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edo
최신뉴스

무술연기자의 세계를 듣는다

활동보장 등의 환경개선위해 지부 결성


무술은 서구사회에 동양을 알리는데 소중한 소재로 등장했다. 그 대표적인 예가 영화다.
허리우드의 영화산업에 있어 대대적인 변화를 만들어낸 무술. 지금 서구 영화에서 무술연기자는 그 누구보다 대접을 받는다. 하지만 그들은 스턴트맨과 다른 연기자로서 활동하는 큰 영역을 지니고 있다.

지난 14일 한국무술계에 새로운 변화가 일기 시작했다. 바로 무술연기자들이 하나로 뭉쳐 노조를 만든 것이다. 이날 여의도의 한 식당에서 한국방송연기자 노동조합 무술연기자 지부가 결성돼 초대 위원장으로 20여년간 방송과 영화제작 연장에서 무술연기와 지도를 맡아 온 김범석씨가 선출되었다.

본지는 김범석 위원장과 무술연기자 노조에 대해 들어 보았다.

- 노조지부를 결성한 이유는?

지금까지 수많은 영화와 드라마 뒤에 목숨을 내걸고 연기를 펼치는 무술연기자들에 대해 활동보장과 복지문제 등의 어려움이 있었다. 이러한 어려움을 극복하고 무술연기자들의 목소리를 한 곳으로 모을 수 있는 구심점을 만들기 위해서다.

- ‘무술연기자’라는 용어를 사용하는가?

원래 우리에게는 마음아픈 용어가 있다. 현장에서는 ‘으악새’와 ‘방망이’로 불리웠다. 으악새는 ‘으악’하고 죽는 연기를 한다고 해서 불리는 것이고, 방망이는 연기중 방망이를 맞고 죽는다고 해서 붙혀진 별명이다. 이런 별칭에 대해 지금 우리는 웃을 때가 아니라 생각한다. 그동안 이 일에 종사한 수많은 선배들이 부상을 당해 아픈 상처를 치료하며 한숨을 내쉬었고, 심지어 사망사고에 대해서도 누구하나 우리의 아픔을 알아 주지 못한 슬픔이 있었다.
스턴트맨도 아니고, 영화무술인도 아닌 무술연기자로 표현한 것은 우리들의 대부분이 무술로 다져인 육체와 정신으로 살아가기 때문에 합당한 용어로 생각했다.

- 서양 스턴트맨과 우리 무술연기자의 차이는 어떠한가?

서양의 스턴트맨들은 좋은 장비에 안전한 대책이 뒤따른다. 우리가 가장 부러워하는 환경이다. 하지만, 우리에게는 그만큼 좋은 장비가 없어도 더 좋은 연기를 펼칠 수 있다는 자부심이 있었다. 이렇다보니 현재 우리 현실은 그 이외의 제반적인 복지문제마저도 엉망이 되어 버린 현실이다. 영화나 드라마를 제작하는 주체들이 실제 그만한 대우를 해 주지 못하는 안타까운 현실이다.

- 현재 회원들은 얼마나 되나?

지금 국내에서 활동하고 있는 무술연기자는 대략 300여명에 이른다. 이 중에 1차로 70여명이 가입한 상태다.

- 상대적으로 적은 회원이 아닌가?

많은 무술연기자들이 노조에 대해 뭔지 모르고 있고, 노동법과 협상법 등 법적인 관계 등을 인지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렇다보니 아직 많은 회원들이 쉽게 결정을 못하고 있는 실정이고, 현재 일을 하고 있는 일부 팀들은 제작사와 계약에 있어 문제소지가 있어 계약이 완료된 이후에 많은 회원들이 참여할 것으로 보인다.

- 거의 대부분 일자리 때문에 가입을 꺼려할지도 모를텐데

지부결성은 모두의 권리를 보장하는 것이다. 우리의 활동을 보장받기 위한 것이다. 자신의 일자리 때문에 가입을 고려하지 못한 동료들에게까지 강요하고 싶지는 않다. 하지만 우리 지부는 그런 동료들까지도 포용할 수 있는 무술연기자만의 의리를 갖고 있다. 나중에 우리의 취지를 충분히 이해하면 좋은 만남이 될 수 있다고 본다.

- 앞으로의 활동방향은?

우리의 현실문제부터 하나하나 풀어 갈 것이다. ‘언제 죽을지 모른다’다며 일끝나고 쓴 소주잔을 들고, 눈에 눈물을 글썽이는 가족들의 모습을 위해서라도 반드시 우리 무술연기자들의 권리를 찾아 주고 싶다. 이런 기초적인 일들이 성사되면 현재 미국을 비롯한 홍콩 등의 무술연기자협회와 교류를 하는 등 한국무술연기자들이 전세계로 활동할 수 있도록 환경을 만들겠다.


현재 무술연기자들은 크게 무술연기, 스턴트전문분야, 전문대역 등의 영역으로 활동하고 있다. TV드라마보다는 영화쪽에 더 좋은 대우를 받고 있는 무술연기자들은 실제 생활고에 허덕인다. 이렇다보니 대부분 그들의 아내가 생활비를 벌어 생활하는 처지가 되고 있다.

그런데 이들은 왜 그 어려운 일에 미련을 두고 있는가? 사실 이들이 없었다면 우리에게 보여지는 영화는 실감나지 않는 재미없는 쇼에 지나지 않았을 것이다. 그들은 그들이 하고 있는 무술연기에 대해 큰 자부심을 갖고 있다. 스스로 연기자라는 자부심뿐만이 아니라, 작품을 잘 만들기 위한 숨은 파수꾼들이다.

현재 국내 무술연기자들의 평균나이는 30대 초반이다. 젊은 세대들이 참여하지 못하는 것은 그만한 대우를 받지 못하고 있고 위험 때문이다. 심지어 TV탈랜트와는 달리 무술연기자는 부상시 아무 대책도 없다. 결국은 무술연기자로서의 비젼이 없다고 판단한 젊은 연기자들이 하나둘 빠져 나가고 지금은 30대가 주를 이루고 있는 셈이다.

과거 50년대와 60년대 박노식과 장동희는 액션스타로 큰 대우를 받았다. 무술연기자 1세대로 불리우는 이들은 1980년대 이대근을 끝으로 사라졌다. 이러한 문제는 홍콩과 같이 체계적인 연기자교육뿐만이 아니라 영화정책이나 자원이 충분하지 못한데 있다. 심지어 중국소림사 앞에 즐비하게 늘어선 무술학교마저도 무술연기자를 키워내는 큰 역할을 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국내에는 그러한 교육기관이 전무한 실정이다.

국내에서 무술연기를 지도하는 기관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안양예술학교가 액션과가 1986년까지 있다가 폐과되었고, 국제배우학원에서 무술연기자부분을 교육한 적이 있었으며, MBC아카데미에서도 무술연기자교육이 이루어진 바 있다. 하지만 이런 교육기관에서 무술연기부문을 다루지 않는 이유는 배우를 배출해도 그만한 대우를 받지 못하는 현실 때문이다.

이번 무술연기자 노조의 결성은 앞으로의 국내 무술연기자의 새로운 파장을 일으킬 것으로 보인다. 사실 무술연기자가 없다면 액션영화가 존재할 수 있을까? 항상 문제점만을 고집하지 말고 대안를 제시하는 성숙된 무술연기자 노조로서 거듭나길 기대해 본다.


해외로 진출한 무술연기자들


척박한 무술연기자의 땅 한국을 벗어나 성공한 연기자들이 있다.
홍콩 영화계로 진출했던 무수한 한국 액션배우들 가운데 <사형도수>(1978)와 <취권>(1978)에서 성룡의 상대 악역을 맡았던 황정리, <사대문파>(1976)와 <찬선생과 조전화>(1978)를 통해 골든 하베스트사의 사랑을 받았던 왕호, 세월이 흘러 <가자왕>에서 신기의 ‘360도 돌려 가위차기’를 선보였던 원진,이소룡 주연의 <맹룡과강>(1972)에 하얀 도복을 차려 입은 일본인 무술가로 나와 이소룡과 일대일 대결을 펼쳤고, 성룡의 <사제출마>(1980)와 <용소야>(1982)에서는 합기도 특유의 관절 꺾기와 박력 있는 액션을 선보여 절찬을 받았던 황인식 등이 있다.

이들은 국내의 열악한 환경을 벗어나 홍콩영화계에 화려하게 진출했다. 그중에서 원진과 황인식은 무술에 있어서도 달인에 속한다. 원진은 그의 부친에서 배운 태권도 5단의 실력으로 새로운 분야를 더 개척했다. 이에 반해 황인식은 어릴때 시작한 합기도수련에 매료돼 디니던 도장인 서대문대한합기도협회 본부도장에서 골든 하베스트 사람들이 찾아와 한홍 합작 무술영화들이 다수 만들어지고 있던 시절에 진출한 것이다. 이들은 하나같이 국내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열악하고 감독위주의 현실을 꼬집었다.

그들의 성공비결은 척박한 환경을 따라가는 것이 아니라, 이미 무술연기자들을 대우해주는 홍콩에서 개척한 것이다. 하지만 이제는 국내에도 젊은 감독이나 제작자들이 등장하면서 새로운 국면을 맞이 하고 있어 희망적이라 할 수 있다. 그들에게 무술연기자의 새로운 권리를 기대해 본다.

댓글 1

무신 2005.07.30
한국의 허리우드를 꿈꾸려면 무술연기자들의 활동을 보장해야 한다. 무술연기자도 더욱 당찬 모습으로 적극성을 보여야 하고...무술연기자들이 하나될때 한국무술영화나 드라마의 미래가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