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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nt color =#3356ef><b></b></font> '체험 극과 극', "You are crazy"


3월 9일 이동 그리고 또 이동



아침에 일찍 나와서 지금은 버스터미널이다. 이곳 현지인들과 같은 버스에 몸을 싣고 같은 장소를 간다는 사실. 이것이 바로 참 여행이 아닐까 한다.

캔쿤을 가기 위해서는 멕시코 시티까지 6시간을 가야 한다. 그리고 캔쿤까지 22시간을 더. 하이구∼ 돈이 없는 관계로 버스에서 28시간을 묶여 있어야 한다. 돈이 있으면 비행기로 날아가련만. 아∼ 두렵다. 버스를 탄다는 것이...

고단한 하루가 예상된다. 지난 며칠간 좋은 사람을 많이 만났다. 이젠 그 어떤 누구를 만나게 될까?

과나화또에서 멕시코시티로 가는 버스는 시골 구석구석을 누볐다. 어릴 적 어머니, 아버지 따라서 시골 할머니 집을 가던 정경과 비슷했다. 먼지를 뿌옇게 일으키며 달리는 버스. 그 때도 그랬다. 아∼ 멀미난다.

저녁 7시 50분 멕시코시티에 도착했다. 확실히 큰 도시라서 그런지 사람도 북적거리고 얼굴도 시골 사람들보다 굳어 있는 듯하다. 위험하다는 말을 많이 들어서인지 실제로 위험하다는 생각이 든다.

멕시코 시티는 알아주는 유적지가 많이 있는 곳이다. 전에 과달라하라에서 만났던 멕시칸 커플(그들은 멕시칸 시티에 거주한다)과 만날 생각도 했지만 왠지 대도시의 여행은 별로 내키지 않는다.

큰 도시는 단지 큰 도시이기 때문이다. 아무리 볼거리가 많아도 사람들과의 정을 느낄 수 없는 곳이라면 관광지로서의 매력 또한 없기 때문이다.

이제 멕시코 시티 터미널에서 버스를 갈아 타야한다. 버스터미널에서 다시 버스터미널로 이동. 생각만 해도 멀미난다.

멕시코 시티 지하철 역 안에서 따뽀(버스터미널 이름) 하는 내 소리에 일시적으로 정적이 감돌았다. 지하철역을 메운 그 많은 사람들이 모두 날 쳐다보았다. 상투적인 말로 동물원의 원숭이가 된 기분이 들었다.

서울의 지하철을 무색하게 할 정도로 붐빈 지하철역에서 모르긴 모르지만 난 유일한 동양인으로 등에는 커다란 배낭을 가슴에는 작은 배낭을 짊어지고 있는 나의 모습은 그들에게는 굉장히 특이했나 보다. 하긴 그러한 배낭이 없어도 원래 특이하게 생긴 나 아닌가

럴수럴수 이럴수가∼∼∼∼어렵게 따뽀에 도착했건만 캔쿤 가는 버스가 없단다. 우짤까나. 우짤까나. 아∼아∼아∼

하늘이 무너져도 솟아날 구멍은 있는 법. 생각지도 못했는데 18시간 거리의 채투말이란 곳으로 먼저 가기로 했다. 채투말에서 다시 캔쿤으로 이동할 생각이다. 조금은 돌아가는 길이지만 그렇다고 이곳 멕시코 시티에서 하루를 허비할 수는 없다.

이쯤에서 버스가 18시간 가면 운전사는 어떻게 운전할까?하는 의구심이 들것이다. 답은? 운전사가 둘. 하나는 짐칸 트렁크에서 자고 하나는 운전을 한다. 짐칸에서 사람이 나오는 것을 보고 깜짝 놀랐다. 놀라운 직업정신이다.

버스 안에서도 난 평소처럼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손짓 발짓으로 대화도 나누고 놀라운 붙임성으로 사과도 얻어먹었다. 나의 근성이 발휘되는 순간이었다. 친구의 말이 생각났다. 넌 어디다 내놔도 굶어죽지는 않을 거야.
18시간이란 시간은 버스 안에서 영화도 보고 여느 때처럼 날 신기하게 생각하는 사람들과 몸짓으로 대화를 나누는 사이 생각보다 훨씬 빨리 흘렀다.

할 일이 많지 않은 버스 안에서는 항상 이런 저런 많은 생각이 든다. 내 어린 시절부터 전에는 한 번도 생각나지 않았던 작은 일들까지. 한 곳에 묶여 있기 때문일까?

어쨌든 난 나 자신을 돌아 볼 기회를 갖았다. 특히 부모님에 대한 생각이 간절하다. 하나 둘 늘어가는 흰머리와 주름살과 고생하시는 모습.

왜 항상 여행을 오면 부모님 생각이 더 나는 것일까? 어렸을 땐 순수한 마음으로 부모님을 기쁘게 해드린 적도 있었던 것 같은데.

이제는 내가 보답할 차례인데... 잘 해야지라는 말이 머릿속을 맴돈다. 여행 나오면 애국자와 효자가 된다더니...
3월 10일 버스 안에서 아침해를...



떠오르는 해를 버스 안에서 맞이했다. 아침을 버스 안에서라... 인생에서 이런 경험을 언제 또 하랴. 아침에 버스는 정류장에서 정차했다.

난 여느 때처럼 휴식 시간인줄 알고 화장실을 갔다. 볼일을 보고 버스 있던 장소로 오니 세상에 버스가 없어졌다. 여권을 포함한 모든 짐이 버스 안에 있는데...

난 여기저기를 미친 듯이 뛰어다녔다. 그래도 버스를 찾지는 못했다. 별의 별 생각이 다 들었다. 우쩐다냐∼란 걱정과 그냥 확 멕시코 총각이 되어봐? 생긴 것도 멕시칸이랑 비슷한데란 똥배짱도 생겼다.

난 "부쓰, 부쓰(그들은 버스를 부쓰라 부른다), 채투말, 채투말"을 외치며 다녔다. 나의 완벽한 스페인어 구사(?)는 모든 사람들을 내가 어떤 상황에 놓여 있는지 이해시켰다.

고맙게도 그중 한 명이 다가와 버스는 지금 주유소에 있다고 알려주었다. 오, 감사합니다. 십년 감수했다란 말을 실감했다. 나중에 알았지만 아침 식사하라고 버스가 약 40분간을 정차했던 거였다.

채투말에 도착해서 어느 캐나다인을 만났다. 그의 말에 따르면 채투말은 과테말라의 접경 지역으로 무역을 위한 도시이지 관광지는 아니라며 마야 유적지로 유명한 쁠레야 델 까르멘을 방문하는 것이 좋을 거라고 했다.

나는 그의 말을 따라 캔쿤으로 가기 전에 쁠레야 델 까르멘이란 곳을 먼저 방문하기로 했다. 다행히 쁠레야 델 까르멘은 캔쿤 가는 길목에 있기 때문에 계획에는 큰 문제가 없을 것 같았다.

모든 것이 내 맘과 같이 되지는 않는다는 사실이 꼭 인생과 같다는 생각을 해본다. 다시 5시간을 버스에서 보내야한다. 자 가자!! 쁠레야 델 까르멘(발음도 어렵다)으로...
3월 11일 멕시코 하늘 아래 울려퍼진 애국가



새벽 12시 반에 장장 30시간의 버스여행 끝에 목적지인 쁠레야 델 까르멘에 도착했다. "캬∼ 몸이 축난다 축나."

도착해서 유스호스텔로 곧장 갔다. 이게 또 웬일인가? 또 방이 없단다. 새벽 2시까지 난 2,000원 정도 아끼려고 술에 취한 멕시칸이 싼 방을 안내해 준다는 말만 믿고 돌아다녔다.

결과는? 술 취한 사람은 믿지 말자. 그 무거운 짐 보따리를 메고 한시간 반을 헤맨 것을 생각하면 치가 다 떨린다. 에휴, 돈이 뭔지

소문난 관광지이지만 한국인은 커녕 동양인은 눈을 씻고 봐도 없었다. 30시간의 버스여행과 1시간 반 가량의 구보로 인해 난 너무 지쳐버렸다.

난 그냥 길 한가운데에 배낭을 내려놓고 애국가를 비롯해 사랑, 두려움, 서시 등 생각나는 한국 노래를 부르기 시작했다. 사실 난 노래를 못하지만 누가 알아듣겠는가? 내가 사람이 많이 다니는 거리에서 노래를 부른다?

하하하!!! 이렇게 크게 길 한가운데에서 내가 노래를 하게될 줄은 꿈에도 생각 못했다. 그래도 내가 노래를 못한다는 사실을 처음으로 깨우쳐준 고등학교 음악 선생님께는 미안한 들었다. 왠지는 모르지만.

노래를 부르는 동안 정말 여러 나라에서 온 사람들을 만날 수 있었다. 멕시칸은 물론이고 유럽 각지에서 온 사람들이 나를 신기하게 쳐다보면서 왜 노래를 부르냐고 물었다.

왜냐고? 왜일까? 사실 나도 모르겠다. 그냥 너무 피곤해서 부르기 시작했고 이제는 내가 더 신난다. 그러다 문득 벌써 새벽 2시가 넘었는데 굳이 방을 잡아 돈을 써야하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에라, 오늘도 노숙이다. 막상 이런 생각이 들자 마음의 여유가 생겼고길가는 사람들도 내 노래를 즐기는(?)것처럼 보였다. 그렇게 1시간 정도 있었을까....
게이와의 동침(?)


아까 만났던 유럽인(어느 나라 사람인지는 기억이 나질 않는다)이 새벽 6시까지 영업하는 바를 소개해줬다. 바 안은 세계 각국에서 온 관광객들로 북적거렸고 나도 그들 사이에 끼었다. 세계인이 모인 자리에 나도 한 귀퉁이를 차지한 것이다.

거기서 어느 한 멕시칸을 만나서 얘기를 나누었다. 그가 오늘은 어디에서 묵느냐는 물음에 난 버스터미널이라 답했고 그는 나에게 미친 놈(you are crazy)이란 말을 하면서 그가 묵는 호텔에서 같이 머물라 했다.

이게 웬 떡. 혹시 게이가 아닐까?란 생각도 잠시 들었지만 사실, 버스터미널에서 자는 것보다 위험을 무릅쓰는 것이 더 낫다는 생각이 들었다.

바를 나서며 그는 나에게 넌 전혀 다른 세상을 보게 될 거야(you are going to see the different world)란 말을 했고 난 이 말을 호텔에 도착해서야 이해 할 수 있었다.

그 호텔은 정말이지 내가 영화에서만 보았던 그러한 곳이었다. 호텔은 깨끗하고 아름다운 그리고 야자나무가 있는 캐리비언 해변가를 등지고 안에는 수영장, 테니스장, 농구장 등이 갖추어져 있었다.

방도 고층으로 된 건물에 다닥다닥 붙어 있는 것이 아니라 방갈로 같이 나무로 엮은 집들이 뜰에 가득히 여기저기 널려 있는 그야말로 아주 안락하고 편안한 그리고 화려한 호텔이었다.

난 또 한번 내 자신에게 말했다. 넌 재수 좋은 놈이야. 그렇게 피곤했던 밤은 생각지도 않게 화려한 호텔에서 묵게 되었다.

난 아침 일찍 그 화려했던 다시는 내 평생에 묵을 기회가 오지 않을 듯한 호텔을 떠나 아주 싼 방이 있는 사실 방이 아니라 뜰에 텐트를 쳐 놓고 손님을 받는 그런 곳을 찾아 떠났다. 예전 TV프로가 생각난다. 체험, 극과 극

드디어 내가 머물 집을 발견하고 값을 치른 후 그야말로 편안하게 낮잠을 청했다. 비록 허름한 텐트였지만 나만의 공간이라 편안했다. 사실 어제 밤에 묵었던 호텔은 굉장히 화려했지만 얹혀 자는 입장인데다 한 침대를 둘이 나눠 써서 불편했었다.

여느 때처럼 난 오늘도 많은 사람들을 만났다. 내가 묵은 곳에는 우루과이, 영국, 캐나다, 이집트 등에서 온 내 또래의 아이들이 머물고 있었다. 그들과 같이 대낮부터 데낄라를 오렌지 쥬스와 섞어 마셨다.(멕시코에서는 데낄라를 쥬스 등 다른 음료와 섞어 먹는다) 맛은 정말 원더풀이다.

오후에는 나무에 열려있는 코코아를 따서 먹고 옅은 파란색으로 시작해서 진한 파란색으로 변하는 맑디맑은 캐리비언 비치에서 수영을 하며 오후 한 때를 보냈다.

저녁은 다른 친구들과 우루과이 친구의 기타 소리를 들으며 밤하늘에 떠 있는 별을 보았다.
세상은 참 넓다는 생각을 한다.

정말 아름다운 곳이다. 난 이 곳의 해변과 아름다운 경관도 좋지만 나와 함께 하고 있는 친구들도 좋다. 정말 아름다운 밤이다.

<다음편에 계속>

댓글 3

익명 2000.08.24
우띠.. 2000.08.30
뭐가 극과 극이라는 거지..... 그냥 놀러간 기행기아닌감...쩝...
클클 2000.09.04
여행의 목적이 뭐에요? 멕시코에 있는 태권도장을 찾아가는 거에요? 아님 기냥 베낭여행? 극과 극이란 말은 멕시코와 우리나라의 지릭적 위치를 두고 하는 말이에요? 아니면 문화적 차이...아님 시차... 모야 모야.. 제목 따로 내용 따로..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