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의 무에타이 왕국을 꿈꾸는 김용호 관장이 말하는 국내 입식타격의 현주소

각종 이종격투기 대회에서 무에타이 선수들이 우승을 차지하면서 무술팬들에게 무에타이에 대한 관심이 점점 고조되고 있다. 이런 분위기를 반영이라도 하듯 올해 상반기에 정통 무에타이 영화 "옹박"이 개봉을 앞두고 있는 등 올해 무에타이의 움직임이 심상찮다.
기자는 부산시 연제구에 위치한 태산 무에타이 김용호관장을 찾아 부산의 무에타이 현실과 국내 입식타격이종격투기전에 관한 전반적인 얘기를 나누었다. 김용호 관장은 현재 국내 최대의 입식타격 대회인 스트라이킥의 경기운영위원장겸 심판위원장을 맡고 있으며, 열악한 상황에서도 무에타이 발전을 위해 발로 뛰고 있는 무에타이 전도사이다.
"저도 중학교때 입문했는데 당시에 심지어는 정강이를 단련하기 위해 맥주병으로 밀어야 된다고 교육을 받은 적이 있습니다"

태산 무에타이 체육관의 김용호 관장
기자: 바쁘신데 시간내 주셔서 감사합니다.김용호관장(이하 김): 먼 길 오시느라 고생 많으셨습니다.
기자: 부산에는 아직도 무에타이 도장이 그다지 많지 않은 것 같다. 대략 부산 무에타이 동호인은 어느 정도 인가?
김: 서울에 비해서 상대적으로 많이 떨어집니다. 예전에 비해서 많이 좋아지긴 했지만 아직도 동호인이 그다지 많지는 않습니다. 몇 군데 부산에서 무에타이 체육관을 열려고 하는 사람이 있지만 지금은 대신동에 있는 양관장과 저 뿐입니다.
기자: 일반인들도 무에타이에 관심 있어 하는 사람이 많다. 일반인들에게는 어떤점이 도움이 되는가?
김: 서울이나 수도권은 지난해 부터 회원이 두배 세배 늘었스니다. 헬스나 다른 운동은 계속적으로 반복하는데 비해서 무에타이는 일정한 틀에 의해서 운동하는 것이 아니라 자유스럽다는 것이 가장 큰 메리트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별로 움직이지 않는 직장인이나 비만이신 분들이 많이 찾고 또 효과를 보신분들이 많고, 호신술을 목적으로 찾는 분들도 많은 것 같습니다.
기자: 굉장히 격한 운동이라 여성들이 배우기에는 좀 어렵지 않나 보여지는데.. 어떻나?
김: 늘 하던 얘기지만 처음에 무에타이 선배들이 체계가 잡혀 있지 않은 상태에서 가르치다 보니깐 주먹구구형식으로 가르친적이 많습니다. 저도 중학교때 입문했는데 당시에 심지어는 정강이를 단련하기 위해 맥주병으로 밀어야 된다고 교육을 받은 적이 있습니다. (웃음)
대부분의 체육관들이 지금은 일반인들을 상대로 하는 수련부와 시합에 뛰기위한 선수부로 엄격히 나누어 지도하고 있지요. 물론 시합에 뛰는 선수들은 일정부분 위험한 면을 감수해야 하긴 하지만 일반인 수련생들은 그렇지 않습니다. (안전이 최우선 이기 때문에) 무에타이 수련 프로그램이 나름대로 체계를 갖추어 가고 있고 또 모든 보호장비를 다 갖추고 난 뒤 운동하고 있어서 그런 부분은 전혀 염려를 안하셔도 됩니다.
"무에타이의 최적화된 형태의 기술들이 지금의 입식타격무대에서 가장 잘 진화하지 않았나 보여집니다"
기자: 선수층이 타 무술에 비해 상대적으로 두텁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입식타격 이종격투에서는 현제 무에타이선수들이 초강세이다. 그 원인은 어디 있다고 보는가?
김: 첫째는 최적화된 기술이죠. 다른 무술도 실전성을 강조하긴 하지만 여기서는 무에타이에만 국한 시키기로 하면, 무에타이는 몇 천년전부터 군사무술, 즉 전쟁터에서 실제로 적을 살인하기 위해 만들어진 무술입니다.
그런 무에타이가 현대에 와서는 박치기나 어깨로 공격하는 기술만 사용하지 못할 뿐 킥이라든지 펀치, 팔꿈치 공격과 같은 최적화된 형태의 기술들이 지금의 입식타격무대에서 가장 잘 진화하지 않았나 보여집니다. 붕대 대신 글러브를 착용했다는 것도 진화의 좋은 예라고 할 수 있지요. (무에타이는 마대라고 불리는 붕대를 손에 감은후 아교를 바르고 유리조각 묻혀 시합했다. 필)
둘째가 무에타이만이 가지고 있는 오픈된 룰이라고 봅니다. 태권도가 이종격투전에 나오기 위해서는 펀치를 좀더 익히고 나와야 하고 복싱도 마찬가지로 킥을 보완하고 출전해야 합니다. 하지만 무에타이 선수들은 평소에 이미 그런한 훈련을 하고 있기 때문에 특별한 훈련없이도 출전이 가능합니다..
세 번째는 선수들의 경기 경험으로 볼 수 있습니다. 태권도를 제외하고 비주류 무술중에서는 크고 작은 대회를 포함해서 무에타이대회가 가장 많이 열리는데, 무에타이 선수들은 무에타이의 근간이 되는 무술, 즉 킥복싱같은 대회까지 넘나들면서 출전하기 때문에 어떤선수들보다 많은 경기경험을 가지고 있지요. 실제로 시합에서는 링캐리어가 선수들에게 있어 아주 크게 작용하거든요. 이면주 선수같은 경우도 그러한 링캐리어가 많은 도움이 되지 않았나 싶습니다.
"타 무술간의 반목과 대립의 시대는 이미 지났다고 봅니다. 한 무술만으로 세인들의 관심을 끄는 것도 지났다고 봅니다"
기자: 이면주선수가 네오파이트 3에서 허승진 선수를 제압했는데 이면주선수의 장점은 무엇이라 보는가?
김: 허승진 선수의 부상이 아니었다 하더라도 충분히 이면주선수가 꺽을 수 있었다고 봅니다. 그의 장점이라고 한다면 자신감, 투지, 승부욕이라고 봅니다.

진지하게 인터뷰에 응하고 있는 김용호 관장
기자: 어려운 입식타격시장에서 그나마 스트라이킥이 분투하고 있었는데 최근 데이토나 대회를 중단했다. 그렇지 않아도 어려운 입식타격시장이 이제 사라지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김: 스트라이킥의 데이토나 대회는 어느대회나 마찬가지지만 메이져 대회간의 공백기를 메우기 위해서였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메이져 대회를 치러야 할 시점에 왔는데도 매일 경기를 치러야 하기 때문에 거기에만 신경을 쓸수 밖에 없었습니다. 뻔한 선수층을 가지고 실제로 두달정도에 140 여명을 수급했는데 이는 정말 대단한 수치입니다. 속된 말로 자고 있는 선수를 깨워서 데리고 올 정도였으니까요. 너무 정신없이 흘러갔습니다. 스트라이킥은 현재 메이져 대회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입식타격이 발전하려면 무술인들의 마인드가 좀더 열려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국내 무술은 거의 입식타격계 무술입니다. 그런데 지금 무에타이를 제외한 다른 무술들의 참여가 너무 저조하지요. 타 무술간의 반복과 대립의 시대는 이미 지났다고 봅니다. 한 무술만으로 세인들의 관심을 끄는 것도 지났다고 봅니다. 무에타이 대회만으로는 사람들은 관심을 가져주지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이는 다른 무술도 마찬가지가 아닐까요?
이종격투 시합에서 한선수가 이긴다고 해서 그 무술이 최고다라고 하는 사람은 없습니다. 팬들의 의식은 한단계 성숙해 있는 것이지요. 이것을 무술간의 대립으로 볼 것이 아니라 입식타격 이종격투와 이종종합격투의 구도로 보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지금은 종합격투쪽으로 관심이 쏠리고 있는 추세라고 보여지구요.
그래서 입식타격 관계자들이 우려를 하고 있지만 그렇다고 해서 시합에 나오지도 않는데, 정말 답답합니다. 이젠 나와야 합니다. 입식타격무술이 함께 성장하기 위해서는 함께 모여 동참을 해야 되고 무술간에 오픈된 교류가 필요합니다.
기자: 부산출신 무에타이 선수들의 기량이 타 지역에 비해서 어떤가?
김: 상당히 괜찮은 편입니다. 문정웅선수라든지 좋은 선수들이 많이 있지요. 그런데 자꾸만 서울로 올라가는 경향이 있어요. 나는 부산에 남아서 체육관을 계속 열고 싶고 또 연다면 도와주고 싶습니다.
"이종격투기에는 많은 거품이 있다는 것을 인식해야 합니다. 링에 한번 서기 위해서는 정말로 어렵다는 것을 알아야 하죠"
기자: 편한 질문 한가지만 하겠다. 해외 K-1선수중이 좋아 하는 선수가 있다면..
김: 예전에는 피터아츠에 매료되었었어요. 요즘은 미르코를 좋아하지요. 이들이 하이킥을 찰 때 보면 그 타이밍을 잡아낸다는게 거의 동물적이거든요.그 하이킥에 매료되서 몇 번이고 다시 봅니다.
기자: 국내 입식타격 선수중에 눈여겨 보아야할 선수가 있다면?
김: 잘알려져 있는 임치빈이나. 문정웅을 들 수 있습니다. 그리고 전성배를 주목했으면 합니다. 기량뿐만 아니라 링위에 올라가면 눈빛이 정말 매섭지요. 최근에는 좀 방황을 해서^^ 체중이 많이 늘긴 했지만 어린 나인인데도 투지가 있어요. 그래서 정말 좋아하는 선수입니다.
그 외에도 투혼의 김판수 선수나 포천링사이드에 김성민선수도 좋은 선수죠. 임치민이나 문정웅이가 잘 싸워 주고 있고 또 바로 밑에 정지민선수같은 어린 선수들이 올라오니깐 잘 될것이라 봅니다.

수련에 열중하고 있는 수련생들
기자: 무에타이를 배울려고 하는 사람들도 점차 늘어나는 추세인데 무에타이가 일반인들에게 보다 가까이 가기위해서는 어떤 노력이 필요하다고 보는가?김: 내부적인 이야기이지만 무에타이 챔피언을 하나 만들어도 마케팅을 못합니다. 왜냐하면 협회마다 챔피언이 있어서 그렇죠. 사실 무에타이인들이 뭉쳐야 되는데 서로 이해관계가 맞물려서 그건 뭐 거의 불가능이고, 외부적이든 내부적이든 뭉칠 수 있는 힘이 필요합니다.
그리고 체육관이 발전하기 위해서는 위험한 운동이 아니라는 걸 학부형이나 일반인들에게 적극적으로 알려야 할 것이빈다. 협회에서 체계적인 마케팅도 필요하지요. 너무 시합에만 치중해서 영세한 체육관을 돌아보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지요.
기자: 입식타격 이종격투 선수를 지망하는 사람에게 한마디 부탁한다.
김: 일단 어렵다는 것을 명심해야 합니다. 타무술을 하는 친구들이 나한테도 많이 찾아오는데 이종격투기에는 많은 거품이 있다는 것을 인식해야 합니다. 링에 한번 서기 위해서는 정말로 어렵다는 것을 알아야 하죠. 지금 뛸려고 하는 선수가 경제적인 면까지 누린다는 것은 힘들다고 봅니다. 스트라이킥만 봐도 임치빈, 문정웅 두 선수만 스트라이킥에 소속되어서 연봉받고 운동하고 있지요. 이렇게 돈받고 뛰는 선수는 손에 꼽을 정도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경제적인 혜택은 아마 지금 선수 다음 세대에 가능하지 않을까 생각해 봅니다.
한시간 넘게 이야기를 한 까닭에 컵이 커피가 메말라 있었다. 낮시간이었는데도 인터뷰 내내 옆 매트에서는 공소리와 기합소리가 들려왔고 중학생 정도로 보이는 친구들이 헤드기어를 쓰고 연습을 하고 있었다. 저친구들이 시합에 나갈 때 쯤에는 지금처럼 밥 걱정은 안하고 운동할 수 있는 세상이 오길 기대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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