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학적 현상에 따른 태권도 몸짓체계(6)
4. 태권도 동작의 원리(2)
격파와 겨루기 종목은 직접으로 어떤 대상물 또는 대인적 행위이지만 여기서 행위의 구분은 어디까지나 분명한 차이를 드러내고 있다.
특히 겨루기는 사람을 상대로 하는 단련이기는 하나 이는 어디까지나 상대에게 상처를 입히거나 때려눕히고자 하는 행위가 아니라 움직이는 상호 간의 운동행위는 전술 전략적 행위로서 어느 정도의 타력과 무엇보다는 목표의 정확성을 중요시여기는 겨룸의 조화세계이며 그 겨룸의 조화세계는 활인정신을 기본으로 하고는 상생정신에 있다.
시합에서 상대방에 대한 나의 공격이란 움직이는 서로 간의 운동 행위이다. 이는 고정된 격파물을 향한 위력 측정을 위한 가격이 아니라 상호 전술적으로 움직이는 목표를 향한 활동이라는 운동성에 기초하고 있다.
셋이라는 천지인의 삼재적 행위는 이 같이 태권도 무예의 기술체계화에 있어 전통적으로 분류하는 다섯 가지 구분이 아니다. 이는 하늘, 땅, 사람(천지인)이라는 세 가지 기능을 중요시여기는 범주를 포괄하는 철학적 행위라는 것을 함의한다. 다시 말해 삼재적 분류는 원리적 측면에서도 합목적성을 이루고 있다.
기본동작, 품새, 겨루기, 격파, 호신술, 이 다섯 체계는 단지 기술체계로서의 구분에 지나지 않는다. 우리가 이미 살펴보았듯이 천지인 삼재(삼태극)에 따른 원리는 하늘의 대자적 수양, 땅의 대물적 역행, 사람의 대타적 단련은 정신적 수양, 몸의 역행, 겨룸의 단련이라는 확연한 몸짓의 목적을 드러내고 있어 운동 수행의 이정표를 제시하고 있다는 것이다.
몸의 움직임, 즉 몸소 몸짓이 어떠한 원리에 따를 것인가는 우리가 왜 태권도를 수련하는가에 직접적인 물음에 대한 결정적인 해답이 될 것이다. 오행적 기술체계의 분류는 예로서 기본동작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이름이라면 삼재적 기술체계의 구분은 무엇을 왜 수련하는가라는 직접적으로 목적과 목표를 제시하고 있다.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태권도 명칭은 천지인 삼재 정신을 내재하고 있다. 천, 즉 하늘의 수, 하나(一)에서 땅의 수, 둘(二)와 사람의 수, 셋(三 )의 분화는 동작에서 셋이 하나를 이루는 태극, 한이라는 철학적 행위로 볼 수 있다. 우리가 몸소 ‘태권도’를 수련한다는 것은 셋, 즉 수양, 역행, 연마라는 목표와 목적을 두고 하는 철학하는 행위임을 이해하고 뿌듯한 자부심을 가져야 할 것이다.
태권도를 수련한다는 것은 변화하는 물질계를 태극이라 하고 변화하지 않는 허공을 무극이라고 할 때 변화하는 태극보다 변화하도록 하는 무극이 더 큼을 알아야 한다고 볼 수 있다. 이 말은 대자적 수양은 하늘의 원리를 깨닫고 따르고자 하는 정신 수양, 즉 무극이 변화하는 물질계, 즉 땅의 원리(이치)인 대물적 역행, 사람의 원리인 대타적 연마, 즉 태극보다 우위에 있다는 것을 깨달아야 할 것이다. 대물, 태타, 즉 있음(有)을 상대로 한 수련보다는 없음(無) 공(空) 허(虛)라는 대상을 상대로 하는 수련, 즉 기본동작, 품새가 겨루기, 격파보다 근원적이며 철학적 의미가 더 깊은 것이다.
우주 안에 존재하는 모든 것은 태극, 음양, 오행의 지배를 받지 않을 수 없는데, 인간도 그 존재 가운데 하나이기 때문에 그 지배를 벗어날 수 없다. 그런데 우리가 여기서 간과할 수 없는 의미체계에서 태극, 음양, 오행의 개념을 아우르는 개념은 순수 우리말인 ‘한’이다. 또 천지인 삼재에서 삼의 수에 해당하는 사람은 천지간의 사이에서 사이(관계)를 책임지고 있는 인간을 지칭하는 것이다. 인간은 땅을 딛고 우뚝 서서 하늘의 질서를 따르고 나아가 만물과 더불어 상생하는 존재라고 볼 때, 우리가 태권도 기술체계의 분류에서부터 왜 어떻게 구분해야 하는가는 중요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때문에 오행적 분류체계보다는 삼수적 분류가 천지인의 삼재가 의미하는 내용, 즉 대자적 수양, 대물적 역행, 대타적 단련이라는 세 가지 분류체계는 ‘철학적 현상에 따른 태권도 몸짓체계’임을 잘 드러내고 있다고 할 것이다. 결국 인간이란 땅위에서 하늘을 이고 하늘과 땅을 이어주는 존재이다. 모든 것을 이어주는 존재이다. 그러기에 우리에게는 인간이 떠맡아야 하는 몸짓, 즉〔태권도적〕동작 행위가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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