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권도가 나아가야 할 방향
태권도가 나아가야 할 방향

태권도가 앞으로 과연 스포츠로 발전해야 할 것인가 또는 순수한 무도로 발전해야 할 것인가를 두고 오랜 기간 논쟁이 지속되고 있다. 그외에도 경기분야에선 나름대로 재미있는 태권도 경기를 위한 경기규칙 개정 논란이 진행돼왔고 무도분야에서도 기술 발전에 대한 이러저러한 논란이 있어왔다.
태권넷 게시판에는 이와 관련해 종종 많은 의견이 올라오고 있는데 최근 경청할 만한 글이 올라와 글쓴이의 양해를 얻어 여기에 싣는다.
태권도가 나아가야 할 방향
태권도의 양면성 가운데 어느 하나도 포기되어서는 안됩니다. 태권도는 영구히 올림픽 정식종목으로 남아야 할 스포츠이자 매우 유용한 무술이어야 합니다.
넓은 저변을 확보하고 다양한 기술을 발전시키기 위해서는 반드시 스포츠이어야 합니다. 일반인들의 생각과 달리 유도에서 가장 무서운 기술은 업어치기니 다리후리기니 서서 하는 메치기 기술이 아니라 사실은 꺾기나 조르기 같이 누워서 하는 굳히기 기술입니다.
그런데 이런 굳히기 기술은 유도가 올림픽에 채택된 이후 러시아의 전통 무술인 삼보의 영향을 받아 활발하게 사용되기 시작되었습니다. 마찬가지로 태권도의 가장 강력한 기술인 뒷차기 등의 스피디하고 파괴력 있는 기술은 경기 태권도를 통해서 발전해 왔습니다.
그러나 태권도의 무도적인 성격이 약해지면서 각종 손기술이나 무릎, 팔꿈치를 이용한 기술등은 품새에서나 볼 수 있는 기술로 퇴화하고 말았습니다. 대표급 선수들의 겨루기를 보더라도 주먹공격으로 득점을 할 수 있는 선수는 한국체대의 노현구 선수정도일 뿐입니다.
간혹 선수들의 주먹공격이 정타로 들어가도 득점으로 인정받는 경우는 거의 없습니다. 제가 대학 다니던 시절 선수들이 아닌 순수 태권도 동아리 차원의 시합이 있었는데 한 경기를 보고 충격을 받았던 적이 있었습니다.
한 학생은 나름대로 화려한 발기술을 가지고 있었고 상대편 학생은 발기술이라야 경우 허리에나 올라올 정도의 앞차기를 구사하는 학생이었습니다. 발기술이 부족한 대신에 주먹공격이 대단했습니다. 계속 접근전으로 밀어붙여 상대방의 발기술을 무력하게 하더니 주먹으로 계속 상대방의 명치와 복부를 공격해 결국에는 화려한 발기술의 학생을 케이오로 이기는 것이었습니다.
이 경기가 만약 판정으로 끝났더라면 가끔 위력 없는 발차기나 하던 학생이 엄청난 대미지를 입은 채 이겼을 것입니다. 반면 주먹공격을 하던 학생은 상대방을 그로기 상태까지 몰고 갔어도 그 잘난 발공격 한번 못한 이유로 게임을 지고 말았겠죠.

분명 태권도의 강점은 스피디하고 강한 발공격입니다. 하지만 태권도는 분명 신체의 모든 부위를 이용해서 공격과 방어를 하는 무술입니다. 그런데 지금 경기 태권도의 모습을 보면 태권도는 발로만 하는 무술입니다. 손의 역할은 그저 상대방의 발차기를 막거나 상대를 밀어내는 것에 그칩니다.
이것은 경기 룰과 심판들이 정권공격을 지나치게 평가절하하기 때문입니다. 정권공격으로 득점하기 위해서는 정확한 자세에서 정확하게 가격을 해야 한다고 합니다. 즉 품새에서 지르기를 할 때처럼 발을 안정적으로 내딛은 상태에서 깨끗하게 주먹 지르기를 해야만 득점으로 인정한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실제 겨루기에서 이런 경직된 자세로 지르기를 할 수 있는 기회는 없습니다. 대부분 지르기는 발차기로 공격해오는 상대방에게 재빠르게 접근하면서 이루어집니다. 이 때 공격하던 선수가 입는 대미지는 권투에서의 카운터 펀치처럼 대단히 강합니다.
하지만 품새에서의 지르기처럼 폼이 깨끗하지 않다는 이유 때문에, 득점에 성공하는 경우는 거의 없습니다. 십수년 전 인천에서 열렸던 전국체전의 태권도 경기를 본 적이 있었는데 옆자리에 앉아 있던 외국인이 "태권도는 발로만 하는 것이냐?"고 물어서 어떻게 대답해야 할지 몰라 당황했던 적이 있었습니다. 절대 영어실력이 부족해서가 아니었습니다.
태권도가 스포츠화 되면서 없어져 가는 기술들을 기존의 경기 룰을 여전히 유지하면서 살려내기는 힘듭니다. 물론 노력은 해야 합니다. 일부의 주장처럼 프로태권도를 만드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기존에도 프로태권도라는 것이 있었지만 킥복싱과 다를 바 없었던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태권도의 냄새가 전혀 나지 않는다는 것이지요. 사각의 링에서 트렁크를 입고 권투 글로브를 끼고 하는 것이 무슨 태권도입니까?
사각의 링에서 경기를 하면 자연히 선수들은 주먹을 이용한 접근전을 주로 할 것이고 이래서는 태권도 특유의 다이나믹한 맛을 느낄 수 없습니다. 프로태권도는 닫혀진 공간이 아닌 원형 또는 팔각의 열린 공간에서, 개량한복을 입은 선수들이 이소룡이 꼈던 글로브(손가락이 나오고 정권부분에만 쿠션이 들어간)를 사용해야 합니다.
그리고 매트의 바닥에는 태극무늬가 그려지면 더욱 좋겠지요. 마지막으로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가능하면 태권넷에서 전세계적인 네트웍을 이용, 프로태권도대회를 연다면 큰 반응이 있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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