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권도공원, '권력과 돈에 졌다'
진천군, 후보지 사전 내정, 정치적 논리 개입 주장 등 의혹 제기

지난 6월 태권도공원 유치를 위한 태권도박물관을 개관한 진천군
태권도공원 후보지 1차 심사에서 탈락된 충북 진천군이 후보지 선정과정에서 객관성이 결여됐다며 강력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진천군(군수, 김경회)은 15일 오전 군청 소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후보지 심사과정에서 후보지 사전 내정설과 특정 관계설 난무, 후보지 선정과정이 투명하지 않고 객관적으로 이뤄지지 않은 것과 정치적인 논리가 개입되어 있는 등 온갖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며 문광부와 태권도공원조성추진위원회를 상대로 17개 후보지에 대한 평가 점수를 즉각 공개하라고 촉구하고 나섰다.진천군 태권도공원 유치위원회도 이날 성명을 내고 “후보지 심사기준이 특정지역 봐주기 식으로 짜여 있으며 평가항목도 애매했다”며 “객관성이 결여된 국책사업 결정에 경악한다”고 밝혔다. 이어 “진천 군민들은 이번 결정을 수용할 수 없다. 심사결과가 투명하게 공개되지 않으면 이번 결정의 효력 정지 가처분신청 등 군민들과 함께 강력히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충청북도 도의회도 역시 이날 오후 성명을 내고 “국토의 중심지이고 편리한 교통망을 갖춘 충북이 태권도공원 후보지에서 배재된 것은 납득할 수 없다”며 후보지 선정을 원점에서 다시 시작해야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또 ”문광부의 결정은 공정하고 객관적인 평가의 결과라기보다 정치적인 논리로 결정된 것이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든다”며 강력하게 대처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또“정부는 신행정수도 건설 무산, 태권도 공원 후보지 배제 등 잇단 국책사업 탈락으로 상실감에 빠진 도민들을 위해 특단의 조치를 강구하라”면서 “도의회의 요구사항이 반영되지 않을 경우 끝까지 투쟁할 것”이라고 밝혔다.
청와대 홈페이지 “권력과 돈에 진천이 졌다” 글 남겨
태권도공원을 위해 누구보다도 열정을 가지고 나섰던 김경회 군수의 충격은 컸다. 김 군수는 진천군이 태권도공원 1차후보지 탈락하자 후보지 탈락의 소회를 담은 글을 청와대 홈페이지 게시판에 올려 눈길을 끌었다. 김 군수는 1차 심사결과가 발표된 14일(화) 오후 청와대 홈페이지 게시판을 통해 ‘권력과 돈에 진천이 졌다’며,“(태권도공원 후보지 심사에 영향력을 발휘하며)권력을 가졌다고 우쭐대는 지도자는 역사의 기록이 평가할 것“이라고 전제한 뒤 “충북 진천을 완벽하게 무시했다”며 이번 태권도 공원 후보지 심사과정의 의혹을 강력하게 제기했다.평소 태권도의 뿌리인 화랑정신을 세우기 위해 김유진 장군의 탄생지인 진천에 태권도공원이 건설되어야 한다고 주장해 왔던 김 군수는 “1차 심사결과는 잊혀진 역사 바로 세우기가 후퇴하는 것”이라고 안타까움을 표했다.
진천군민들 성난화랑의 후예되다
당초 5-7곳정도가 1차에 선정될 것으로 알려졌던 것과는 달리 3곳으로 대폭 줄어든 것은 유력후보지로 거론되었던 진천이 배재되었기 때문이라는 후문도 있다. 특히 선정과정을 공개하지 않고 있어 정치적 결정이 개입된 것이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춘천과 무주가 거론된 데에는 동계올림픽유치를 위한 빅딜을 위한 것이 아니냐는 것과 진천이 배제된데에는 국가대표제2선수촌으로 달랠 수 있다는 정부의 입장이 있는 것은 아니냐는 의혹의 의혹이 증폭되고 있다.
하지만 그동안 최소한 예선전은 통과할 줄 믿었던 충북 진천군은 이번 1차결정에 대해 안타까움을 금치 못하는 입장이다.
진천군 홈페이지에는 민마루라는 이름으로 "이번 결정이 다소 정치적 힘이 작용하지 않았나 하는 판단이다. 6만 진천군민과 진천군의 간절한 소망을 중앙에 진출한 정치인들이 좀더 깊이 헤아려 적극적으로 뒷바침 해 주었다면 좋은 결과도 있었을 텐데"하는 아쉬움이 있다고 하면서도 "다른 대안을 찾아 다시 도전하는 모습을 보일 때이고 도전하는 자 만이 성취할 수 있다고 하지 않습니까?"라고 진천군민의 슬기와 의지를 더욱 고양시키자고 스스로 위로했다.
리눅이라는 이름으로 올려진 글에서는 "진천군이 후보그룹에 들었다가 갑자기 빠지게 됐다는 것은 영 개운치 않다"고 하면서 "실사 자료 공개를 요구하는 것은 결과에 승복하지 않는 패배자의 모습이 아니라, 몇 년동안 쏟아부었던 진천군민의 태권도 공원 유치 열망이 어느 정도였고 또 그것이 외부에 어떻게 보여졌는지 그나마 객관적으로 판단할 수 있는 척도가 아닐까요"라고 해 진천군민이 노력한 것과는 다른 결과가 나온데에 대해 허탈해 하는 모습이다.
또 화랑이라는 이름으로 "성난 화랑의 후예"라는 제목으로 글을 올린 내용을 보면, "태권도공원 후보지 선정의 결과를 접하고 경악을 금할 길이 없다"고 하면서 "종주국으로서 세계속의 성지를 국책사업으로 만든다고 시작한지가 5년째, 그동안 이십여개의 지자체가 얼마나 많은 노력을 하였는가. 이번 결정의 선정기준은 잘 모르겠으나 정치적 논리나 지역안배 차원의 결정이 아닌가 하는 의구심을 떨쳐버릴 수가 없다"고 했다. 그는 또 "종주국으로서 세계 태권도의 요람인 성지라면 역사성을 우선으로 생각함을 모두가 알진데, 지역균형 발전이니 수도권 분산 또는 지역의 안배 차원의 결정이라면 단군성전을 관계도 없는 미주에 또는 기독교의 성지를 아프리카에 건설 한다는 것과 무엇이 다른가"라며 "위선과 권모술수의 발로라면 이곳 출신이고 화랑의 효시인 지하에 계신 흥무대왕(김유신)께서 노여워 함을 그대들은 아는가?"라고 분노했다.

일부에서는 이번 결정에 대해 지역민들의 노력여부를 전혀 고려하지 않았다는 문제도 제기됐다. 지자체가 그 지역을 살리기 위해 지역민이 얼마나 응집력을 갖고 일을 해왔나 하는 평가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것.
지자체 3기인 현재도 아직까지 중앙정부의 입김이 크게 작용하는 것은 아니냐는 여론이 지배적이다. 아무리 국책사업이라고는 하지만 지역민들의 정서와 지자체의 노력이 얼마나 있었는지에 대한 평가가 배제돼 안타깝다는 분위기다.
특히 행정수도이전의 헌법재판소 패소로 가뜩이나 예민해져 있던 충청민들이 이번에 태권도공원마저도 배제돼 중앙정부에 대한 부정적인 입장은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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