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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협지 어떻게 볼 것인가?

무협지는 아시아적 판타지, 서구사회에서 학문적 접근


서울대 중앙도서관 대출순위 상위 100권을 살펴본 결과 소설ㆍ판타지ㆍ무협지가 대부분이었던 것으로 조사되기도 했다. 그만큼 무협지는 일반 소설과 판타지와 더불어 우리에게는 친숙한 책이다.

과거 15년전만해도 무협지는 만화와 더불어 초, 중, 고등학교에서는 금서로 정해졌었다. 그 이유는 문학이라고 보기에는 어렵다는 이유에서고, 실제 내용에서 미성년자가 봐서는 안되는 공격적이고 살인적인 내용이 많이 담겨 있는데 있다.

무협지는 문학으로 추리소설과 같이 장르소설로 구분된다. 하지만 김 용의 작품인 영웅문이나 녹정기 등은 서양학자들도 다시없을 명작이라고 극찬했던 소설이다. 무협지의 대가인 김용이 81세라는 고령에도 불구하고 중국사를 저술하기 위해 영국 유학을 떠났다. 그가 쓴 무협지들은 영어, 일본어, 프랑스어로 번역되어 전 세계에 3억권이 넘게 팔린 것으로 알려졌다. 삼류소설쯤으로 인식되던 무협지를 ‘아시아적 판타지’의 수준으로 한 차원 격상시킨 인물이다.

이미 우리에게도 친숙한 영어권에 ‘해리포터’와 ‘반지의 제왕’이 있다면, 한자문화권에는 무협지가 이미 존재하고 있음을 너무 무관심했다.

그렇다면 이러한 무협지의 큰 매력은 무엇일까? 그 이유는 인간이 세상에 태어나 한번쁨은 천하를 한 번 돌아다니고 싶은 욕구가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욕구를 무협지속에서는수천리를 흐르는 장강에서 배를 타고 하염없이 흘러가 보기도 하고, 명산의 깎아지른 절벽 동굴 속에서 수련을 하고, 멀리 서역과 티베트 그리고 몽골의 고단자들과 한판 붙기도 한다. 대부분의 주인공들은 최고의 명산과 큰 강을 여행하기도 하고 천하 풍경을 접하기도 하며, 수많은 무술문파의 고수들과 겨루는 장면을 묘사하기도 한다. 심지어 최고의 도술을 부리는 초능력자도 등장하게 된다.

이러한 무협지에는 무술에서 사용되는 수많은 용어들이 등장한다. 불교와 도교, 그리고 유교 등의 영향을 받은 동양무술만이 지닌 독특한 용어들을 이해할 수 있다. 그러나 정작 독자들은 그 의미마저도 만들어낸 용어로 착각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이러한 모든 것들은 한자문화권에는 생겨난 설화가 문화 저변에 깔려 있다. 심지어 간혹 실존 인물도 등장시켜 소설로서의 표현되기도 한다.

하지만 문학관계자들은 무협지에 대해 비판적이다. 순수 문학인들은 돈을 벌기 위해서 문학을 하는게 아니라 문학을 위해서 문학을 한다고 스스로 생각하는 경우가 그렇다. 이렇다 보니 판타지라던가 무협소설은 돈을 벌기 위해서 쓰는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다.

무협이라는 것은 기본적으로 무, 협, 정을 기본으로 하고 있다. 하지만 최근 나오는 일부 무협에는 색이라는 요소가 가미되어 그 질을 떨어뜨리고 있는게 사실이다. 서양에서는 판타지소설이 그 나름대로 문학적인 장르로 인정받고 있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아직까지 이러한 색이 가미된 내용 때문에 무협이라는 장르가 대접을 받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일반적으로 무협의 효시는 사마천의 <사기>에서의 ‘자객열전’을 효시로 삼고 있다. 이것은 일단 역사서여서 무협소설로 보기에는 무리가 있지만, 중국인들 사이에는 협의에 대한 인식을 이미 오래전부터 해왔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삼국지연의>, <수호지> 등도 다른 각도에서 보면 무협소설이라 할 수 있다. 우리나라에도 <임꺽정>이나 <장길산> 같은 대하소설들이 중국인들에게는 대하무협소설에 해당된다.
이런 의미로 볼때 무협지는 결코 부정적인 것만 있는 것은 아니다. 단지 문학적인 가치를 떨어 뜨리는 일부의 작가들 때문에 질적으로 저하돼 사회적 평가절하되는 경우가 많다고 볼 수 있다.

중문학자 유경철은 ‘김용 무협소설의 중국 상상(想像) 연구’로 서울대 중문학과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유 씨는 이 논문에서 중국 무협소설이 제국주의 열강에 침탈당하고 내전으로 인해 대륙과 대만, 홍콩 등으로 분리된 중국인들의 정신적 혼란을 극복하기 위해 실제 역사와는 다른 ‘상상의 공동체’로서 중국의 모습을 생산해 냈다고 분석했다.

또한, 무협소설은 적아(敵我)의 대결 구도를 만들어 ‘아’의 승리로 귀결시키는 방식으로 중국인들의 패배의식과 정신적 외상을 상상적으로 치유하고자 한 것으로 ‘강호(江湖)’와 ‘협(俠)’의 개념을 차용한 것이라 주장했다. 특히 김용은 한족(漢族) 대 이민족의 대립과 투쟁의 역사에 주목해 상상의 주체인 협을 중심으로 한 강호라는 세계를 통해 대안적 중국을 제시했으며, 여기서 협객은 무기력한 한족 국가를 대신해 이민족과 싸우고, 강호는 나름의 규율과 역사를 가진 독자적이고 완결된 세계라고 주장했다.

무협소설이 한국인에게 갖는 의미에 대해서는 중국의 무협소설은 한때 한국인이 중국과 중국인을 이해하는 하나의 창구이자 이미지의 역할을 했다. 하지만 최근들어 한국 작가의 무협소설이 등장하는 지금은 그렇지 않다. 한국 작가의 무협소설에는 세대 간 갈등 같은 한국사회의 현실적 문제들이 투영되고 있기 때문이다.

김용(金庸)




원래의 이름은 사량용(査良鏞)이다. 1924년 중국 절강성(浙江省) 해령(海寧) 출신으로 상해(上海) 동오 법과대학에서 국제법을 전공했다. 현재 홍콩의 일간, 주간, 월간 명보(明報)의 주필이며 사장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수십 년 동안 중국 문단의 기인(奇人)이자 거장으로 각광받아 온 김용(金庸)은 노자와 장자의 철학은 물론 불경과 유교 경전에도 통달하여, 풍부한 상상력과 해박학 지식을 바탕으로 스케일이 웅대하고 기세가 힘찬 작품들을 발표, 신필(神筆)의 경지에 이르렀다는 평을 받고 있다. 그의 작품들은 동남아, 대만, 홍콩, 중국 대륙은 물론 구미까지 널리 소개되어 각국의 베스트셀러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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