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투기팬과 이경숙의원의 전쟁

격투기 팬과 이경숙의원의 전쟁 시작되나?

이경숙의원사이트의 항의 팬 글
“국회에서 쌈질이나 하는 국회의원들 중계하는 것은 문제가 없고, 엄연히 스포츠중의 하나인 이종격투기를 중계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니”“국회의원들은 전부 K-1 챔피언들인데”
“국회격투기는 저질아닌가 그러면 국회는 문닫아야 겠네”
순식간에 네이버검색어 1위로 등장한 이경숙의원의 홈페이지에는 격투기팬들의 글들이 올라오고 있다. 이의원은 지난해 10월 국회 문화관광위원회 국정감사장에서 KBS SKY 스포츠가 프라이드FC와 판크라스 등 종합격투기를 방영하는 것에 대해 지적을 했기 때문.
당시 이 의원은 "KBS스포츠는 유혈낭자한 이종격투기(K-1)를 국내에 처음 소개했다(10월18일 문화일보 보도)"고 KBS 정연주 사장을 질타했다.이에 KBS는 조치를 취하겠다는 반응을 보였고 실제 KBS SKY 스포츠는 올해 프로그램 개편을 앞두고 종합격투기 방송 폐지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에는 이 문제가 대두되지 않았지만 최근 종합격투기팬 사이에 KBS SKY 스포츠가 종합격투기 방송을 그만둘 것이라는 소문이 돌면서 항의가 잇따르고 있다.
경기도민이라고 밝힌 네티즌은 “올림픽에도 정식종목이 되어버린 태권도 너무 폭력적입니다. 그런 폭력적인 우리의 놀이를 세계에 알린다는것이 너무 부끄럽습니다. 그러니 전국토의 태권도 금지령을 건의해주세요”하고 하며 이번문제에 대해 아테네올림픽에서의문대성 선수의 발차기 장면을 올려 기존 제도권 무술들에 대해 연관이 있는 것은 아니냐는 항의성 글도 올려졌다.
격투기방송 폐지론은 지나친 처사

이경숙의원
이의원의 이번 발언은 청소년 권익 보호를 위한 것이다. 하지만 스포츠 채널에서 격투기 방송을 하는 것이 기존 제도권내 유도, 태권도, 복싱과 같은 스포츠종목의 인기가 하락된 데 따른 것은 아닌가 보여진다.스포츠의 본질이 ‘경쟁을 벗어날 수 없다’는 근본적인 원칙을 생각한다면 이번 이의원의 발언은 스포츠의 본질을 외면한 상태에서 제기된 것으로 볼 수 있다. 60년대 프로레슬링의 인기를 이어갈 이종격투기에 대해 정치권에서 제동을 건 이유는 단순히 잔인성과 폭령성으로 치부하기에는 많은 의혹이 간다. 아무래도 기존 제도권내 격투기종목들의 인기하락과 팬확보의 어려움으로 인해 이종격투기에 화살을 던지는 것은 아닐까 생각된다.
KBS-SKY가 공영방송이라고는 하지만 시청자 없는 종목을 억지로 중계방송한다는 것도 웃기는 일이다. 공영방송이라는 이유하나만으로 많은 부분에서 제약을 받고 있지만 방송편성에 있어 확실한 기준을 내세우지 못한 것도 정치권의 책임일 수 있다.
하지만 스포츠라는 영역은 다르다. 국회에서 정치인 격투 장면이 TV에 공공연하게 나오는 정치뉴스에 대한 보도권한이 있다면, 스포츠중계는 스포츠를 즐기는 팬들의 욕구를 충족시켜주는 소중한 활력소가 있어 시청자도 볼 수 있는 권한이 있다. 단지 청소년들에게 위해요소가 있다면 그 부분에 대해서 방송법에 의해 철저히 규제하면 될 것이다. 하지만 ‘폐지론’이라는 극단적인 입장을 보인 정치권과 KBS측은 한심하기 그지없다. 이러한 논리라면 프로복싱과 유혈이 낭자한 모습을 보일 가능성 있는 종목은 모두 중계를 고려해야 하지 않겠는가?
교육적 입장으로 따진다면, 인기스포츠라고 할 수 있는 축구나 야구에 더 문제가 있다고 본다. 쉴새없이 침을 뱉는 선수들, 사사건건시비를 걸어 싸우는 선수들, 야구방망이를 들고 싸우는 선수들의 모습이 교육적일수는 없다. 반칙과 반칙의 연속인 스포츠현장들의 모습에 비하면 현재 국내에서 방영중인 이종격투기는 양반이다. 경기후 포옹하는 선수들의 모습과 심판판정에 복종하는 어느 스포츠정신보다 큰 의미를 부여한다.
격투기는 인류와 함께 해 왔다!

프랑스격투기 사바테의 모습
투기종목으로 분류되는 유도, 태권도, 복싱, 레슬링의 경기규칙은 서구스포츠화되면서 단편적인 모습을 보여 왔다. 무도정신은 사라지고 서구스포츠화되어 버린 모습에 무술인들은 안타까워 하고 있다.무도스포츠에서도 "관중이 없는 스포츠는 살아남을 수 없다”라는 말이 공공연하게 나온다. 지난 아테네올림픽에서 “태권도는 재미없는 경기다”라고 평가받았듯이 올림픽종목마저도 관중을 외면할 수 없는 것이 현실이다. 이러한 관중론은 스포츠가 상업화로 변하면서 더욱 확고해진다. 그 이전에는 페어플레이와 안전성, 그리고 공정성 등을 중심으로 경기규칙이 주된 변천의 모습을 보였다. 이런 이유에서 투기종목의 스포츠는 기술별로 메치는 기술은 유도, 차고 지르는 기술은 태권도, 잡고 넘어뜨리는 기술은 레슬링, 주먹으로 하는 경기는 복싱과 같이 세분화되었다. 세분화되면서 기능위주에 치중하게 되고, 점수를 획득하기 위해 포인트위주의 기술로 전락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런 과정에서 무술이 지닌 정신적 가치는 하락했다.
또 스폰서확보를 위한 기업들의 참여로 ‘관중을 무시할 수 없는 상황“에 이르렀다. 이런 분위기에서 세분화된 투기종목은 관중들에게 재미없는 경기’로 인식되었고, 투기종목의 매력인 ‘강한 사람’을 원하는 관중들의 인식이 차츰 변해 갔다. 이런 분위기에서 서구사회에서는 프로레슬링이 등장해 잔인한 기술과 욕설, 그리고 혐오스러운 복장 등으로 서구인들의 마음속에 사로잡혀 있는 공격성을 대신했다.
복싱역시 인간답지 못하다는 이유로 올림픽종목에서 퇴출위기에 있었던 적이 있다. “인간답지 못하다”는 잔인성과 폭력성이 문제였다. 이 문제도 아마가 아닌 프로복싱에서 각인되기 시작한 것이다. 무하마드 알리는 “복싱이란 두명의 흑인이 서로 싸우도록 해놓고 많은 백인들이 구경하는 것이다”라고 할 만큼 흑인과 백인사이에서의 아픔을 이야기한다. 프로스포츠에서 등장한 스포츠도박’이라는 스포츠자본주의의 산물이 순수 아마스포츠인 올림픽에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최근에는 운동을 어떤 방법으로 하느냐는 과정론을 강조하는 동양무술이 결과중심의 서구스포츠세계를 앞서고 있다. 이미 K-1이나 Pride와 같은 신종 이종격투기는 서구에서 만든 프로레슬링과는 다른 동양의 무술적 요인들이 많이 포함되어 있다. 승부에 대한 깨끗한 뒷마무리와 서로를 격려하며 포옹하는 모습 등에서 팬들은 더욱 인간적인 면을 알게 되고 더 많은 것을 배우고 있다.
서구의 프로레슬링이 국내에 유입되었던 60년대에 우리나라 프로레슬링선수들이 깨끗한 이미지로 관중들의 인기를 얻었던 것과는 달리 서구레슬러들의 모습은 온갖 욕설과 조작된 쇼맨쉽의 덩어리들이 모여 있다. 실제 서구스포츠에서 성장한 신종격투기의 모습도 그렇다. 기존 K-1이나 Pride와는 전혀 다른 비인간적인 행동들이 난무하다. 실제 기술들도 서로 연기하는 잔인한 동작에 관객들은 환호한다. 이것에 비하면 동양에서 만들어진 K-1이나 Pride, 그리고 국내에서 개발된 네오파이트나 스피릿MC는 훨씬 깨끗한 이미지를 갖고 있다.
격투기는 인류와 함께 해왔다. 인간의 내면에 있는 공격성을 대신 혹은 직접 경험함으로써 억제시키고 극기하는 교육의 일환으로도 등장했다. 특히 동양무술이 교육적 색채가 강한 반면, 서구스포츠가 상업성과 잔인성, 비인간적인 양상이 논쟁거리가 되고 있다.
이번 이의원의 의견은 이해한다. 정치권에서 스포츠를 제대로 보지 못하는 시각은 모두가 체육시간에 수업을 담당한 체육교사들일것이고, 스포츠계에 종사하는 사람들의 지식부재가 아닐른지. 하지만 이제부터라도 이종격투기를 단순히 서구의 프로레슬링과 같이 보지 않았으면 한다.


댓글 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