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권도협회 VS 경기지도자들 (조현진 기자 2000. 8. 7)
지난 2일 올림픽 +80kg급 대표로 선발되었던 김제경이 허벅지 부상 악화로 인해 올림픽 출전권을 내놓았다.
그리고 그 다음날인 3일 대한태권도협회는 지난 4월에 열린 선발전에서 1위가 나가지 못할 경우를 대비해 2위와 3위를 결정했음에도 불구하고 +80kg급 올림픽 대표를 다시 뽑는 재선발전을 치렀다.
그 대상은 지난 선발전에서 2위를 차지한 한 문대성과 3위였던 김경훈(이상 삼성 에스원)이였다. 이 경기에서 김경훈은 문대성에게 3대 2로 판정승, 올림픽 티켓을 거머쥐는 행운을 안았다.
이렇게 다시 치러진 재선발전에 대해 태권도계에서는 협회의 무원칙적인 행정 집행을 비난하고 있다.
이에 대해 삼성 에스원 김세혁 감독은 "대표자 회의 때 1위, 2위, 3위를 정해서 부상 등의 이유로 1위가 나가지 못할 시에는 2위 그리고 2위가 나가지 못할 시에는 3위를 내보내야 한다고 해서 지난 선발전에서 2위와 3위를 정했다.
그러면 2위였던 문대성이 나가면 되는데 왜 재선발전을 치러 혼란을 야기 시키는지 모르겠다. 이것은 규정위반이다"며 협회측의 결정을 비난했다.

또 어느 실업팀의 감독은 "도대체 (협회가) 뭘 하려고 그러는지 모르겠다. 누가 봐도 99년 세계 선수권대회에서 헤비급 금메달을 딴 문대성이 더 괜찮다고 볼 것이다. 아무리 기권으로 승부가 난 결과라고는 하지만 어쨌든 승부는 결정된 것이다.
만약 협회의 주장대로라면 지난 평가전 때 여자 -58kg급에서 장지원이 정재은 (이상 한체대)에게 진 게임도 다시 해야한다. 협회가 태권도 망신 다 시킨다. 이것은 심증이지만 협회에서 김경훈 선수를 밀어주려고 한 것 같다."라며 격양된 소리를 내었다.
또 어느 대학의 코치도 "도대체 말도 안돼는 소리다. 들리는 말에 의하면 한체대 이승국 교수가 절친한 사이인 노우종 전무를 통해서 이렇게 한 것 같다. 협회를 믿을 수 없다."라고 비난했다.
한편 호주 올림픽 대표팀 코치인 정진태 씨는 "김제경이 나갈 것에 대비해서 (선수를)훈련 시켜왔다. 김경훈에 대해서는 잘 모른다. 키 크고 웰터급에서 뛰었던 선수로 기억한다. 원래는 대니얼(호주 선수, +80kg급)에게 2위나 3위를 기대했었다.
그러나 김제경이 나오지 않고 또 홈그라운드의 이점도 있어 목표를 금메달로 상향조정해야 할 것 같다. 김경훈이가 김제경보다는 더 수월할 것 같다."고 해 확실시되었던 +80kg급에서의 금메달을 낙관하기 어렵게 되었다.
대한태권도협회 한 고위 인사는 이번 사태에 대해 "누구를 더 애정을 가지고 그런 것이 아니다. 실력도 둘 중 누가 더 낫다고 판단하기 힘들었다. 그래서 재평가전을 가져 둘 중 하나를 선택하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생각해 이승환 (대한태권도협회)부회장에세 재평가전을 가지는 것이 좋겠다는 의견을 냈고 이부회장도 좋다고 했다.
그리고 지난 최종 평가전 때 이부회장이 기권으로 결론이 났기 때문에 결과를 인정 할 수 없다고 말한 바 있다. 김경훈은 근성은 약하지만 경험과 기술, 신장이 뛰어나다. 그리고 문대성은 힘이 좋지만 기술이 단조롭다. 올림픽 결과에 대해 책임질 수 있다."고 반론을 폈다.
그러나 분명 2위와 3위를 정한 마당에 재선발전을 치렀다는 것은 그 자체가 원칙에 어긋나는 처사로 협회는 비난받아 마땅하다.
협회의 무원칙적인 행정 집행이 바로 이번 사태를 야기 시킨 주범이다.
협회측은 한체대 이승국 교수와의 관계에 대해서 명확히 해야할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한체대 이승국 교수와 대한태권도협회 노우종 전무에 대한 소문은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이다.
그리고 이번 사태의 또 다른 문제점으로 꼽히는 것은 관행처럼 되어 왔던 같은 팀 소속, 같은 학교 소속의 밀어주기 관행이다. 애초에 삼성 에스원측에서 김제경을 밀어주기 식으로 선발하지 않았다면 이 같은 사태는 애초에 벌어지지 않았을 것이다.
한편, 일각에서는 이번 사태를 계기로 선발전을 치를 때 부상 이외에는 기권할 수 없다라는 등의 조항을 마련, 규정을 체계화해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해야한다는 각성의 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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