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제경 끝내 좌절, 김경훈 시드니행 (김준성 기자 2000.8.3)
김제경 끝내 좌절, 김경훈 시드니행

김제경의 시드니행이 끝내 좌절됐다. 김제경 대신 김경훈이 시드니 올림픽에 남자 80Kg 이상급 한국 대표로 출전하게 됐다.
김제경은 허벅지 부상에 시달려왔는데 부상이 더 이상 호전될 가능성이 없다는 의사의 말을 듣고 은퇴를 결심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제경은 오늘(2일) 김경훈(에스원), 문대성(에스원)이 참가한 가운데 태릉선수촌에서 가진 결정전에서 두 선수 모두에게 기권했다.
김경훈은 문대성과의 경기에서 3대 2로 승리, 천신만고 끝에 시드니행 티켓을 거머쥐었다. 이로써 김경훈은 정식 선발전에서 3위를 차지했으면서도 갑작스런 김제경의 은퇴 결심으로 태권도가 처음으로 정식종목으로 채택된, 역사적인 시드니 올림픽에 한국 대표로 참가하는 행운의 주인공이 됐다.
한편 김제경의 은퇴를 두고 대한태권도협회의 일관성 없는 행정에 대한 비판이 거세게 일고 있다. 비판의 요지는 이미 이런 경우를 대비해서 2위 선수와 3위 선수를 가려놨는데 굳이 다시 결정전을 가진 이유가 무엇이냐는 것이다.
순위대로 올림픽 출전자를 결정했다면 행운의 주인공은 문대성이 되었어야 한다. 이에 대해 삼성 에스원의 김세혁 감독은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행정"이라고 꼬집었다. 김 감독은 "이럴 때를 대비해서 순위를 가려놨는데 시합을 다시 해서 대표 선수를 뽑는 이유가 무엇이냐"며 "이렇게 일관성 없는 행정을 펴는 협회를 어떻게 믿을 수 있겠느냐"고 강한 불만을 드러냈다.
대한태권도협회는 지난 4월 시드니 올림픽 대표선발 최종 3차 평가전 때 남자 68Kg 이하급에서 이미 2차까지 우승을 독차지해 시드니행이 확정됐었던 경희대의 신준식이 시합을 뛰지 않겠다고 했을 때 만일의 경우를 대비해 2위자를 가려야 한다며 시합을 뛰도록 한 적이 있다.
대한태권도협회의 노우종 전무는 시드니 올림픽 대표선발 최종평가전 대표자회의에서도 분명히 만일의 경우가 생겼을 때는 2위자를 대표로 파견한다고 밝혔었다.
이를 두고 현재 태권도계 일각에서는 "대한태권도협회가 굳이 이런 무리수를 둔 것은 김경훈을 대표로 내보내기 위한 것 아니겠냐"며 이번 사건 이면에 뭔가 흑막이 있을 것이라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한국체육대학교 출신인 김경훈을 대표로 선발하기 위해 한국체육대학교 측에서 평소에 한국체육대학교 모 교수와 가까운 대한태권도협회 노우종 전무를 움직여 이같은 결정을 이끌어 낸 것 아니냐는 것이다.
어쨌거나 이번 결정은 다시 번복되기는 어려울 것 같다. 그러나 대한태권도협회는 많은 부담을 안게 됐다. 김제경이나 문대성에 비해 우승 확률이 낮은 것으로 평가되는 김경훈이 확실한 카드였던 김제경을 대신해 금메달을 따오지 못한다면 그 책임은 고스란히 대한태권도협회에 돌아가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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