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권도 15년 경력의 파란 띠 (조현진 기자 2000.6.27)
태권도 15년 경력의 파란 띠
15년간 태권도를 수련한 사람이 아직도 파란 띠라면 믿을 수 있을까?
춘천 조직위원회 초청으로 2000 코리아오픈 춘천 국제 태권도대회에 참가하기 위해 안토니씨가 한국을 방문했다.

안토니씨는 15년간 태권도를 수련한 태권도인이다. 정상인으로 태어난 그는 1살 반부터 바이러스성 근육, 뼈 이상 증세를 보였다. 누가 보더라도 그가 태권도를 수련하고 있다고는 믿기 힘들 정도로 그의 두 다리와 팔 하나는 정상인의 반정도 밖에 되지 않는다.
그는 불리한 신체적 조건을 극복하기 위해 86년부터 태권도를 시작했다. 지난 15년간 그는 하루도 빠짐없이 태권도를 수련했다고 한다.
"태권도는 저에게 정신적·신체적으로 많은 도움을 주었습니다. 태권도를 시작한 이래 근육도 많이 발달되었고 몸도 더 강해졌습니다. 그리고 자신감도 생겼습니다."
그러나 그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그는 여전히 검은 띠는커녕 붉은 띠도 따지 못했다. 그의 태권도 진전 속도는 일반인의 몇 배 아니 그 보다 훨씬 느렸다.
"저는 서두르지 않습니다. 저한테도 언젠가는 검은 띠 딸 날이 오겠죠. 그 날을 위해 하루하루 최선을 다해 태권도를 수련할 뿐입니다." 그는 검은 띠를 따지 못했다고 해서 절대 실망하지 않는다.
"태권도는 저에게 있어 하루도 거르면 안 되는 음식입니다. 영혼의 음식. 죽을 때까지 저는 태권도를 수련하고 싶습니다." 이처럼 태권도에 대한 그의 사랑은 각별하다.
안토니씨는 태권도를 시작한 이래로 태권도가 태어난 나라, 한국에 오고 싶었다고 한다.
"제가 한국에 있다는 것이 꿈만 같습니다. 저는 지금 태권도 정신을 눈으로 보고 귀로 듣고 몸으로 느끼고 있습니다."
그렇게 오고 싶어했던 한국. 그래서 한국에 있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흥분했던 안토니씨에게도 한국이 실망스러울 때가 있었다. 바로 그를 초청한 춘천 조직위원회와 이틀간 연락이 되질 않아 춘천 도착 후 하루 반 동안 그는 홀로 방치 되었던 것이다. 그런 상황에도 불구하고 그는 여전히 웃으며 연신 "죄송합니다. 죄송합니다."라고 했다.
"저는 항상 웃으려고 노력합니다. 슬퍼하고 괴로워한다고 해서 바뀌는 것은 없으니까요."라고 그는 덧붙였다.
안토니씨는 26일 품새 경연 대회에 참가했고 경기에 참가한 어느 선수 못지 않게 박수 갈채를 받았다. 또한 신체적 장애를 극복한 그의 태권도 정신을 인정받아 그는 춘천 조직위원회로부터 태권도 정신상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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