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권도는 프로화 되어야한다

현재의 태권도는 프로화 되어있지 않다. 비록 올림픽 정식종목으로 채택되었다 하더라도 그것은 어디까지나 아마츄어적인 것이지 프로화 된 것은 아니다.
프로화라는 것은 현대 격투계에서는 하나의 주류이다. 대부분의 격투기들은 이미 프로화의 길로 접어들었다. 그러나 태권도의 프로화는 대단히 미진한 상태이다.
태권도의 프로화라 함은 단순히 프로태권도라는 명칭을 만들어 낸다고 해서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다. 프로란 직업적인 것을 의미한다. 프로태권도가 만들어지고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그에 따른 경제적인 뒷받침이 있어야 한다.
경제적인 뒷받침이 없다면 아무리 프로태권도를 만들고 또한 활성화시킨다 하여도 얇은 선수층 때문에 어려움을 극복할 수 없을 것이다.
동양계 무술들은 프로화라는 말이 별로 좋은 감정을 갖고 있지 않는 경향이 있다. 고지식한 보수세력은 프로화 된다는 것이 마치 무술자체가 돈에 팔려 다닌다는 인상을 받게 될 것이다.
그러나 이것은 지극히 잘못된 생각이다. 프로화는 무술의 발전에 좋은 영향을 미친다. 현대의 복싱이 격투기의 대명사로 자리잡게 된 것은 빠른 프로화와 막강한 경제적 뒷받침이 있기에 가능하였던 것이다.
프로화는 현대 무술에 있어서 거부할 수 없는 커다란 주류이다. 그렇다면 현재의 태권도가 프로화 되기 위한 방안을 한번 살펴보자.
첫째는 경기방식의 전환이다. 현재의 태권도경기는 아마츄어를 위한 것이다. 그 흔한 수기조차도 잘 구경할 수 없는 경기다. 안면공격은 아예 금지되어 있다. 이러한 것들을 그대로 둔채 프로화 시킨다면 아마츄어 경기와 아무런 차이가 없을 것이다.
따라서 수기에 의한 안면공격을 허용하여야 한다. 또한 매트에서 벗어나 링이라는 새로운 공간을 마련하여야 할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경기방식의 전환이 이루어졌다고 해서 끝나는 것은 아니다.
태권도 자체적으로도 이를 위한 노력이 있어야 한다. 예전 방송을 통해 프로태권도경기를 시청한 분들은 그 경기의 수준이 실망감을 감추지 못했을 것이다. 이는 단순히 룰과 장소가 바뀌었기 때문만은 아니다.
간단한 예를 들어보자. 수기에 의한 안면공격이 허용되면 당연히 글러브가 도입된다. 글러브만 도입하면 끝이라고 생각하는 것이 큰 문제이다. 글러브를 착용한 상태와 맨손인 상태에서의 공격 패턴은 확실한 구분이 있다.
맨손을 전재로 한 태권도의 수기들은 상대방의 가드에 대한 인식이 부족하다. 또한 태권도의 수비기술들은 글러브를 전재로 하고 있지 않다. 글러브를 착용하면 상황은 완전히 달라진다.
면적이 넓은 글러브로 인해 가드 반경은 대폭 증가되고 따라서 상대방의 가드를 파고드는 태권도의 수기들은 쉽게 막혀버린다. 또한 글러브만으로도 충분히 상대방의 수기를 가드 해낼 수 있게 된다.
즉 수기자체가 완전히 변화해 버린다는 것이다. 따라서 글러브를 도입하면 현재와는 약간 다른 수기의 수련이 필요하게 된다. 이러한 것은 이미 일본의 공수도가 경험하였던 것이다.
세계적인 이종격투전의 하나인 K-1에 출전한 공수도 선수들이 초기에 이러한 점을 미리 인식하지 못하여 고전한 것이 그 단적인 예이다. 족기면에서는 태권도가 앞설지 모르나 수기면에서는 확실히 공수도가 앞선다.
몇몇 전문가들은 공수도의 수기가 갖는 공격력이 복싱에 필적한다고까지 평가한 바 있다. 이러한 공수도조차도 글러브에 적응하지 못해 큰 낭패를 본적이 있다. 따라서 글러브의 도입에 따른 수련의 변화를 가져와야 한다.
이것은 비단 수기에만 한정된 것은 아니다. 족기나 움직임에서도 마찬가지이다. 링이란 협소한 공간에서 경기를 진행할 경우 예의 태권도경기에서 볼 수 있었던 큰 기술들은 그 효용성이 줄어든다.
현재의 태권도경기에서 큰 기술을 구사할 수 있는 이유는 공격자와 방어자 모두 회피를 위한 충분한 공간을 가지고 있게 때문이다. 방어자는 얼마든지 물러설 여유가 있고 공격자는 실패할 경우에도 충분한 회피의 공간을 확보할 수 있다.
이것은 작은 차이 같지만 실상은 아주 크다. 충분한 공간의 확보는 활주에 의한 공격을 가능케 하고 활주는 파괴력과 함께 보는 이로 하여금 호쾌함을 느끼게 한다.
그러나 링이란 공간은 그리 넓지가 못하다. 따라서 활주에 의한 공격은 줄어들고 단순히 서있는 상태에서의 공격이 주류를 이루는 방향으로 전환되기 마련이다.
또한 움직임에도 큰 변화를 주게 되는데 백스탭의 효용가치는 극히 떨어지고 대신 사이드스탭의 효용성이 극대화된다. 대부분의 입식 타격계 이종격투전이 킥복싱스타일과 비슷하게 진행된다는 것은 아마 모두들 느끼는 사실일 것이다.
그 이유는 위와 같다. 킥복싱스타일이 링 위에서의 글러브 전에 가장 이상적인 형태로 발전해 왔기 때문인 것이다.

둘째는 인식의 전환이다. 프로태권도경기가 만들어진다고 해서 태권도 자체가 프로와 아마츄어로 구분된다고 생각한다는 것은 잘못된 것이다.
프로화된 경기가 존재한다고 해서 태권도자체를 프로화시킬 필요는 없다. 이것은 아주 중요한 것이다. 간단하게 말하자면 경기에 참가하는 선수들은 프로화되어 있으나 태권도자체는 여전히 아마츄어리즘을 추구한다는 것이다.
즉 선수들은 여전히 전통적인 태권도를 수련한다. 다만 약간 차별화 된 수련을 덧붙일 뿐이다. 반면 경기는 프로적인면을 강조한다.
글러브의 도입과 안면공격의 허용, 링의 체용, 포인트판정의 변화, 10카운트의 KO제와 쓰리 녹아웃제도 같은 것을 도입한다. 이러한 프로경기는 태권도선수들에게 큰 도움이 된다.
수련과 아마대회의 참가, 그리고 프로대회의 참가라는 루트가 확실하게 형성되는 것이다. 또한 태권도는 그 전통성을 잃는 일이 없으므로 무술로써의 길을 계속해서 걸을 수 있는 것이다.
복싱처럼 프로와 아마츄어를 완전히 구분할 필요는 없는 것이다. 복싱의 경우에는 어디까지는 서양의 인식체계에 기반을 둔 것이다. 동양의 대표적인 무술인 태권도는 동양의 인식체계에 걸맞게 프로화 되어가야 하는 것이다.
위와 같은 것들이 이루어진다면 대중들도 프로태권도경기에 관심을 가지게 될 것이다. 어느 면에서도 프로복싱에 못한 구석이 없다. 단조로운 수기만을 계속하는 프로복싱과는 달리 수기와 족기가 균형을 이루는 프로태권도경기는 국내뿐 아니라 국외에서도 큰 인기를 거두리라 생각된다.
태권도가 가지는 다채로움과 프로복싱에서 볼 수 있는 호쾌함을 겸비한 경기를 발전할 수 있다. 한국은 프로격투기전을 치르는데 이상적인 조건을 갖춘 지역이다. 전통적인 무술들이 많고 주변의 국가들도 모두 무술의 종주국들이다.
만약 태권도가 프로화된다면 지금의 태권도가 가진 명성의 이상의 것을 얻어낼 수 있다. 태권도가 세계화되었다면 그에 걸맞은 대회가 필요하다. 아마츄어적인 올림픽에 만족해서는 안 된다.
올림픽 축구결승과 월드컵 결승 중 어느 것이 더 권위 있다고 생각하는가? 태권도가 세계화되었다면 올림픽을 능가하는 권위를 지닌 태권도 경기가 필요하다. 이것이야말로 태권도의 권위를 굳건히 하는 가장 좋은 방법의 하나일 것이다.


댓글 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