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토사설- 精力善用
도장수련생들 시합위주의 정력낭비 심각
얼마전 일선 도장의 수련생이 주말이 너무 바쁘다고 이야기한 적이 있다. 1년에 시합을 10여차례 출전하고 시합을 위한 합동훈련까지 한다고 한다. 수련경력이 3년차로 처음 도장을 입문할때는 건강을 위하고 자신감을 얻기위해 시작했는데, 지금은 도장대표선수로 도장이름을 위해 시합에 출전하는 처지가 됐다며 하소연 아닌 불만을 토로했다.
무도인들에 잘 알려진 문구로‘정력선용(精力善用)’이라는 말이 있다. 여기서 정력(精力)이라 함은 신체와 정신을 구지 구분하지 않은 심신(心身) 두 가지의 생명력으로 전체로서 나타나는 인간의 힘으로 표현할 수 있다. 따라서 정력의 쓰임새에 따라 다양한 형태의 인간을 나타내는 것이다. 음악인, 화가, 무도인 등 다양한 인간들의 정력표현으로 우리 사회에서 어느 곳이든 존재한다. 또 ‘선용(善用)’이라함은 ‘최선의 활용’으로 좋은 결과를 위해 보다 적당한 수단으로 그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쓰는 것이며, 힘을 낭비하지 않고 유효하게 쓰는 것을 말한다.
국내에 산재된 무술단체나 명칭은 무려 900여개에 이른다. 아마도 전세계에 우리나라와 같은 면적에서 이렇게 많은 무술들이 존재하는 곳은 없을 것이다. 무도수련이 몸의 교육이라는 측면을 고려한다면 정말 한심하기 그지없다. 이런 가운데 대중화의 목적으로 각종 시합을 만들어 마치 무도가 경쟁적 스포츠로 변해야 발전하는 듯 한 이미지를 심고 있다. 특히 제도권내의 무도들은 더욱 그 비중이 커지고 있어 일반 수련생들에게 자칫 무도의 순수성을 잃게 하는 것은 아닌지 걱정이 앞선다.
현대인들이 무도를 수련하기 위해 찾는 이유는 웰빙의 분위기를 자신의 몸을 건강하게 해 보겠다는 일련의 투자(?)다. 하지만 많은 시간을 투자해 수련하고 있는 수련생들은 주중 수련시간이나 주말이면 곤욕스럽다. 무도수련을 위해 찾은 도장이 각종 시합에 출전하는 선수를 육성하는 장소로 둔갑했기 때문이다. 주말마다 지역 도장간의 시합, 시도대회와 같은 지역대회, 생활체육대회와 같은 특정목적 대회, 심지어 전국대회까지 출전하는 등 몸을 단련하고 수련하는 것이 아닌 시합을 위한 공간으로 변하고 있다.
일부 무도지도자들, 관장이나 사범들의 사욕으로 가득 찬 현실 때문에 순수 무도수련생을 서구의 입맛으로 만들어진 경기장으로 내 몰고 있는 것이다. 40세가 넘은 수련생도 시합에 출전해 입상메달이 마치 최고의 목표인 냥 수련에 매진하고 있고, 어린 초등학생들마저도 쉴 새 없는 주말 시합에 출전해 자신의 무력(武力)이 마치 경기력인 냥 집중하고 있다. 이처럼 우리 무도계는 정력(精力)을 낭비하고 있다. 무도인으로서 무도를 수련하는 ‘정력선용(精力善用)’이 아닌 또 다른 이득을 위한 것으로 악용되고 있는 셈이다.
무도수련은 자신의 몸을 가장 유효하게 활동하는데 있다. 무도에서의 적절한 몸의 활용은 무도를 수련하는 도장을 벗어나 일상생활에서도 유효하게 사용할 수 있는 법을 배우는 것이다. 하지만 앞서 말한 것처럼 무도수련이 곧 시합에만 매진하는 수단이 돼 버린다면 무도가 지닌 원래의 ‘정력선용(精力善用)’과는 거리가 멀 것이다.
따라서 일선 지도자들은 도장 수련생들이 무도를 수련하는 이유가 무엇이고, 수련과정중에 무엇을 요구하는지를 면밀히 검토할 필요가 있다. 일부 지도자들의 무도수련에 대한 잘못된 인식이 자칫 무도본질을 상실케 해서는 안 될 것이다. 또한, 지도자를 양성하는 각 무도단체들 역시 경기지도자와 생활체육지도자에 대해 차별화된 교육을 실시해 일선 생활체육무도수련 활성화를 위해 적극적인 관심과 노력이 있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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