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콘데 코마, 존 프랭클
현대 종합격투기에 등장한 브라질 유술
현대 이종격투기 또는 MMA에서 결코 빼놓을 수 없는 무술 하나를 꼽자면, 이론의 여지없이 브라질 유술이라고 할 수 있다. 1993년 UFC를 통해 화려하게 등장한 브라질 유술은 호이스 그레이시의 UFC 3연패, 힉슨 그레이시의 450전 무패의 전적등을 통해 최강에 가장 근접한 무술이라는 평가를 받아왔다.

콘데코마, 마에다 미츠요
이 브라질 유술의 뿌리가 사실은 일본이라는 것은 이미 잘 알려져 있다. 일본의 유술을 브라질에 전파시킨 사람은 콘데 코마(Conde Koma)라는 별칭으로 유명한 유술과 유도의 대가, 마에다 미츠요(前田光世)이다. 브라질에서 마에다 미츠요는 브라질의 정치가인 가스타오 그레이시와 친분을 쌓게 되고 그의 이런 저런 도움을 받게된다. 이에 대한 감사의 마음에서 마에다는 카를로스와 엘리오를 비롯한 가스타오의 아들들에게 유술을 가르치게 된다. 엘리오를 비롯한 그레이시들은 마에다에게서 배운 유술을 실전을 통해 응용하고 발전시켜 마침내는 그레이시 유술, 또는 브라질 유술이라고 하는 가장 실전적이고 강력한 무술을 만들어 낸다.브라질 유술은 비록 일본 유술의 영향으로 발생하였지만, 일본에서 오히려 배우러 올 정도로 브라질의 무술임을 인정받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브라질 유술을 하는 사람들이 반드시 기억해야 할 사람은 브라질 유술의 창시자인 카를로스와 엘리오 그레이시의 스승인 바로 이 사람, 콘데 코마, 마에다 미츠요이다.
한국에서의 브라질 유술
존 프랭클 사범
그렇다면, 한국에서의 브라질 유술의 역사는 어떠한가? 브라질 유술이 한국에 알려지기 시작한 것은 이제 10년 남짓. 그나마, 정식 브라질 유술을 수련하기 시작한 것은 거기에도 미치지 못한다. 이러한 한국 브라질 유술의 태동에서 마에다 미츠요와 같은 역할을 한 사람이 바로 존 프랭클(John Frankl) 이다.현재는 서울에서도 정식 브라질 유술을 수련할 수 있는 곳이 여러곳 있으나, 불과 2~3년전만 해도, 브라질 유술을 수련한다는 것은 매니아수준의 노력이 없이는 불가능 한 것이었다. 당시 서울에서 브라질 유술을 전문적으로 수련하는 모임은 소위 논현동 BJJ 클럽이라고 불리던 모임이었다.
이 모임의 리더가 존 프랭클 사범의 제자이자, 현재 브라질리언 주짓수 코리아 아카데미를 이끌고 있는 이희성 사범이다. 논현동 BJJ팀이 알려진 것은 KPW, 스피릿엠씨등 한국의 이종격투기 대회에서 두각을 나타내었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그들이 배운 브라질 유술은 진짜였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 진짜 브라질 유술을 그들에게 전파해준 사람이 바로 존 프랭클이다.
존 프랭클과의 만남
존 프랭클 사범이 처음 브라질 유술을 배운 사람은 그 유명한 힉슨 그레이시다. 힉슨에게서 1년정도 배운 후 파란띠까지 받았고, 그 후 고향인 보스톤에서 호베르토 마야라는 브라질 사범에게서 보라띠와 검은띠를 받았다. 이 후 존 프랭클 사범은 수련을 그만두지 않았고, 미국에서는 물론이고 브라질, 일본에서도 유술을 배웠다고 한다. 존 프랭클 사범은 발레투도 룰의 대회에 출전한 경력까지 가지고 있었다.
이러한 무술가인 존 프랭클 사범이 경력에서 특이한 것 중의 하나는 그가 사실은 그 유명한 하버드대학에서 현대 한국문학으로 박사를 취득했다는 것이다. 그는 석사과정에서는 현진건으로, 박사과정에서는 한국문학에 나타난 외국의 이미지라는 주제로 학위를 받았다. 그렇기에 그의 한국어 실력은 매우 유창하다.
존 프랭클 사범이 한국과 인연을 맺게 된 것은 대학에서 우연히 한국어를 제2외국어로 선택하게 되면서부터였다고 한다. 1987년 학부(UC 버클리대학) 재학시절, 교환학생으로서 연세대에 오게되고, 그의 한국과의 본격적인 인연이 시작된다. 이희성 사범을 만나 브라질 유술을 전파하기 시작한 것은 1998년경. 그러므로 한국에서 브라질 유술의 역사는 이제 갓 5년을 조금 넘겼다고 보면 된다.
존 프랭클은 1967년생. 적은 나이는 아니다. 그러나 그는 "나보다 나이도 어린 친구들이 늙어서 운동 못하겠다고 하는 경우가 있는데 너무 너무 우스워요. 다 핑계죠. 고등학생들 처럼은 아니더라도 충분히 운동 할 수 있어요. 계속 해야죠."
미국에는 일본과 한국, 중국등 동양무술을 수련 할 수 있는 곳이 제법 있다고 한다. 그가 무술을 시작한 것은 중학교때부터. 가라테를 먼저 배웠다고 한다. 가까운 곳에 도장이 있었기 때문이다. 대학에서는 한국의 국술원 도장에 다닌 경험도 있다. 무에타이, 필리핀 무술인 아르니스까지 여러 무술을 접했다. 그의 국술원에 다닌 경험은 그리 좋았던 것은 아니었던 모양이다.
"처음에 선전을 할 때, 주짓수처럼 그래플링도 있고, 뭐든 다 있다고 선전을 하지요. 그리고 몇천가지의 기술을 배우기 위해 몇 년의 시간이 걸린다고 하지요. 그런데 시간이 흐르고 나서야 깨닫게 됩니다. 아무리 기다려도, 아무것도 없다는 거지요." 일부 무술의 자기 무술사에 대한 왜곡은 둘째 치더라도, 기술에서도 거짓말을 하는 행태들에 대한 비판을 그는 빼놓지 않았다.
그는 한국에서 말로만 브라질 유술을 가르치는 사람들에 대한 비판도 빼놓지 않았다. "(유술을)못하는 것은 문제가 아닙니다. 배우면 되니까요. 그런데, 자신이 직접가르치지도 배우지도 않으면서 브라질 유술을 한다고 말하는 것은 문제죠. 실력이 향상될 수가 없으니까요."
존 프랭클 7월 연세대 세미나
지난 7월초에는 연세대에서 특별 세미나를 개최하기도 했다. 세미나에서 주로 다뤄진 기술중의 하나는 오모 플라타. 다리로 상대방의 팔을 꼼짝 못하게 하는 기술이라고 한다.
세미나 내내 그의 열성적인 지도가 이어졌고, 배우는 사람들의 열의도 대단했다.
교수 존 프랭클
이러한 그의 브라질 유술 지도를 계속 받을 수 있는 기회가 생겼다. 올 2학기부터 그가 이화여대에서 교수로서 강의를 맡게 된 것이다. 덕분에 가까운 이희성 사범의 아현동 도장에서 직접 브라질 유술 강의까지 할 수 있게 되었다. 한국에서 지속적으로 직접 지도를 할 수 있는 유일한 브라질리언 주짓수 블랙벨트의 강의를 받아보고자 하는 사람은 아현동으로 갈 수 밖에 없게 되었다.
이제 존 프랭클 사범은 한국과 뗄레야 땔수 없는 사이가 되고 말았다. 브라질 유술이라는 것과, 한국문학이라는 것을 한국에서 배우고 가르치는 것이 그의 직업이 되어 버렸으니 말이다. 문(文)과 무(武)의 조화. 우리가 교과서에서 배우던 이상적인 모습을 조금씩 실현해 가고 있는 사람이 바로 이 사람, 존 프랭클이라는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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