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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리뷰] <밀리언달러 베이비>


밀리언 달러 베이비는 복싱을 소재로 한 영화다. 복싱을 소재로 한 영화들을 찾는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니다. 가장 대표적인 영화로 실베스타 스탤론의 록키 시리즈가 있고, 로버트 드니로의 연기가 돋보이는 성난 황소가 있으며, 최근에는 윌 스미스 주연의 알리에 이르기까지 복싱에 관한 영화는 앞으로도 계속 등장할 것이다. 이렇듯 이미 많은 복싱 영화들이 있지만, 밀리언 달러 베이비는 단순한 또 하나의 복싱영화 이상의 의미를 가지고 있다. 이 영화가 작품성과 흥행성, 두 가지에서 모두 성공한 이유를 생각해본다.

할리우드, 클린트 이스트우드에게 경배를


이 영화는 제77회 아카데미시상식에서 최우수 작품상, 감독상, 여우주연상, 남우조연상의 4부문을 휩쓸었다는 것만으로도 영화사에서 지워지지 않을 자리를 차지했다. 흥행에도 성공하여, 작품성과 흥행성의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았다. 이 대단한 영화의 감독이 황야의 무법자로 대표되는 마카로니 웨스턴의 아이콘 클린트 이스트우드라는 것은 새삼 놀랍다. 74세의 나이에, 남들처럼 영화의 무게를 더해주는 조연역할도 아니고, 주연에, 감독까지 해냈다는 것은 참으로 대단하다 하지 않을 수 없다. 게다가 작품성까지 갖추었음에야. 클린트 이스트우드를 가지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할리우드는 세계 3대 영화제라 불리는 칸느, 베니스, 베를린 영화제의 영화인들에게 조금도 주눅들 필요가 없는 것이다.

"나는 복서다." 매기와 이인영


이 영화의 여주인공 매기는 말 그대로 복싱이 무조건 좋은, 그래서 낮엔 웨이트레스로 일하고, 저녁엔 복싱을 하는 헝그리 복서지망생이다. 우리는 이러한 여성 복서를 실제로 알고 있다. 그는 바로 이인영. 한국최초로 세계챔피언에 오른 여성복서다. 이인영은 이 영화의 주인공 매기와 닮은 면과 다른 면을 모두 가지고 있는데, 우선 닮은 점을 찾자면, 서른이 넘은 나이에 복싱이라는 험한 스포츠에 도전한 이상한 여자라는 점이다. 둘 모두 헝그리 복서라 불릴만한 여건에서 오로지 복싱이 좋아서, 밥만 먹고 복싱만 할 수 있다면 행복하다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다. 매기는 세계챔피언을 향한 과정에서 상대 선수의 반칙에 의해 치명적인 부상을 입고 복싱에의 꿈을 완전히 접게 되지만, 이인영은 세계챔피언까지 오르지만, 자기관리부족과 알코올중독이라는 치명적인 병을 이기지 못하고 좌초하고 만다.

"Tough aint enough" 프랭키와 박현성


자신을 찾아와 복싱을 가르쳐달라는 매기에게 프랭키는 자신은 여성은 가르치지 않는다며 거절한다. 매기가 자신이 꽤 터프 하다고 하자, 프랭키가 던지는 말, "Girly, tough, aint enough.(아가씨, 터프한 게 전부는 아냐)" 이 영화의 잊혀지지 않는 대사 중 하나다.

복싱이 주먹으로 치고 받으며 거칠게 몰아붙이기만 하면 되는 것으로 아는 복싱 문외한들의 몰상식을 대할 때 복싱을 사랑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이 말을 던지고 싶을 것이다. 복싱을 진심으로 사랑하는 사람들의 이야기.

이 영화의 늙은 복싱 트레이너 프랭키와 비슷한 사람을 우리는 또 알고 있다. 피닉스 박현성. 프랭키가 자신이 키웠던 선수가 자신의 품을 떠나가는 아픔을 경험한 것처럼, 피닉스 박현성도 비슷한 경험을 했다. 그리고 박현성도 현재 민현미라는 여자복서를 열심히 트레이닝 하고 있다. 다만 우리는 이 영화와는 다르게 박현성과 민현미의 이야기가 해피엔딩으로 이어가 주길 기대하는 것이다.

모쿠슈라, 나의 소중한 혈육


이 영화는 한 늙고 외로운 복싱 트레이너(프랭키)와 서른이 넘은 늦은 나이에 복싱선수가 되겠다는 한 여성복서(매기)의 이야기다. 그리고 그 매개체가 복싱이라는 참으로 단순해 보이는 스포츠다.

여성복서로서 승승장구하던 매기는 자신의 가족에게 금전적인 지원을 통해 사랑을 표현하지만, 탐욕스러운 가족들은 이미 가족이 아니었다. 절망한 매기에게 남은 것은 자신의 트레이너 프랭키. 프랭키 또한 친딸이 있으나, 사랑을 주고받는 평범한 부녀관계를 유지하지 못한 상태에서 매기만이 친딸처럼 생각하는 가족이었던 것이다. 그러므로 이 두 사람에게는 서로가 서로에게 유일한 혈육이었던 것이다. 가족 붕괴가 이야기되는 현대사회에서 가족의 존재의미라고 할 수 있는 사랑의 소중함을 다시 한번 일깨워주는 영화, 밀리언 달러 베이비. 이 영화를 보고 나면 누구나 자신의 소중한 혈육, 모쿠슈라의 얼굴을 다시 한번 떠올리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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