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문화탐험 4 - 탈춤 ② 강령탈춤
강령탈춤의 유래
강령탈춤은 황해도 탈춤 중에서 해주 탈춤형에 속하는 놀이이다. 해주 탈춤, 봉산탈춤이 황해도 탈춤을 대표할 만큼 크게 전성기를 누렸던 것처럼 강령 탈춤 역시 금세기 초엽에 크게 번성한 때가 있었다. 다른 여러 가지 요인이 작용했겠지만 이는 주로 해주와의 관련 때문이었다.
강령탈춤은 해주에서 남서쪽으로 80리 가량 떨어진 300호 내외의 작은 읍이었다. 시골동네가 으레 그렇듯 그곳에서도 5일장이 서곤 했다. 워낙 작은 마을이었기에 행정과 경제면에서 도소재지에 해당하던 해주나 해상 10읍의 하나였던 옹진

에는 비할 바가 못 되었다. 그러나 한일합방과 함께 해주감영에 속해있던 가무단이 해산되고, 또 탈꾼들을 묶는 역할을 하던 기관마저 없어지면서 탈꾼들이 강령으로 모여들기 시작했다. 특히 강령 태생 관기로 옥관자를 탄 것으로 유명한 김금옥이 고향으로 은퇴하자, 그를 따라 많은 가무인들이 강령으로 모여들어 탈춤도 함께 형성되었다고 한다.
더구나, 강령의 부근에는 오랜 전통의 재인부락인 강천리가 있어서 이 또한 탈춤의 발전에 유리하게 작용하였다. 그러나 봉산 탈춤처럼 널리 흥행하지는 못하고 이 때문에 다른 지방에도 그다지 큰 영향을 끼치지 못했다. 주로 5월 단오놀이로 행해져 오다가 1920년대에 이르자 점차 쇠퇴하게 되었고 마침내는 공연이 아예 없어지게 되었다.
8.15 광복 당시 해주 탈춤의 부활을 위해 힘썼던 장양선이란 사람이 양소운과 박동신 두사람에게 해주 탈춤을 가르쳤고, 현재 봉산 탈춤 연희자인 양소운은 그 시댁이 강령이었기 때문에 두 탈춤에 다 관여할 수 있었다.
1.4 후퇴 때 월남한 오인관이란 사람이 강령 탈춤을 복원시켰다. 그와 함께 강령 탈춤을 놀았던 사람으로는 함영희 (영감역), 최승원 (맏양반역), 최중봉 (할미와 말뚝이역)등이 있었으며, 김익여 (맏양반역)와 송귀염 (말뚝이역)이 그의 스승이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강령탈춤의 특징
강령 탈춤은 황해도 탈춤 중에서 해주 탈춤형의 하나로, 북에서 월남한 연희자들에 의해 전승된 춤이다. 봉산 탈춤과 함께 현재 남한에서는 황해도 탈춤의 양대 산맥이라고 할 수 있다. 강령탈춤의 특징을 봉산탈춤과의 차이점, 특히 의상과 춤사위에서 나타나는 차이점을 통해 살펴보자.

첫째, 의상을 보면 강령 탈춤에서는 주로 회색 칠베장삼을 공통으로 입고, 소매는 길어서 팔을 내리면 땅에 닿을 정도인데 비해, 봉산탈춤의 기본 의상은 좌청우홍의 옷에 초록색 소매를 단 옷을 그 위에 덧입는다. 이렇게 덧입은 옷에 붉고 푸른 띠를 띠며 소매에는 흰 한삼을 다는 것이다.
둘째, 춤에서 보면 강령 탈춤은 느린 사위로 긴 장삼 소매를 고개 너머로 휘두르는 동작의 춤을 춘다. 이에 비하여 봉산 탈춤은 장삼 소매를 휘어잡고 뿌리거나 혹은 손목에 드린 한삼을 경쾌하게 휘뿌리면서 두 팔을 빠른 사위로 굽혔다 폈다 하는 동작이 기본이 된다.
강령 탈춤도 다른 지방의 황해도 탈춤과 마찬가지로 5월 단오놀이로 놀아왔으며, 5월 6,7,8일에는 해주감영에 가서 도내 각 지역에서 모인 여러 탈춤패들과 경연하였는데, 우승하면 감사에게서 돈 1천 냥과 그 주장에게 해주 명기가 하룻밤 안겨졌다고 한다. 단오가 지난 후 10일 만에 뒤풀이라고 하여 이 놀이가 다시 연희되었고, 그 후 모든 탈을 태워 버렸지만, 근래에는 이를 보관하였다가 다시 사용하기도 했다.
놀이 내용을 보자. 대사에서 서민과 양반의 대립관계는 많이 완화되어 있으나, 말뚝이와 양반의 재담은 매우 독특하여 한국말의 묘미를 느낄 수 있으며 강령의 지방색도 볼 수 있다.
둘째양반 네가 작년 오월 동당시에 나갔던 종놈 말뚝이가 분명허냐?
말뚝이(1) 허허 영락없습니다.
다음은 말뚝이와 양반들이 대화를 나누는 장면을 담은 대본이다. 말뚝이가 양반들을 풍자하는 모습이 퍽 재미있다.

맏양반 : 자아, 우리 피차간(彼此間) 근본말만 하다가는 시간마나 보내는 것이니 달리 말을 하세, 말은 다른 것이 아니라 작년 오월 동당시(同當時)에 종놈 말뚝이 두 놈을 잃었는데 그 놈이 풍악(風樂)을 좋아하는 놈이라. 이런 좋은 풍류(風流)에 왔음즉 허니 한번 불러봄이 어떠한가?
둘째양반 : 예끼 쌍놈, 니가 부르지 누구더러 부르라 말라 하느냐?
맏양반: 자아 그럴 것이 아니라 우리 일제히 불러 보세!
양반 일동 : 이놈 말뚝아 … 어이 - 어이 - 어이 - (궁상스럽게)
말뚝이(1): (후다닥 뛰어 들어오면서 맏양반의 면상을 탁 치면서) 어허허흐흐 - 어얼수여 - 작년 오월 동당시에 나갔던 종놈 말뚝이 문안드리오 (하고 후다닥 뛰어 다시 제자리로 간다).
맏양반: 자 갑자기 이것이 웬일이냐? 뭣인지 울긋불긋한 것이 후다닥 뛰어 들어왔다 없어지니 아마 벼락을 쳤나 내 모가지 있나 봐라.
둘째양반: 자 그것 자세히 알 수 없으니 우리 다시 한번 불러보세.
양반 일동 : 이놈 말뚝아 … 어이 … 어이 … 어이 …
말뚝이(2): (뛰어나오며) 어어허허흐흐 얼수여어 (둘째양반의 면상을 치면서) 양반네 집안에 어른이 하나도 없으니까니 말뚝이를 부르거나 꼴뚜기를 부르거나 근본있고 세본있고 머리다래 곡절있게 부르는 것이 아니라, 이놈들이 궁상시리 어이 어이 양반 부르는 대로 불르렸다. (노래조로) 뚝아 뚝아 말뚝아
맏양반: (나가서 말뚝이(2)와 타령춤으로 대무한다.)
둘째양반: (쫓아가서 장삼 소매로 맏양반의 등을 치며) 두우 …
맏양반: (춤을 추고서) 두우라니?
둘째양반: 그만두란 말일세.
맏양반: 그 놈이 소습이 고약한 즉 다시 한번 불러 자세히 물어보세.
양반 일동: 이놈 말뚝아.
말뚝이(1): 으흐 허허 … 얼수여어 (재물대감의 면상을 때린다)
둘째양반: 네가 작년 오월 동당시에 나갔던 종놈 말뚝이가 분명허냐?
말뚝이(1): 허허 영락없습니다.
둘째양반: 그러면 네게 분부를 하였든 일이 없드냐?
말뚝이(1): 어허 영락없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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