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면주, 가드를 올려라 -코마GP헤비급리뷰

한국입식타격기의 한계와 희망 동시에 드러내
12월22일 벌어진 코마GP 헤비급토너먼트대회는 한국입식타격기의 한계와 가능성을 동시에 보여준 대회였다. 우선 대부분의 시합에 이변이 없었다.
가장 강력한 우승후보로 꼽히던 폴 슬로윈스키가 예상대로 우승했고, 결승에서 슬로윈스키를 상대한 선수는 국내선수가 아닌 일본의 니무라 유키였다. 한국 입식타격기의 간판스타로 꼽히는 이면주와 김신겸이 모두 니무라 유키, 슬로윈스키에게 침몰하며 실력의 한계를 드러냈다. 한국의 입식타격계가 K-1 정상급 수준에 오르기까지는 갈길이 멀다는 것을 이번 대회를 통해 다시한번 확인 할 수 있었다.
그러나 이번 대회는 내용면에서는 매우 재미있고 볼만했다. 단조로운 로우킥에 의한 데미지 축적과 상대선수와의 클린치로 인한 경기의 느슨함 등으로 입식타격기(킥복싱)가 재미없다는 편견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에게는 이번 대회가 입식타격기의 화끈함을 제대로 느낄 수 있는 기회가 되었다.
이번 대회에 있었던 경기들의 내용을 짚어본다.
-슬로윈스키의 위력, 확인
슬로윈스키의 매서운 눈매
▲1경기 설보경 VS 폴 슬로윈스키
현격한 실력차를 보여준 경기. 설보경은 제대로된 공격한번 펼치지 못했고, 슬로윈스키는 펀치, 하이킥, 로우킥 등 다양한 공격을 퍼부었다. 결국 1라운드 54초만에 설보경은 백기를 들고 말았다.
대회 전부터 우승후보 0순위로 꼽히던 슬로윈스키의 위력이 기대이상이었음을 보여준 경기였다.
-입식타격기의 강력함을 보여주다
▲2경기 김신겸 VS 나무진
한국 입식타격계 헤비급 강자를 꼽을 때 항상 빠지지 않는 김신겸과 스피릿MC 미들급 챔피언 출신인 나무진의 대결. 대회 룰이 입식타격기인만큼 김신겸의 우세가 예상되었고, 시합은 예상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
나무진의 펀치가 때때로 김신겸에게 적중되기도 했으나, 노련한 김신겸을 제압할 수는 없었다. 김신겸의 강력한 카운터 펀치가 나무진에게 적중되면서 나무진이 휘청거렸고, 승기를 잡은 김신겸은 펀치러쉬 파상공격을 퍼부어 나무진을 다운시켰다. 나무진은 일어나서 다시 시합을 했으나, 또 다시 다운되며 경기가 종료.
-불타오르지 못한 불사조
▲3경기 박현성 VS 니무라
불사조 박현성과 최홍만의 스파링 파트너로 알려진 일본의 니무라 유키의 대결. 체중차이가 25kg이나 나는 대결이었기에 처음부터 제대로된 대결이라고 하기에는 무리가 있었다. 서브미션대회도 아닌 입식타격기에서 체중차이는 결정적이라고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도 박현성의 파이팅은 돋보였다. 일본 신공수 헤비급 챔피언 출신의 니무라 유키를 맞아 전혀 물러섬이 없는 화끈한 파이팅을 선보이며 불사조라는 이름값을 했다. 기술면에서는 니무라를 압도했다. 그러나 니무라를 제압할 만큼의 기술차이가 난 것은 아니었다.
체력과 힘에서 우월한 니무라는 박현성의 노련한 경기운영에 말려들지 않았고, 위력적인 펀치를 앞세워 1라운드에서 박현성을 한차례 다운시키며 주도권을 잡았다. 2라운드에서도 기술의 박현성과 힘의 니무라의 대결이 이어졌고 니무라의 힘에 박현성이 조금씩 밀려가는 모습을 보였다.
결국 3라운드 시작과 함께 박현성측에서 타월을 던지면서 경기가 종료됐다.
코마GP의 헤비급 한계체중이 75kg이므로 체중 78kg인 박현성이 헤비급으로 출전하는 것에 문제는 없지만, 박현성을 제외한 다른 선수들의 평균체중이 90kg을 넘는 상황에서 헤비급 한계체중이 75kg이라는 것은 재고해봐야 한다는 것을 느끼게 해준 시합이었다.
-한국판 레이세포와 마크헌트의 대결
▲4경기 이면주 VS 문보람
한국 입식타격기 헤비급의 최강 이면주와 떠오르는 신예 문보람의 대결. 문보람은 임준수의 불참으로 리저브파이터에서 8강 시합에 참가하는 행운을 얻었다.
국내최강이라는 평가에 걸맞게 이면주의 기량은 문보람에 비해서는 한수 위였다. 그러나 김재영을 꺽은 경험을 가지고있는 문보람의 실력 또한 그리 호락호락 한 것은 분명 아니었다. 1라운드에서는 이면주가 약간 우세한 모습을 보였다.
2라운드에는 근래 보기드문 화끈한 펀치 축제가 펼쳐졌다. 이면주와 문보람은 서로 방어는 하지 않고 상대방의 얼굴에 펀치를 퍼부으며 관중들을 열광시켰다. 마치 레이세포와 마크헌트의 대결을 연상시켰다. 두선수의 난타전은 3라운드까지 이어졌으며 승패는 판정으로 갈렸다.
결과는 29대 29, 29대 29, 29대 28, 1점 차이로 이면주의 승리였다.
-로우킥의 위력
▲준결승 1경기 슬로윈스키 VS 김신겸
김신겸은 대회전 인터뷰에서 많이 맞더라도 화끈한 승부를 펼치겠다고 한 바 있다. 그 말처럼 슬로윈스키를 맞아 김신겸은 유효타를 적중시키며 슬로윈스키를 당황시키는 듯 했다. 그러나 슬로윈스키는 50전이 넘는 경험을 가지고 있는 선수.
나이는 많지않지만, 그정도에 흔들릴 선수가 아니었다. 위력적인 하이킥, 로우킥을 앞세워 김신겸을 1라운드에서 한차례 다운시킨 슬로윈스키는 2라운드 초반 위력적인 로우킥으로 김신겸을 침몰시켰다.
슬로윈스키의 로우킥은 국내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킥이었다. 흡사 어네스트 후스트를 연상시킬 정도였다.
-이면주, 가드를 올려라
▲준결승 2경기 이면주 VS 니무라 유키
니무라는 강했다. 무게가 실린 위력적인 펀치를 주무기로 하는 니무라는 한국 헤비급 최강이라는 이면주를 맞아 한 수 위의 실력을 보여줬다. 이면주의 고질적인 약점이라고 할 수 있는 방어가 부족하다는 것, 가드가 올라가지 않는다는 것을 이번 시합에서도 다시한번 여실히 보여줬다.
전 시합인 문보람과의 대결에서도 이면주는 맞지 않아도 되는 펀치를 허용해가며 힘겹게 준결승에 올라왔다. 이면주의 맷집은 자타가 공인하는 국내최고지만, 매에는 장사가 없다는 말을 확인하게 되는 시합이었다.
1라운드에서 두차례나 다운을 뺏긴 이면주는 2라운드 시작하자마자 니무라의 펀치를 견디지 못하고 KO된다. 한국 헤비급 챔피언의 한계가 드러난 순간이었다.
-슬로윈스키, 국내 헤비급 빅4 모두 제압
슬로윈스키의 로우킥
▲결승전 슬로윈스키 VS 니무라 유키
두 선수 모두 KO행진을 이어가며 결승에 올랐다. 킥의 슬로윈스키, 펀치의 니무라 유키의 대결이었다. 니무라의 펀치도 위력적이긴 했지만, 슬로윈스키의 킥, 특히 로우킥은 일류 수준이었다. 김신겸과 마찬가지로 니무라 유키도 슬로윈스키의 로우킥을 견디지 못하고 2라운드만에 무너지고 만다. 슬로윈스키가 우승한다는 예상이 정확히 실현된 순간이었다.
슬로윈스키는 유양래, 곽윤섭을 이긴데 이어 이번 대회에서 김신겸을 꺽었고, 이면주를 누른 니무라를 이겼으니 국내 헤비급 빅4를 모두 제압한 셈이다.
경기 후 인터뷰에서 슬로윈스키는 "내년 대회에서는 더 업그레이드된 실력을 가지고 찾아올테니 한국선수들은 보다 더 노력해야 할 것"이라는 말을 남겼다. 슬로윈스키의 모습은 조만간 K-1 본 무대에서 다시 만나게 되리라는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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