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밌는 태권도’를 위한 경기 룰 개정, 한방에 10점?

2008년 베이징 올림픽, 박진감 넘치는 태권도를 만들기 위한 경기 룰 개정 작업 한창.

제17회 세계선수권대회 대회 장면
“태권도! 과연 어떻게 해야 재미있을까?”
공중 삼단옆차기로 상대방을 다운 시켜 10점을 얻는다면, 과연 태권도가 재밌고 박진감이 넘친다고 할 수 있을까?
최근 세계태권도연맹(총재 조정원, WTF) 기술위원회(위원장 고의민, 이하 위원회)는 내년 세계청소년선수권을 앞두고 경기 룰 개정작업에 한창이다. 고의민 기술위원장은 지난 21일 국기원 연수원 강의실에게 아시아태권도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재미있고 박진감 넘치는 경기 룰 개정안”에 대한 기능회의를 주재했다.
이날 회의에는 고의민 기술위원장과 김홍기 심판위원장(집행위원), 김영철 아시아연맹 기술심의의장, 심명구 KTA심판분과위원장 등 20여명의 국내 상임심판, 교수, 해외사범들이 참석했다.
고의민 위원장은 “북경올림픽에서 태권도가 다시 태어나지 못한다면, 2016년 올림픽에 태권도는 없다”면서 “이 자리에 참석한 각계 전문가들의 의견을 수렴해 추후 경기 룰 개정에 반영할 것”이라며 회의를 시작했다.
회의 시작과 함께 참석자 대부분은 지난 4월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처음 시행한 ‘서든데스’에 대한 문제점과 보완사항에 대한 의견이 분분했다. 박수현 국제심판은 “당시 스페인 세계대회가 시작된 첫날 오후에 갑자기 서든데스를 적용해 선수와 지도자 심판들 모두가 혼란스러웠다”며 “특히 득점을 많이 올린 선수일지라도 경고가 누적되면 동점으로 인정해 서든데스까지 가는 경기가 비일비재했다”고 당시 상황을 밝혔다. 이어 “이 경우 주심의 권한이 대폭 상향돼 오심의 우려도 높다”면서 “서든데스를 적용하되 높은 점수를 올린 선수가 이기(다득점 우위승)는 경기로 재개정 하자”고 주장했다.
다른 국제심판은 “양선수가 동시에 가격했을 때 아무리 오래된 경력심판이라도 선취득점을 올린 선수를 구별하기에는 사실상 한계가 있다”며 “명확한 판정을 위해서는 슬로우 모션 비디오 판독 등을 이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종관 국기원 연수원 연구부장은 “현재 경기에서 경고 1개는 아무런 의미가 없다”며 “경고 1개가 -0.5점으로 인정, 경고로 승패가 좌우될 수 있도록 하자”고 제안했다.
정국현 교수(한국체대, KBS 해설위원)는 “WTF의 신뢰성에 대한 검토가 이뤄져야 한다”고 전제한 뒤 “경기의 흥미성과 박진감을 끌어내기 위해서는 서든데스를 계속 유지하고, IOC 허용기준에 문제가 없다면 헤드기어를 없애는 방안과 몸통보호대의 재질도 얇게 변경해 스탠딩 다운도 자주 나올 수 있도록 하자”고 제안했다. 이에 대해 박현섭 국기원 연수원 교학처장은 “선수의 안전도가 최우선되어야 한다”며 정 교수의 의견에 반박했다.
이범주 사범(벨기에)은 “태권도가 액션스포츠로 일반 관중들에게 흥미를 주기위해서는 큰 틀의 변화를 시도해 불필요한 수신호를 제거(오버 시그널)하고 경기규칙 또한 간단명료하게 해 일반관중들에게 경기를 보다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하자”고 제안했다.
경기규칙 최종 개정안, 내년 집행위원 총회에 상정

국기원 연수원 강의실에서 회의가 진행되고 있다.
현장에서 임시 회의진행을 맡은 김세혁 부위원장은 각 참석자들의 건의안을 들은 후, 경기규칙을 변경하는데 보다 실질적이고 차별화된 의견을 제시해 줄 것을 패널들에게 당부했다. 그러나 각자의 분분한 의견은 계속되었다.정국현 교수는 신체부위별과 기술부위별 득점을 확대하자 즉 차등 득점제를 확대하자는 의견을 제시했다. 전정광 KTA 상임심판은 고의로 넘어지는 행위에 대해서는 감점 사항으로 강력하게 조치하자. 박수현 국제심판은 경기장 축소(가로-세로 12M->10M)에 따른 주심의 경고사항 등의 전반적인 수정이 되어야 한다. 김기용 국제심판은 득점이 아닌데도 인정된 득점에 대해서는 시정될 수 있도록 하자. 또 다른 국제심판은 “일반인들에게 호응을 얻기 위해서는 보다 쉬운 경기규칙이 만들어져야 한다”며 “경기규칙을 간단명료하게 하자”고 제안. 이어 “세계연맹에서는 이와 별도로 경기규칙을 일반인들에게 다양한 방법을 통해 홍보활동을 전개해야할 필요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날 기능회의는 약2시간에 걸쳐 참석자들의 의견을 중심으로 진행되었다. 고의민 위원장은 “오늘 회의를 통해 접수된 개정안은 추후 각 대륙별 기능회의 개정안과 포함해 충분히 검토 후 개정작업에 반영할 것”이라고 밝혔다. 경기규칙 최종 개정안은 내년 세계청소년선수권대회를 앞두고 열리는 집행위원 총회에 상정될 전망이다.
이날 기능회의는 참석자들의 다양한 의견이 제시되었다. 하지만 참석자 대부분은 국내에서 활동 중인 심판들이 대부분 차지, 객관적인 개정 건의안을 수렴하는데 다소 아쉬움을 남겼다. 경기를 치루기 위해서는 선수와 지도자가 있어야 하는데, 이날의 주연은 심판이라는 점에서 전반적인 요구사항이 포괄적이지 못한다는 것. 향후 경기 룰 개정에 있어서 선수들과 지도자, 이를 판정하는 심판들 모두의 의견이 조합돼 2007년 세계선수권대회와 2008베이징올림픽에서는 만인이 기대하는 박진감 넘치고 공명정대한 대회가 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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