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키도 고수와의 대화
호흡력이란 무엇인가.
-야마와키 히사시 사범(山脇久嗣 ∙ 4단∙ 55)의 아이키도 세미나가 12월 27일부터 29일까지 3일간 서울 신촌의 대한아이키도연맹 본부도장에서 개최됐다. 야마와키 사범은 32세의 나이에 아이키도에 입문(고바야시 야스오 문하)하여 20여 년에 걸쳐 꾸준히 아이키도를 수련해 오고 있으며 아이키도가 가지고 있는 독특한 분야인 호흡법에서 특히 뛰어난 실력을 인정받고 있다. 그는 2002년부터 대한아이키도연맹과의 돈독한 관계를 통해 정기적인 방문(12월)을 이어오며 한국의 아이키도 향상에 노력하고 있다.
이번 방문에서 야마와키 사범은 국내 수련생의 한 사람인 성주환(아이키도 공인2단 ∙ 31)씨와 아이키도 수련에 관한 대화를 나눴고, 성주환씨는 그 내용을 자신의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했다.
무토미디어는 성주환씨의 양해를 얻어 대화 내용을 전재한다.(편집자 주)

세미나 장면
성주환; 선생님, 오랜만에 뵙게 되어 정말 반갑습니다. 좋은 가르침에 항상 감사드립니다.
야마와키 사범(이하 야마와키); 아, 나도 반갑습니다. 성주환 씨를 마지막으로 본 게 아직 학생이었던 시절이었는데, 이제 정말 어엿한 경찰이 되어있군요.(웃음) 아, 3년 전 고바야시 도장 합숙 때도 왔었다구요?
성주환; 그때는 제가 선생님 클래스에 안들어갔었죠.
야마와키; 그렇군요.
성주환; 세미나가 끝났습니다. 어떤 느낌을 받으셨는지요?
야마와키; 음, 2년만에 한국에 왔는데, 수련생들의 실력이 아주 많이 향상되었습니다. 특히 오래된 유단자들의 레벨업이 괄목할만 합니다. 성주환 씨는 지금 2단이지요? 예전 초단이었을 때보다 확실히 향상 되었습니다. 인제 10년 정도 한 걸로 아는데, 3단 승단을 곧 준비하겠군요. 3단, 4단이 되면 또 달라질 겁니다. 수련은 초단이 되고부터가 시작이지요. 초단까지는 그저 기술을 외우고 익히는 단계입니다. 2단, 3단, 4단.. 승단을 할 수록 더 큰 벽에 부딪히게 되고, 이를 고민하고 뛰어넘으면서 실력이 늘어가는 겁니다.
그리고 한국의 수련생들은 정말 에너지가 넘칩니다. 일본에서는 기술시연을 몇 번 해주고 수련생들을 지켜보는 것이 대부분이라면, 이곳에서는 모두의 활력에 이끌려 일일이 잡아주다보니 지금은 상당히 피곤합니다. 하드트레이닝이었어요.(웃음) 수련층이 20-30대로 상대적으로 젊은 편인 것이 그 이유 중 하나일지도 모르겠는데, 일본은 30대 중반인 여기 후쿠시마 씨도 젊은 편에 속한답니다.
성주환; 선생은 고바야시 도장 지도원들 중에서도 특히 호흡력으로 인정받고 계십니다. 그것을 아는 수련생들이 선생을 직접 경험해보고파서 더 귀찮게 굴었을지도..(웃음) 호흡력이 없는 아이키도는 그저 단순한 유술기의 나열이라고 봅니다. 선생은 어떻게 호흡력을 익히셨는지요? 고바야시 선생께서는 어떻게 지도해주시나요?
야마와키; 아니, 고바야시 선생은 지도해주시지 않습니다.
성주환; 예?

야마와키 사범의 호흡력 지도
야마와키; 호흡력에 대해서 고바야시 선생은 특별히 지도해주시지 않습니다. 수련생 스스로 연구하고 깨우쳐야 해요. 선생이 하는 것을 보고, 직접 느껴보고, 스스로 궁리하여야 합니다. 저는 32세 때부터 아이키도를 시작했는데, 처음 10년 정도는 그저 기술을 모두 외우는 정도에 그쳤습니다. 솔직히 아이키도의 기술은 효과가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고바야시 선생의 기술은 확실히 뭔가 다른 면이 있었습니다. 그러다가, 호흡력 없는 아이키도는 그저 단순한 유술일 뿐이라는 것을 깨닫고, 호흡력에 대한 연구를 45세 때부터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아직도 많이 부족하다고 생각하며, 연구를 계속하고 있습니다.일본내에서도 일반적인 아이키도 도장에서는 호흡력에 대해서는 그리 언급을 하지 않습니다. 그저 기술만을 수련하는 곳이 많은 게 사실입니다.
성주환; 그러고 보면 일본 내 일반적인 아이키도 연무 동영상들을 보고 있자면, 대부분은 기노나가레(기의 흐름, 유체) 기법을 보여주는데, 좀 심하게 말하자면, 이건 그냥 기술의 나열인데다가 이 사람들, 자기들이 뭘 해야하는지 알고 있는 건가라는 느낌이 듭니다. 앙꼬 없는 찐빵이라 할까요.
일반인들은 이런 유체 기법을 아이키도의 특징적인 모습이라고 보는데, 저는 그렇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이건 호흡력이 아니라 타이사바키(몸놀림)으로 풀어나가는 것 아닌가요. 아이키도의 기술체계 중 일부일 따름이죠.
개인적으로 저희가 고바야시 선생과 인연이 닿은 것을 크게 다행으로 생각하는 이유가, 고바야시 선생은 창시자 우에시바 모리헤이 옹의 기술을 직접 체험하고 배운 분이라는 겁니다. 그렇기 때문에 그 느낌을 다시 제자에게 전해줄 수 있구요. 일본내에서 60년대부터 아이키도가 급속도로 보급될 당시 호흡력을 익히거나 할 겨를 없이 그저 기술체계만을 익힌 지도자들도 꽤 많지 않습니까.
야마와키; 정확한 지적입니다. 아까도 말했지만, 일본내 일반적인 도장에서도 호흡력에 대한 언급을 하거나, 그에 목표를 두는 수련생도 그리 많지 않습니다. 심지어 지도자들 중에도 그런 사람이 있습니다. 좀전에 성주환 씨와 얘기를 하면서 놀란 것이, 성주환 씨가 호흡력의 양성에 대해서 나름대로 연구하고 해석하는 부분에 있어서 였습니다. 본인의 연구와 일치하는 부분도 있는 데다가, 일본의 수련생에게서도 그런 얘기를 듣지 못했는데, 한국에서 듣게 될 줄은.
성주환; 제 선생님께서 잘 이끌어 주셔서 그렇습니다. 그리고 다른 수련생들도 호흡력에 대해서는 관심을 가지고 열심히 공부하고 있습니다.
야마와키; 그렇군요.
성주환; 아이키도를 거의 10년째 하고 있습니다. 한국에서는 사실 한 운동을 10년간 하면 오래했다고 하는데요. 아이키도는 승단이 참 어렵다는 것이 매력일 수도.

아이키도의 손목뒤집기
야마와키; 일본에서는 10년 정도의 수련은 일반적입니다. 승단의 문제에 있어서는 아이키도가 여타 무술에 비해 엄격한 편입니다. 초단이 되려면 3-4년이 걸리는 게 보통이니까요. 게다가 이번에 승단요건을 더욱 강화해서, 초단을 따기 위해서는 1급이 된 후 2년, 2단부터 5단까지는 각 단 별로 3-7년까지 인터벌을 두도록 했습니다. 그 이상은 잘 기억이 나질 않지만, 역시 10여년 이상 인터벌을 두었습니다. 유도나 검도의 경우에는 초단을 1년 정도면 따는 경우가 많아요. 또한 일본에서도 초단만 따고 그만두는 사람이 많습니다. 그저 단을 수집하는 거죠. 하지만, 이런 사람들은 오래 두어보았자 결국 문제를 일으킬 테니까 빨리빨리 나가는 편이 오히려 좋습니다.앞서도 말했지만, 수련은 초단부터입니다. 그때부터 제대로 된 수련이 시작되는 것이고, 승단하면서 더 큰 벽이 나타나니까 공부를 해야 하는 것이죠. 성주환 씨가 3단, 4단이 되면 지금과는 질적으로 또 다른 문제를 접하게 될 겁니다.
성주환; 예, 아이키도의 재미는 점점 더 크게 느끼고 있습니다.(웃음) 처음에는 기술의 가지수를 많이 익히고자 했는데, 요즘은 오히려 아이키도의 몸을 만들기 위해서는 기본이 가장 중요한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게다가 저는 본업을 갖고 있는 상태에서 수련과 지도를 병행하는 입장인지라, 수련의 시간이성에 차지 않는 부분이 있습니다. 그래서 더욱 기본에 열중하려 하고 어떻게든 조금이라도 수련할 시간을 만들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제가 지도하는 클럽에서도 합기체조라든지 시코 등의 기본운동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이런 걸 왜,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수련생들이 알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야마와키; 그건 좋은 일입니다. 그렇게 해야죠. 아무리 바쁘다 해도 밥먹는 시간은 챙기듯이 말입니다.(웃음) 아이키도는 시합이 없습니다. 시합에 나가야 하는 무도는 필연적으로 이기는 데에 집중하게 되는데 반해, 아이키도는 승패에 연연할 필요가 없기 때문에 수련생들은 자신의 수련과 질적향상에만 온전히 집중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실제로도 강해져 있어요.(웃음) 항상 즐겁게, 사람들과 어울리며 수련하는 것이 아이키도, 그리고 고바야시 도장의 큰 매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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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마와키 사범과 대화를 나눈 성주환(31)씨는 국내에서 가장 오래된 한국어 아이키도 사이트(www.aikidokr.net)를 운영해오고 있으며, 대한아이키도연맹 윤익암 관장의 손꼽히는 제자로 아이키도의 저변확대에 노력하고 있는 아이키도 매니아다. 현직 경찰로 인천공항의 치안에 일익을 담당하고 있기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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