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깨져버린 꿈 - 세계 태권도 문화축제 2000(조현진 기자 2000.7.17)

깨져버린 꿈 - 세계 태권도 문화축제 2000


14일 경기에서는 한 호주 어린이의 꿈을 무참하게 깨는 일이 발생했다.


세계 태권도 문화축제 2000 어린이부 경기에 참가차 한국에 온 12살 난 에론(Aaron Tesoriero)은 이날 경기에 참가하기 위해 청주 실내 체육관 밖에서 아침 8시 반부터 저녁 11시 반까지 장장 13시간을 기다렸다. 그는 13시간을 기다리는 동안 언제 그의 이름이 호명될지 몰라 점심과 저녁을 과자와 물로 대신해야만 했다.

만약 에론이 그날 경기에 참가했었다면 13시간이란 긴 시간을 기다린 사실과 제대로 먹지 못한 점심과 저녁은 그에게 그렇게까지 잔인한 일은 되지 않았었을 것이다. 하지만 그는 경기에 뛸 수 있는 기회조차 주어지지 않았다.

에론은 그날 아침 계체에서 원래 출전하기로 되어 있던 체급보다 낮은 밴텀급에 출전하라는 말을 들었다.

에론은 그 말을 믿고 장장 13시간을 체육관 밖에서 기다렸지만 그에게 돌아온 것은 그가 출전하기로 되어있던 경기가 이미 끝났다는 통보였다. 정말 그에게 있어서는 하늘이 무너지는 소리가 아닐 수 없었다.

에론은 "그냥 막 울었습니다. 이 경기를 위해 운동했던 2년이라는 시간과 또 경기 참가비에 보태려고 아르바이트를 했던 2년이라는 시간이 날라가 버렸습니다."라며 눈물을 글썽였다.

에론은 지난 2년간 세계 태권도 문화축제 2000의 참가비를 마련하기 위해 일주일에 10여시간 가량 아르바이트를 했다. 초콜렛 공장에서 초콜렛을 얻어 집집마다 돌아다니며 초콜렛을 팔았으며 또한 복권을 파는 일도 했었다. 물론 그 기간 중 태권도 연습도 게을리 하지 않았다.

에론이 한국을 방문한 목적은 분명 세계 태권도 문화축제 2000에서 세계 각 국에서 온 어린이들과 태권도를 겨루고 싶어서였다. 하지만 그의 그런 꿈은 이뤄지지 않았다.

에론의 아버지 존(John Tesoriero)씨는 "너무 오래 기다리는 것 같아 무슨 일이 생겼나 사람들(경기 관계자)을 찾아다니며 계속 물었습니다. 그러나 제가 들을 수 있었던 대답은 모른다는 것뿐이었습니다. 어느 누구 하나 책임지려는 사람은 없었습니다. 이제 에론이 당한 일은 어느 누구도 보상할 수 없습니다. 아이의 아버지로서 가슴이 아픕니다."라며 슬픔과 분노를 동시에 나타냈다.

어제 그런 일이 일어나기 전까지는 에론과 그의 가족(에론은 아버지와 어머니 그리고 누나와 함께 한국에 왔다)에게 있어 한국 생활은 좋게만 보였다. 모든 사람들이 그들에게 친절했으며 한국에서의 모든 경험 하나 하나는 소중한 기억들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그런 기억들이 희미해졌다.

끝으로 에론은 이렇게 말했다.
"이제 다시는 태권도 대회 참가를 위해 한국을 방문하는 일은 없을 것입니다."

댓글 1

태권사랑 2000.09.26
너무 안타까워요. 그리고 한국 사람으로써 그 어린이 한테 너무 미안하네요. 한 어린이의 꿈을 짓밟은 것에 대해서요. 제발 그 아이가 태권도와 한국에 대해 계속 나쁜 감정을 가지지 않길 바랄 뿐이에요. 그리고 나중에 꼭 다시 한국에 와서 좋은 경기 펼치고 태권도를 더욱 사랑할수 있기 만을 바랄뿐이에요.정말 미안하네요...T T 좋은 기사였어요. 앞으로 이런 기사 많이 써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