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국가가 나서야 한다
지난 11월 30일 국회도서관 강당에서는 한국사회체육학회(회장 위성식, 고려대교수)가 주최하고 문화관광부가 주관한 ‘전통무예의 활성화 방안’이라는 주제로 학술세미나가 개최되었다.
전체 8개의 발제로 이루어진 이번 세미나에서는 ‘민속경기 및 전통무예의 활성화 방안’이라는 주제로 서울대 나영일교수(체육교육과)발표를 시작으로 5시간의 발제와 토론이 이어졌다.

무예계 대동단결과 각성 필요
전통무예가 지닌 가치는 다른 어느 문화소재보다 크다는 것이 제기되면서 세미나는 시작되었다. 서울대 나영일교수와 선문대의 최종균교수, 그리고 고려대의 이혁강사가 발표한 내용을 보면, 전통무예활성화에는 충분한 가치가 있으나 각 단체들의 체계적인 관리와 운영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있었다.

나영일교수
나교수는 “민속경기와 전통무예가 사업성으로 성공할 가능성이 있을 경우에는 정부나 지방자치단체는 물론이고 특정단체나 주도자들이 그것을 발전시킬 것이다”라고 하면서 “그렇지 못한 경우에는 시장에 의해 자연스럽게 도태될 것이며, 이를 위해서는 민속경기와 전통무예를 주관하는 담당자들의 대동단결이 그 어느때보다 절실한 시점이다”하고 각 무예인들의 단결을 호소했다.최교수는 전통무예의 역사와 가치성에 대해 ▶민족의 역량을 발휘하는 소재로서의 전통무예 ▶인성교육을 필요로 하는 교육소재로서의 전통무예▶생활체육의 소재로서의 전통무예 ▶한국의 브랜드 이미지 창출효과로서의 전통무예라는 특성을 들어 “한국의 이미지를 가장 인상적으로 남길 수 있는 전통무예인 택견을 전면으로 내세워 공격적 이미지 창출을 시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이 강사는“그동안 국내 무예들의 난무와 관리의 허술에 무예단체나 정부가 책임을 져야 한다”면서 “앞으로 양적인 성장과 함께 질적인 성장이 병행 되어야 하고, 정책적 지원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그는 “전통무예의 문제는 소모적인 전통성과 역사성 논쟁, 무분별한 상업주의에 따른 무예단체들의 난립, 학문적 정체성 미비 등이 있다”고 강조하면서 소모적 정쟁보다는 발전적이고 미래지향적인 자세로 전통무예의 가치를 새롭게 정립하자고 호소했다.
관광자원과 뉴스포츠개발 필요성제기

서상옥교수
전통무예는 관광상품으로서의 개발과 뉴스포츠로서의 발전이 충분히 있다고 국제디지털대 설민신교수와 상명대 서상옥교수에 의해 제시되었다. 설교수는 21세기 국가전략산업과 문화관광사업으로 민속경기와 전통무예가 충분한 소재라고 밝혔다. 특히 그는 “국가적 차원 혹은 지역적 차원에서 구체적이고 실현가능한 관광자원 개발전략을 구축하여 새로운 문화관광축제로 거듭나고 더 나아가 국제적 혹은 국가적인 차원의 경기행사로서 발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를 위해서 ▶전통무예의 정통성과 내실화, 그리고 합법성의 확보 ▶ 대중적 기반의 확보 ▶ 가치증진을 위한 한국재발견프로그램 편입 ▶ 관광자원화 방안으로 자원개발을 위한 보완적 제도 확립 ▶ 관광자원인프라구축 등을 강조했다.또, 서교수는 민속경기 및 전통무예의 뉴스포츠적 접근방안을 제시했다. 기존 서구 스포츠를 둘러싼 문제 해결의 방법으로 뉴스포츠가 활성화될 것이라고 전제하면서,“민속경기 및 전통무예에 대한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민속경기 및 전통무예에 대한 데이터베이스의 확보를 통해 적극적인 변화를 가져와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책적 지원과 입법화 반드시 돼야
한편, 국가의 정책지원이 필요할 시기이며 앞으로 입법화에 대한 필요성과 국제화문제가 제기돼 눈길을 끌었다. 이 문제는 경희대 황의룡박사와 서일대 허건식교수, 그리고 영산대 김민호교수에 의해 제기되었다.
황박사는 민속경기 및 전통무예 발전을 위한 정책적 방안에 대해 ▶조직의 강화에 대한 정책적 지원 ▶ 시설의 정비 ▶ 적극적 홍보활동으로 대중적 기반조성 ▶ 동호인 조직지원 및 육성에 대한 합법성 ▶ 중국, 일본과의 연계에 대한 정책지원 ▶ 전통스포츠에 대한 연구지원 등이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민속경기와 전통무예에 관한 연구를 수행함과 동시에 조직의 효율성과 시설, 용구, 경기규칙 등을 정비, 조성하여 전통무예의 생화화와 국제화에 기여해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이를 뒷받침할수 있는 행정부서의 지원과 설치도 필요하다”고 했다.

허건식교수
또, 허교수는 전통무예의 활성화를 위한 입법화 방안에 대해 “그동안 국내 전통무술은‘전통’이라는 개념을 협애한 집착과 과학화에 대한 맹목적인 집착에 의해 주도되고 지배되어 왔다”고 하면서 “우리 무술계의 조잡한 수준의 이론이나 자기파괴적인 이론의 생산을 중단하고 전통무술의 발전을 위해 고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를 위해서 허교수는 “한국, 중국, 일본을 따지기 전에 무술의 세계적 전망을 바탕하여 ‘전통무술진흥법’이 ‘한국적’ 혹은 ‘한국화’된 무술들에게 혜택이 돌아가야 한다”고 했다. 또 지나친 편협한 전통의 논리로 이번 발의된 ‘전통무술진흥법’의 영향력이 발휘된다면 앞으로 문화에 따라 변용되는 무술의 본원적 가치가 상실될 것이라는 지적도 했다. 특히 이 법안에 적용되기 위해서는 무술단체들의 적극성과 법률에 합당한 조직 및 무술체계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끝으로, 영산대 김민호 교수는 전통무예의 국제화에 대해 프랑스의 예를 들어 “서양스포츠에 존재하지 않는 정신수양으로서의 무예가 서구사회에서 높이 평가받고 있다”고 하면서 “한국무예가 국제화를 위해서는 국가적인 교육기관을 마련하고 초문파적인 차원에서 지도자를 배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다양한 문화를 수용할 수 있는 교양을 겸비한 문화의 전달자로서 그 역할을 충분히 이행할 수 있도록 배려해야 한다“고 해 한국무예의 국제화를 통해 국가의 브랜드를 높이 평가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무예청>신설해야 한다

임동규 선생
경당의 임동규선생은 기존 동대문운동장부지가 과거 훈련원 자리인 만큼 이곳을 ‘무예청’으로 신설하자고 제의했다. 이에대해 서울대 나영일교수는 “현재 동대문운동장자리가 서울시에 의해 애매모호해지고 있다”고 하면서 “일제치하 당시 조선총독부에 의해 훈련원 해체되었고 이에 대한 주권파괴가 있다면 학술적으로 검토해 볼만한 가치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를 위해서는 구체적인 훈련원터의 위치에 대한 학술적 연구와 전통무예관계자들의 힘의 결집이 필요하다는데 의견을 모았다.훈련원이란 조선시대 때 군사의 시재(詩才), 무예연습, 병서(兵書)와 전진(戰陳)의 강습을 맡아보던 기관을 말한다. 이곳 훈련원에서는 병사의 무술훈련 및 병서·전투대형 등의 강습을 맡았다. 훈련원은 조선 태조 원년(1392)에 설치되어 처음에는 훈련관으로 불렀는데 태종 때 이곳으로 옮겨 청사 남쪽에 활쏘기 등 무예를 연습하고 무과시험을 보는 대청인 사청을 지었으며 세조 12년(1466)에 훈련원으로 고쳤다.
많은 무장들이 이 훈련원에서 오랜기간동안 시험과 봉직의 과정을 거쳤는데 충무공 이순신이 별과시험에서 말을 달리다가 실수로 낙마하여 왼쪽다리에 부상을 입은 곳도 이 훈련원이고, 봉사·참군 등 하위관직이 여러해 동안 복무하던 곳도 훈련원이었다. 중종반정(1506)때 박원종 등이 훈련원에 모여서 장사들을 나누어 배치하고 밤중에 창덕궁 진입로에 진을 친 일도 있었다.
그러나 5백여년의 역사를 갖고 여러 가지 군사관계의 일을 집행하던 훈련원도 국가의 대세가 기울어짐과 함께 막을 내리게 되었다. 1907년 8월에 체결된 한일신협약에 의해 훈련원에서 군대해산식이 거행되고 한국 군인들에 대한 무장해제가 집행되었다. 이 군대해산으로 비분한 감정을 억제하지 못하던 장병들은 일본 단국이 지급한 은사금을 거부하고 의병부대에 합류함으로써 이제까지 재래식 무기와 체계적인 훈련을 받지 못한 채 활동하던 의병전쟁에 새로운 활력소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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