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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객작가, <조선검객 무운행장기> 발간

KBS TV 3·1절 특집 드라마 〈검〉의 원작 소설


KBS TV 3·1절 특집 드라마 〈검〉의 원작 소설

역사소설 <공명의 선택>, <평설 열국지>의 저자이며, 검도인으로도 활동중인 유재주의 정통 검객소설!
중견작가 유재주씨가 검도의 세계를 그린 장편소설 <조선검객, 무운행장기>를 펴냈다. 창작집 <또 하나의 계곡>, 중편집 <어머니의 초상>, 장편소설 <북국의 신화> 등을 발표했던 저자는 90년대 중반부터 <공명의 선택(전3권)> <평설 열국지(전13권)> <초한지(전5권>등 방대한 역사소설를 발표하며 관심의 지평을 넓히고 있다. 이번에 돋을새김에서 출간한 <조선검객, 무운행장기>는 작가가 10년 전 <검>이란 제목으로 선보였던 작품으로 그 내용과 구성을 대폭 수정, 보완한 것이다.

작가는 그동안 역사소설을 집필하면서 <검>에서의 아쉬운 부분이 항상 마음에 남아 있었다고 한다. 그것은 세상 이치에 대한 이해가 다소 주관적이고 완고했던 불혹(不惑)의 나이에 발표한 것이었기에 드러난 미흡함이었으며, <조선검객, 무운행장기>는 지천명(知天命)의 나이에 이른 작가가 보다 객관적이고 보편적인 진리를 터득한 관찰자의 시선으로 새롭게 쓸 수 있었다고 밝힌다.

작가는 그동안 발표했던 역사소설에서 ‘방대한 사료에 대한 다각적인 접근, 신선하고 새로운 해석, 놀라운 소설적 상상력’을 유감없이 발휘해 왔다. 그간의 역사소설이 주로 춘추전국시대라는 복잡다단한 역사적 공간에 등장하는 다양한 인물들의 삶과 역사의 흐름을 다각적으로 조명해냈다면, 이번 소설 <조선검객, 무운행장기>는 한 개인의 삶을 ‘검(劍)과 선(禪)’을 화두삼아 집중적으로 그려내고 있다.
검(劍)과 선(禪)을 화두로 펼쳐지는, 어느 검객의 이야기

<조선검객, 무운행장기>는 검의 진리를 찾아 유랑하는 무운이라는 법명을 가진 검객의 일생을 그린 소설이다. 소년왕 고종이 등극하고 천하를 호령하던 흥선대원군이 섭정을 하던 구한말에서 일제의 식민치하를 시대적 배경으로 하여 절대 검의 진리를 찾아 유랑하는 조선 검객, 무운의 행로가 그려지고 있다.
어린 시절 우연히 목도하게 된 할아버지(윤범수)의 검도 장면, 그리고 일본인 검객들에 의해 가족이 처참히 살해되는 과정에서 검(劍)과의 필연적인 운명을 맺게 된 주인공은 고아가 된 후 원주의 상원사라는 절에 맡겨지고 이곳에서 평생의 정신적인 스승인 영허(影虛) 스님을 만나게 된다. 영허 스님은 몰래 검을 연습하는 무운(無雲)에게 끊임없이 선(禪)에 대한 강론을 펼치며 불자로서의 길을 인도하며 검과의 인연을 떨쳐내려고 하지만 무운은 오히려 스승 영허의 가르침을 그대로 검의 세계에 적용시켜 자기만의 검법을 갖추어 나간다. 그러나 영허 스님의 가르침은 평생 무운의 의식, 저 깊은 곳에서 강한 울림으로 소리치며 깨달음의 세계를 찾아 끝없이 정진하게 이끈다.

그후 산사를 내려온 무운은 전국을 유랑하며 전설로 전해 내려오는 무상검(無想劍)의 비법을 터득하기 위해 조선 최고의 검객들과 겨루며 마침내 일본의 검법 이도류(二刀流)와 몽상검(夢想劍)을 뛰어넘는 경지에까지 다다른다. 그러나 최상의 검법이라고 할 ‘무상검(無想劍)’과 ‘몽상검(夢想劍)’의 경지는 바로 불법의 핵심인 ‘무(無)의 세계’와 다를 바 없음을 깨닫게 된 주인공은 한 걸음 더 나아가 인검구망(人劍俱忘), 검도 잊고 자신도 잊는 대오(大悟)의 경지를 찾기 위해 결국 검을 버리고 불타의 세계로 들어가게 된다.

책머리에서도 밝혔듯이 작가는 한 인간이 최고의 경지에 이르기까지의 내면 세계를 검(劍)과 선(禪)이라는 다소 이질적인 소재로 펼쳐보이고 있다. 따라서 이 소설에서 가장 생생하게 전달되는 내용은 바로 주인공 무운이 검(劍)의 세계를 깨우치는 과정이다. 작가 자신이 십수년간 검도 수련을 행하고 있는 이력에서 짐작되듯 이 소설에서 펼쳐지는 검도의 세계는 섬세하고, 리얼할 뿐만 아니라 생생한 현장감에 기인한 강력한 흡인력으로 독자들을 검의 세계에 빠져들게 한다.

따라서 작가가 마치 글을 쓰고 있는 것이 아니라 한 편의 정밀한 펜화를 그리고 있는 것처럼 느껴진다. 작가의 펜끝에서 무운 선사의 검(劍)은 천번을 휘두르고 천만번을 베어낸다.

...... 파도는 자신도 모르게 신음을 토했다. 그것이 신라 고래의 검범인 ‘본국검법’ 임을 알아서가 아니었다. 지금 할아버지 윤범수가 행하는 본국검법의 동작이 여느때와는 사뭇 다르다는 것을 깨달았기 때문이었다.

윤범수는 마치 광기에 사로잡힌 사람 같았다. 평소의 움직임보다 훨씬 빠르고 격렬하게 칼을 휘두르며 허공을 베고 치고 하는 것이었다. 그것은 마치 울분을 토해내는 상처받은 호랑이 같았다. 지검대적(持劍對賊), 내략(內掠), 진전격적(進前擊賊), 금계독립(金鷄獨立), 후일자(後一刺)……표두압정(豹頭壓頂)…….
그때마다 땅에 쌓인 눈이 다시 휘날려 오르고, 입에서 뿜어져 나오는 숨결은 하늘 끝에 닿을 듯 거칠었다. 윤범수의 몸과 칼은 하나가 되어 그것이 눈송이인지, 눈송이가 그것인지 알지 못할 정도로 후원 한복판을 이리 뛰고 저리 날곤 하는 것이었다.
가슴 깊이 가라앉아 있던 분노의 포효인가, 한 가문의 몰락을 거부하는 세상에 대한 절규인가.
윤범수가 이렇듯 거칠고 격렬한 움직임을 행하는 모습을 보는 것은 파도로서는 처음이었다. 그는 마치 자신이 그러한 동작을 취하고 있는 듯한 착각에 사로잡혔다. 파도는 자신도 모르게 숨을 헉헉거렸다. 백원출동(白猿出洞)……장교분수(長狡噴水)……. 이제 검법은 마지막을 향해 줄달음치고 있었다.....
--(본문 중에서)

..... 허리춤에 늘어뜨리고 있던 목검을 천전히 들어올려 칼끝이 하늘을 향하게끔 손잡이 부분을 자신의 턱 앞으로 끌어당겼다. 이른바 ‘맹호은림(猛虎隱林)의 자세다. 먹이를 노리는 호랑이가 수풀 속에 숨어 주변을 살피는 형세라 하여 그런 이름이 붙었다. 본국검보(本國劍譜)에 나오는 자세 중 하나로 금계독립세와 더불어 무운이 즐겨 취하는 겨눔세였다.....
--(본문 중에서)

작가가 그려내는 검의 세계는, 달빛 한점 없는 검은 밤하늘, 반원을 그리는 칼끝이 뿜어내는 흰빛 아래 금방이라도 붉은 선혈이 떨어질 듯한 냉기로 가득하다. 그로 인해 독자들은 배신, 갈등, 삶, 죽음 등을 다룬 서사적 줄거리를 기대할 법도 하다. 그러나 작가는 무운 검객의 일생을 아주 간결하게, 지나치다 싶을 정도로 과장 없이, 끝없는 계단을 천천히 올라가는 듯 묘사한다. 그러나 무운선사의 칼끝이 줄곤 스스로의 심장과 머리에서 비켜나지 않고 있음을 의식하는 순간, 독자들은 칼날 같은 푸르른 서늘함을 맛보게 된다. 그리고 매순간 선(禪)이라는 깨달음으로 부드럽게 융화되는 무(無)의 경지를 엿볼 수 있게 한다.

작가는 검(劍)과 선(禪)이라는 다소 이질적인 소재를 선택한 것에 대해, 선승(禪僧)들의 수행단계와 경지가 ‘깨달음에 있어서 최고의 선(善)’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불교에서 부처의 경지에 이른 많은 조사(祖師)들은 자신들의 제자들에게 화두(話頭)를 던져 깨달음의 세계로 인도했다. 작가는 이러한 선승들의 화두를 빌어 불교에서 말하는 진정한 깨달음의 이치를 아주 간결하게 보여주어 독자들 스스로 자신의 삶을 성찰할 수 있는 계기를 주려는 것, 또한 이 소설이 주는 색다른 매력이다.


[목차]

제1장 배오개 참변
제2장 검을 배우고 싶으냐
제3장 달마가 동쪽으로 온 까닭은
제4장 사랑과 칼
제5장 달마탈 검객
제6장 검을 찾아서
제7장 무상검이 무엇입니까?
제8장 구름은 한곳에 머물지 않는다
제9장 진흙소의 울음
제10장 부처를 만나면 부처를 죽이고
제11장 오, 무상검!
제12장 큰 음악은 소리가 없다
종장

저자 유재주는?


저자인 유재주씨는 경희대 국문과 및 대학원을 졸업하고, 1982년 문학동인 ‘作法’을 결성하면서 작품활동을 시작하였다. 1984년 <소설문학> 신인상에 단편 「겨울비」가 당선되어 등단하였다. 그 동안 펴낸 작품으로는 창작집 <또 하나의 계곡>, 중편집 <어머니의 초상>, 장편소설 <북국의 신화>가 있으며, 90년대 중반부터 역사 소설을 발표하기 시작하여 <공명의 선택(전3권)> <평설 열국지(전13권)> <자객열전(전2권)> <초한지(전5권)> 등 왕성한 작품 활동을 펼치고 있다. 또한 작가로는 아주 특이하게 검도를 배우기 시작하여 현재 한얼검도관을 운영하는 등 20여년간 검도인으로도 활동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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