 따르면, 지난해 서대문경찰서에서 수사를 하다가 특별한 혐의가 없어 종결된 김모씨에 대한 수사가 최근 모 경찰서에서 다시 불씨를 키워가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현재 수사팀은 첩보 수집 단계에 있으며, 근거가 있는 제보를 취합한 후 본 수사에 착수할 것으로 보인다.
‘심판 로비’는 KTA에만 국한되는 것이 아니다.
초-중-고-대학교에 걸쳐 만연된 병폐다. 특히 상급학교 진학과 연관돼 있는 고교팀들의 심판 로비는 비일비재하다는 후문이다.
몇 년 전, 강원도의 모 코치는 학부모들에게 “전국대회에서 메달을 따려면 심판에게 줄 돈이 필요하다”며 돈을 요구한 뒤 그 돈을 착복해 팀에서 쫓겨났다고 한다.
일부 지도자들은 전국대회에 참가하기 전 학부모들에게 대놓고 “메달을 따려면 심판 비위를 맞춰야 한다”며 로비금을 요청할 정도다.
전북의 한 코치는 “전국대회에 나가기 전 선수 학부모로 구성된 자모회에서 1인당 20-30만원씩 돈을 걷어 판공비 명목으로 코치와 감독에게 돈을 건넸다”며 “이 판공비 속에는 일명 ‘심판 로비금’도 포함돼 있다”고 말했다.
한 코치는 “심판 로비는 진학과 관련이 돼 있는 중고연맹 대회에서도 많이 일어난다”며 (태권도 경기의 속성상) 심판 로비는 사라질 수 없다”고 잘라 말했다. 이는 현재에도 공공연하게 심판 로비가 횡행하고 있다는 말로 읽힌다.
‘심판 로비’가 근절돼야 하는 이유는 명백하다. ‘심판 로비’는 ‘판정 오더’와 직결돼 불공정한 판정의 폐단을 만들어내기 때문이다.
“심판 로비는 편파 판정을 낳는다. 실력과 기량에 의해 승패가 결정되는 태권도 경기를 보고 싶다”는 한 지도자의 말이 공허한 메아리가 아니길 기대해 본다.
* 본지(무토미디어)와 태권도신문에서는 태권도계에 고질병이자 심판판정에 대한 심층 기획취재를 공동으로 준비하고 있습니다. 태권도계가 더이상 판정시비와 로비의혹 등으로 얼룩지지 않도록 여러분들의 소중한 관련 제보를 받고 있습니다. 제보에 대한 익명성은 보장해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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