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권도 공원 터 한반도 중심에…"
"태권도 공원 터 한반도 중심에…"
한국의 이미지는 크게 전쟁과 분단, 그리고 올림픽과 태권도에 의해 좌우된다고 할 수 있다.
이는 세계인들에게 전쟁의 폐허를 딛고 일어선 경제 신흥국이라는 인상을 주는 한편 무서운 도전정신을 가진 불퇴전의 민족이란 평가를 안겨주고 있다.
어쨌거나 우리의 강한 이미지와 좋은 전통을 살려 나가는 것은 매우 바람직한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래서 우리는 평화를 그리며 전쟁기념관을 만들었고, 유엔공원을 가꿨으며, 올림픽공원에 이어 이번에는 민족문화의 상징으로 대규모의 태권도공원을 조성하기로 했다.
이러한 일련의 프로젝트는 평화를 희구하는 민족의 얼과 민족사 속의 스포츠문화 의식을 고양한다는 측면에서 역사적인 평가를 받을 만하다.
그런데 안타까운 점은 이런 프로젝트에 외국인들은 많은 관심을 표명해온 데 비해 우리는 희미한 옛 기억처럼 잊어가고 있다는 사실이다.
6.25때 피난지였던 부산 시내 한복판에는 세계 유일의 유엔묘지 기념공원이 자리잡고 있다.
4만3천여평의 이 묘역은 세계 여러 나라에서 온 학생이나 일반 관광단의 발길이 끊이지 않지만 오히려 우리 국민에겐 관심을 끌지 못하는 인상이다.
만약 올해 들어 국책사업으로 추진하고 있는 태권도공원마저 국민에게 외면받게 되면 큰 문제라고 생각한다.
문화관광부의 기본 계획을 보면 태권도를 21세기 전략상품으로 선정, 2007년 완성목표로 2천억원을 투입해 태권도공원을 중국의 소림사에 뒤지지 않는 수련의 장이자 관광명소로 만들겠다는 것이다.
태권도공원이야말로 평화의 상징적인 자리가 돼야 한다. 태권도가 지니는 민족 문화적인 의미도 그러하려니와 명실상부한 태권도의 성지(聖地) , 세계 무도(武道) 의 중심이 돼야 하기 때문이다.
그러한 뜻에서 지금 27개 시.군에서 각각 1백만평 이상의 부지까지 제공하겠다고 나설 정도로 치열한 유치경쟁이 벌어지고 있는 것은 다행스런 일이다.
태권도공원은 과거의 발원(發源) 을 찾으려는 미약한 역사성보다 민족문화의 역량을 하나로 결집시키는 사회통합적인 의미와, 민족문화 유산인 전통무예의 세계화를 확인하는 상징성에 초점을 맞춰야 할 것 같다.
아울러 모든 미래설계는 통일이라는 대전제 아래 추진해야 한다. 그런 점에서 본다면 남북이 손을 잡고 함께 참여할 수 있는 평화의 마당으로 한반도의 중심에 자리잡는 것이 바람직할 것 같다.
요는 독립기념관 같이 현실을 외면하고 이상적인 그림만 그려서는 곤란하며 실용성을 우선적으로 고려해야 한다는 얘기다.
스포츠의 궁극적인 이상은 선린의 경쟁을 통해 평화를 이루자는 것이다. 우리는 이미 88서울올림픽에서 양분됐던 동서(東西) 를 하나로 잇는 스포츠의 위대한 힘을 확인하지 않았던가.
이제 우리는 유엔정신.올림픽정신을 이어 갈 수 있는 평화공원으로서 태권도공원을 만들어야 한다.
그래서 월드컵이 열리는 2002년 이 공원을 통과하는 남북간 평화대행진을 펼치면 얼마나 좋을까. 그날이 오면 우리는 비로소 분단의 아픔을 잊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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