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도르 쓰고 바깥 세상 나온 이란 여자팀(김준성 기자 2000.7.19)
헤드기어를 쓸 때도 차도르는 벗지 않는다
차도르를 쓴 채 헤드기어를 착용하고 경기장에 나선 이란 선수들은 대회 기간 내내 많은 사람들의 눈길을 끌었다. 남자에게는 머리를 보여줘선 안된다는 이슬람 율법을 지키기 위해서 그들은 차도르를 벗지 않은 것이다.
이란 여성들이 차도르를 벗는 것 만큼이나 어려워 보였던 이란 여자 태권도 선수들의 국제 대회 참가가 드디어 이번 제1회 국제여자오픈챔피언십에서 이루어졌다.
한국 인천시청팀의 조향미 코치는 "내가 10여년 동안 국제대회를 다녀봤지만 이란 선수들을 본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말했다.
이미 이란 남자 선수들은 각종 국제 대회에서 우수한 성적을 올려왔다. 오는 9월말에 있을 시드니 올림픽 태권도 경기에서 이란의 대표주자 하디는 남자 68Kg 이하급에서 금메달을 노리고 있고 가능성도 높은 편이다.
이번 대회에서 이란 여자 선수들은 세 명이 출전해 세이데 사하르 사마디안느가 동메달을 차지하는 수확을 거뒀다. 경기 수준이 매우 낮은 대회였긴 하나 첫 국제 대회에서 바로 입상을 했다는 것은 이란 선수들에게는 분명 큰 기쁨이었다.
이란 여자 선수들의 기량은 낮은 수준이었다. 그러나 품새와 겨루기 부문에 출전해 다른 나라 선수들과 겨루는 그들의 모습은 매우 진지했다.
마리암 져브돈 이란 여자팀 코치와 세이데

-이번 대회에 어떻게 참가하게 됐나
(마리암) "그동안 이란 여자 선수들은 국제 대회에 참가할 수 없었다. 한국 국기원에 가서 심사도 봤지만 남자들 앞에서 겨루기는 할 수 없었다. 그런데 이번에 여자들만의 국제 대회가 열리게 돼서 참가하게 됐다"
-이란에서도 여자들이 태권도를 많이 하나
(마리암) "약 4천명의 여자 수련생이 있다. 예전에 비해 많은 여자들이 태권도를 하고 있다"
-이번 대회 참가 소감은
(세이데) "국제 대회에 나와 처음으로 메달을 따서 너무 기쁘다. 이란 국내 대회에서는 이미 몇번 입상을 한 적이 있다"
-그럼 이번이 첫 국제 대회 출전인가
(세이데) "그렇다"
-한국은 방문한 적이 있는가
(마리암) "한국에는 자주 갔었다. 국기원에도 여러번 가봤지만 경기 참가는 이번이 처음이다"
-이란 여자 태권도의 미래는 어떻게 보는가
(마리암) "여자들의 의식이 많이 오픈되어 있다. 앞으로 많이 발전될 것이다"

-세이데는 앞으로 희망이 무엇인가
(세이데) "코치가 되고 싶다. 훌륭한 지도자가 꿈이다"
-태권도는 어떻게 시작하게 됐는가
(마리암) "한국 마샬아트 비디오를 보고서 태권도에 호감을 가지게 됐고 그래서 태권도를 배우게 됐다"
-앞으로의 계획은
(마리암) "내년에 독일에서 열리는 국제 챔피언십에 참가할 계획을 가지고 있다"
마리암 저브돈 이란 여자팀 코치는 이란 최초의 여성 코치다. 그는 벌써 21년간 태권도를 해왔다. 그에 따르면 1979년 회교혁명이 일어나기 전에는 여자들도 남자 사범들에게 태권도를 배울 수 있었다고 한다. 그러나 지금은 여자들은 오로지 여자 사범에게 태권도를 배울 수 있다.
현재 이란 사회는 많은 변화를 겪고 있다. 하타미 현 이란 대통령의 개혁정책은 이란 여성들에게 절대적인 지지를 받고 있다. 그의 정책 덕분에 앞으로 태권도를 하고 싶어하는 모든 이란 여성들은 자기가 쌓은 기량을 국제 무대에서 자랑스럽게 과시할 수 있게 됐다. 이란 남자 선수들만큼 그들이 과연 국제 무대에서 두각을 나타낼 지는 좀 더 두고봐야 하겠지만 국제 태권도계는 이제 막 반가운 새 식구를 맞아들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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