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도소에 간 BJJ
한파가 기승을 부리는 겨울에도 시린 손 녹여가며 매트 위를 땀으로 적시는 이들이 있다. 일반 도장도 아니고 시민 체육시설도 아닌 곳에서 브라질리언 주짓수에 매료된 이 청년들은 다름 아닌 서울 영등포 교도소 경비중대원들. 이들은 매주 토요일이면 어김없이 도복을 갈아입고 관내 수련장으로 모인다. 아직 일반인들에게도 익숙하지 않은 브라질리언 주짓수를 이들이 수련하고 있는 까닭은 무엇일까?

언제나 가장 중요한 것은 기본부터 착실히 하는 것.
영등포 교도소 내에서 브라질리언 주짓수를 배운다? 혹시 수감자 제압이 목적인가?하고 고개를 갸우뚱할 것이다. 허나 실제 모임의 성격은 특정 목적보다는 동기만이 명확한 순수한 수련모임이다. 브라질리언 주짓수 수련모임이 생겨난 배경을 살펴보면 작년 여름 한 교도대 경비대원이 평소 관심이 있었던 브라질리언 주짓수를 배우기 위해 휴가 때마다 서울 브라질리언 주짓수 아카데미를 찾게되면서 브라질리언 주짓수의 매력에 흠뻑 빠졌고 차츰 주위 동료들도 관심을 갖게되었다고 한다. 관내에서 작은 운동 소모임으로 시작된 주짓수 수련 모임은 수련인구가 늘게되면서 자체 수련의 한계를 느끼고 사범 파견을 의뢰하게됐고 서울 BJJ 아카데미에선 이를 흔쾌히 수락해 블루 벨트 이수용 사범을(現 BJJ관악지관장) 통해 주말 수련 모임을 운영하게 된 것이다. 공식적인 루트를 통해 국공기관에 유입된 것은 아니지만 국내에선 아직까지 인지도가 높지 않은 신생무술인 것을 감안하면 상당히 이례적인 경우이다.

일반 대원들의 관심도 상당한 듯하다. 여전히 각잡고 있는 신참대원도 눈에 띈다.
초기엔 체구가 작은 사범이 파견을 오자 젊고 혈기 왕성한 대원들은 코방귀를 뀌었으나 그것도 잠시 약 스무 명과의 스파링을 전승으로 가뿐히 이겨내자 대원들의 태도는 돌변 하늘같은 스승님으로 우러러보게 됐다고 한다. 해프닝이라면 해프닝이지만 실전 무술의 증명은 이런 경우를 두고 말할 수 있지 않은가 싶다.
브라질리언 주짓수를 수련하며 느끼는 효용에 대해 윤용운 경비대원은 "수감자들과 직접대면을 하는 일을 하진 않지만 아무래도 심적으로 위축되는 경우가 많았는데 브라질리언 주짓수를 수련하면서 자신감이 많이 생겼습니다."라고 브라질리언 주짓수 예찬을 마다하지 않는다. 무기술을 제외한 호신 무술중 근거리에서는 가장 효율적으로 상대를 제압이 가능하다는 평을 듣는 브라질리언 주짓수의 장점이 빛을 보는 듯하다.

서울 BJJ아카데미는 브라질리언 주짓수의 대중화라는 기치를 걸고 2004년을 시작하는 만큼 이번 교도소 수련 모임 역시 대중 속으로 한 발자국 다가가는 움직임이라고 봐도 무방할 것이다. 전통무술의 신비가 주도하던 시대를 지나 실전성의 증명이라는 새로운 패러다임이 무술 시장의 활력소로 자리잡아가고 있는 현재 그 선봉에는 브라질리언 주짓수가 있다. 이미 여러 무술 단체들이 시도했고 여전히 부르짖는 대중화라는 숙원을 브라질리언 주짓수는 어떻게 풀어갈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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