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대 강자는 없다
K-1 월드 MAX 세계 제일 결정 토너먼트 결승전

K-1 월드 MAX 에 출전한 선수들(사진: www.so-net.ne.jp)
7월 20일에 일본의 요코하마 아레나에서 벌어진 [K-1 월드 MAX 세계 제일 결정 토너먼트 결승전]은 MAX급에는 더 이상 절대 강자 같은 것은 존재하지 않음을 확실히 인식시켜준 대회였다. 또한 선수들의 실력들도 전체적으로 상향 평준화되어간다는 느낌이 강하게 드는 접전이 이어졌다. 또한 원 나잇 토너먼트라는 대회 특성상 대진표와 그날의 컨디션, 그리고 그날의 ‘운’이 굉장히 중요하다는 점도 다시 한 번 드러났다.
당초 이번 대회의 우승 후보로는 ‘태국 무에타이의 자존심’ 쁘아카오 포프라묵(23, 태국, 포프라묵 짐)과 ‘반역의 카리스마’ 마사토(26, 일본, 실버 울프), ‘푸른눈의 낙무아이’ 존 웨인 파(30, 호주, 분츄 짐), ‘네덜란드 최강의 킥복서’ 알버트 크라우스(24, 네덜란드, 블리즈 짐)등이 거론되고 있었지만 역시 쁘아카오에게 무게가 실리고 있는 것이 사실이었다. 이것은 작년에 쁘아카오가 보여준 기량이 워낙 출중했고, K-1 MAX의 간판스타이던 마사토를 처참할 정도로 두들기던 무지막지한 발차기의 인상이 너무 강렬했기 때문이다. 비록 다케다 고조와의 시합에서는 카운터 펀치를 계속 허용하며 고전했고, 알버트 크라우스에게 패하기도 했지만 그가 MAX 최강이라는데는 의심의 여지가 없었다.
게다가 이번 대회를 앞두고 쁘아카오는 엄청난 트레이닝을 소화했으며 ‘무에타이의 살아있는 전설’인 남삭 노이와 2002년 월드 MAX 준우승자인 가오란 가오위치에게 트레이닝을 받아 ‘킥 공격시에 카운터 펀치를 너무 쉽게 허용한다.’라는 약점을 확실히 보완했다. 실제로 쁘아카오는 알버트 크라우스와의 준결승전에서 크라우스의 펀치를 보통의 킥 공격 대신에 무릎을 이용해 확실히 무력화시키며 판정승, 깨끗하게 리벤지하는데 성공했다. 그러나 쁘아카오의 상대는 아니라고 여겨지던 앤디 사워(22, 네덜란드, 링호 짐)에게 고전끝에 패배하면서 2연패 달성에는 실패했다. 경기 직후 인터뷰에서 쁘아카오는 크라우스와의 대결에서 오른쪽 발목과 왼손을 다쳐 앤디와 제대로 싸우지 못했다고 밝히기는 했으나 1회전에서의 자담바 나란퉁가락에게 예상 밖의 고전을 했고 우승에도 실패하면서 예전에 보여주었던 ‘제왕의 이미지’에 많은 손상을 입고 말았다.
또한 쁘아카오 다음가는 우승후보라고 여겨지던 마사토는 ‘MAX급 최고의 하드펀쳐’ 마이크 잠비디스(25, 그리스, 메가 짐)를 상대로 2003년 K-1 MAX 우승자의 힘을 보여주었으나, 발목부상으로 4강에는 기권하고 말았다. 그러나 임치빈 선수로부터 ‘지금껏 상대한 선수들 중에 가장 펀치 테크닉이 좋은 선수다.’라는 평가까지 받았던 마사토가 잠비디스를 상대로 화끈한 펀치 공방을 벌이는 장면은 ‘역시 마사토는 마사토다.’라는 평을 받기에 충분했다.
이번대회 최고의 스타는 누가 뭐라고 해도 우승자인 앤디 사워. 일본의 스탠딩 종합 격투기인 슛복싱(SHOOT-BOXING)의 웰터급 세계 챔피언이며, 이번 S-CUP에서도 우승, 명실 상부한 슛복싱의 제왕이다. 2002년 슛복싱의 S-CUP을 통해 일본 프로 격투기 무대에 모습을 드러낸 그는 이 대회에서 우승을 한 이후, 일본의 간판스타인 오가타 켄이치를 제압하면서 슛복싱의 절대강자 자리에 군림했다. 그러나 2003년 K-1 월드 MAX 결승 토너먼트에서 알버트 크라우스에게 1라운드 TKO로 완패를 당하면서 자신의 실력은 물론 슛복싱의 전체의 레벨까지 의심받게 되는 최악의 국면에 처하고 말았고 2년 가까운 준비기간을 거쳐 이번 월드 MAX에 도전하게 되었다.
사실 이번 대회는 앤디를 위해 준비된 대회나 마찬가지였다. 참가 선수 8인 중, 그나마 쉬운 상대 축에 속하는 코히루이마키 타카유키(그러나 이 8인 중에서 그렇다는 것일 뿐, 코히루이마키가 일본의 간판강자라는 점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와 1회전을 치뤘으며 2회전에는 마사토가 부상으로 결장해 야스히로 카즈야와 대전했다. 거의 체력 손실 없이 결승까지 올라갈 수 있었던 것이다. 그러나 그의 상대인 쁘아카오는 계속된 강적들과의 시합으로 체력이 많이 떨어져 있었고 앤디는 ‘객관적인 전력의 차이’를 체력과 투지로 극복하며 우승을 거머쥐었다.
앤디 사워가 우승을 했지만 그를 MAX 최강자라고 부르기에는 문제가 많다. 기본적으로 앤디 사워는 경기 운영은 매우 뛰어난 편이나 파워가 좋지 않아 시합 대부분은 판정으로 이기는 경향이 많으며, 알버트 크라우스나 존 웨인 파, 마사토, 쁘아카오등의 선수들에 비해 기량이 특별히 뛰어난 것도 아니다. 실제로 이번 결승전도 원매치 시합이었다면 쁘아카오가 충분히 이길 수 있었다고 보는 전문가들이 많다.
대회를 전체적으로 보자면 선수들간의 실력차가 상당히 줄었고, 판정승부의 비율이 무척 높아졌다. 즉 모든 선수들이 서로에게 다 버거운 상대가 되고 만 것이다. 이번 대회 직후 K-1의 다니가와 사다하루 프로듀서는 향후의 MAX에 대해 “MAX는 가혹한 전장이다. 절대 강자 같은 것은 존재할 수 없는 곳이다. 10월 21의 MAX대회에는 거물급 복싱 선수가 하나 더 참전할 예정이다.”라며 앞으로 MAX는 훨씬 더 가혹한 경쟁장소가 될 것임을 암시했다. 거구의 파이터들이 싸우는 K-1 헤비급 경기에 염증을 느낀 팬들이 눈을 돌리기 시작하면서 최고의 격투 이벤트화 되어가고 있는 K-1MAX, 과연 다음 대회는 어떻게 될 것인지 귀추가 주목된다.


댓글 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