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권도 올림픽 잔류, WTF '개혁보고서' 결정적 역할!
IOC가 요구하는 글러벌 스탠더드를 갖추기 위한 개혁프로그램 긍정적 검토
2012년 런던올림픽에 태권도가 살아남은 데는 세계태권도연맹(WTF)이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요구하는 ‘글러벌 스탠더드’를 갖추기 위한 ‘개혁 프로그램’ 실행이 긍정적으로 검토된 것으로 알려졌다. 세계 179개국 6천만 수련인구를 가지고 있는 태권도는 올림픽 28개 종목 중 10위 안에 드는 규모. 하지만 이런 거대한 스포츠기구라고 자부하기에는 아직 풀어야할 문제들이 많다.그동안 태권도는 IOC 올림픽프로그램 보고서에 ▷낮은 흥미도 ▷미디어 노출 저조 ▷판정의 공정성 등의 문제로 올림픽 퇴출 종목 4위로 거론됐다. 하지만 WTF는 지난 11월 개혁위원회(위원장 낫 인드라파나, 태국 IOC위원)를 출범해 이후 3월까지 지속, 200페이지 분량의 개혁안을 IOC에 제출했다.
특히 태권도는 유도, 레슬링, 복싱, 펜싱의 유사한 올림픽 종목 가운데 미디어 노출이 800만으로 유도의 3천8백만에 현저히 부족한 실태를 안고 있다. 또한 전체적으로도 가장 최하의 성적표이다. 이는 시청자들에게 박진감 넘치는 경기내용과 재미를 주지 못하고 있으며, 더욱이 고질적인 불공정한 심판 판정의 폐단이 끊이지 않는 것에서 시청자들에게 외면 받고 있는 이유 중에 하나로 볼 수 있다.
제117차 IOC 총회에서 태권도의 운명이 결정되던 8일 전까지 싱가포르 현지 분위기는 ‘태권도 잔류’에 대한 낙관적인 전망이 우세했다. 또한 IOC위원들의 공통적인 의견 역시 태권도를 비롯한 현행 28개 종목 모두 무사할 것이라는 게 공통적인 답변. 이에 우리 측 대표단들은 안도한 듯하였지만, 끝가지 긴장의 끈은 풀지 못했다.
박용성 IOC위원 “태권도 올림픽 영구존속을 위해서는 끊임없는 개혁 필요하다”

박용성 IOC위원
8일 태권도가 마침내 잔류에 성공. 이날 저녁 WTF가 마련한 만찬장에 참석한 박용성 IOC위원은 “이번 총회는 여러 가지 변수가 많았다”면서, “총회 시작 전, 로게 위원장과 대화에서도 큰 문제없을 것”이라는 답변과 달리, 소프트볼과 야구가 퇴출되는 사건(?)이 발생. 본인 역시 긴장하지 않을 수 없었다고 당시의 심경을 토로했다. 박 위원은 “태권도가 올림픽에 남을 수 있었던 큰 이유 중 하나는, WTF가 IOC에 제출한 개혁보고서가 중요한 역할을 했다”며 “만약 이마저의 노력이 없었더라면, 태권도 역시 소프트볼과 야구와 운명을 같이 했을 수도 있었다”고 말했다. 박 위원은 이어 “이번 투표에서 가라테가 올림픽 종목으로 진입에는 실패했지만, IOC의 중심이라고 할 수 있는 유럽에서 전폭적인 지지를 하고 있다”며 “개혁실천이 지속적으로 이뤄지지 않을 경우, 4년 뒤에는 장담할 수 없는 입장”이라고 말했다.특히 이번 투표에는 국가적 전략종목으로 꼽히고 있는 대만과 베트남, 이란, 스페인 등 회원국의 대다수가 태권도 존속에 지지를 한 것도 큰 영향을 주고 있었다.
28개 퇴출여부를 가린 투표수 공개는 종목별 위화감 조성과 차후 스폰서 체결에 많은 지장을 줄 것으로 집행위원회에서 결정, 당일 현장에서 투표수 결과를 봉인 해 IOC본부로 이송됐다고 박 위원은 말했다.
조정원 WTF 총재는 지난 6월 총재 입후보 공약사항으로 ‘태권도 개혁’을 강조, “변하지 않으면 국제 스포츠로 살아남을 수 없다”며, 취임이후 경기방식 변경과 공정한 판정을 위한 전자호구 도입, 스포츠마케팅 등 다양한 각도에서 태권도를 수술대에 올려놨다.
태권도는 이처럼 구체적인 개혁 실천을 통해 오는 2008년 베이징 올림픽 때까지 완전히 탈바꿈한 모습으로 전 세계 스포츠 인들에게 강력한 어필을 해야만, 차기 2016년 올림픽 잔류도 장담할 수 있다.
태권도가 본래 가지고 있는 무도의 순수성을 지켜야 한다는 일각의 논리가 있다. 하지만 현재의 경기 태권도는 이미 서구화된 무도스포츠로 자리 잡아가고 있어, 관중과 흥미가 없이는 올림픽 종목은 영원할 수 없다는 냉정한 기로에 서있다.
힘들게 퇴출 위기는 모면했으나 방심은 금물. 지속적인 개혁 작업을 추진해 전 세계인들에게 주목받고 사랑받을 수 있는 태권도로 거듭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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