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모, 한국공연 참관기
大相撲韓國公演勝拔戰서울大會

개회식
2004년 2월14일 토요일 서울 장충체육관, 해방이후 최초로 한국에서 일본의 국기(國技)인 스모(相撲)가 그 모습을 드러내었다. 스모는 TV, 신문등의 매체를 통해 우리의 씨름과 비교되며 이미 어느정도는 소개가 되었고, 몇 년전 상영된 영화 <으라차차 스모부>와 90년대초 절정의 인기를 얻었던 컴퓨터게임 <스트리트 파이터>의 스모선수 케릭터 ‘혼다’등을 통해 스모가 어떤것인지에 대해서는 대략적으로나마 알려져 있다.
그러나 스모는 다른 일본의 대표적 무술들인 검도, 유도, 가라테, 아이기도등과 다르게 해외에서 수련되는 경우가 없고, 일본문화의 상징으로서 일본 국민들의 대중적인 사랑을 받고있는, 무술을 넘어선 문화이다. 그렇기에 해외에서 스모대회가 개최되는 것은 드문 일로서, 이번 서울 공연은 스모를 직접 관람할 수 있는 매우 좋은 기회라고 할 수 있다.
이번 스모공연은 ‘2002년 한-일 월드컵 공동개최’를 통해 고조된 한일 양국간의 우호분위기와 2004년 일본문화 전면개방의 분위기를 타고 개최되었다고 할 수 있다. 특히 이번 공연의 성사를 주도한 단체의 하나가 한일의원연맹(한국측 회장:김종필, 일본측 회장:모리 요시히로)이었다는 것도 이번 공연의 무게를 더했다.
개인적으로 케이블TV의 NHK채널을 통해 가끔씩 방영되는 스모대회를 보며, 스모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있었던 차에 서울에서 스모대회가 개최된다는 소식은 반가운 일이 아닐 수 없었다.
장충체육관에서의 공연

김성택(가스가오)선수
대회장에서 눈에 익은 현 ‘요코즈나’ 아사쇼류(朝靑龍)와 우리나라 출신의 가스가오(春日王, 한국명:김성택) 선수를 보았을 땐 두 눈이 확 커지는 느낌이었다. 이 선수들 이외에도 스모선수들을 가까이서 보았을 때의 느낌은 ‘산’ 만하다고 하면 좀 과장이지만 ‘곰’ 들이 모여있는 것 같다고 하면, 전혀 과장이 아니다. 대략 스모선수들은 180~190cm의 키에 140~170kg의 몸무게를 가지고 있었다. 스모선수들이 앞을 가로 막고서면 한마디로 숨이 ‘턱’ 막힌다.개회식을 마치고 스모의 기본동작들에 대한 소개가 있었고, 한국과 일본의 어린이들과의 스모선수들의 시범이 있었는데, 스모선수들의 유머러스한 행동으로 터져나온 웃음들이 장내의 긴장감을 풀어주고 있었다.
시합은 토너먼트 형식으로 진행되었다. 토너먼트 참가자가 40명인 관계로 모두가 같은 조건에서 시작하지는 않았고, 등급에 따라 등급이 높은 선수에게는 부전승의 형식으로 혜택이 있었다.
‘도효’라고 하는 원형의 경기장에 선수가 들어서면 정말 ‘꽉’찬 느낌이 들 정도로 우리의 씨름판보다는 상대적으로 작았다. 승부 자체가 결승을 포함하여 모두 단판 승부이며, 막상 두 선수가 준비자세에서 격돌을 했을 때부터 승부가 결정날 때까지 걸리는 시간은 1분을 넘기지 않았다. 몇몇 경기는 말 그대로 순식간에 승부가 났다. 그러므로 결승전까지 총 39경기가 있었음에도 걸린 시간은 2시간 남짓에 불과했다. 두 선수가 격돌하기전에 준비과정, 신경전등에 시간이 좀 걸렸지만, 그것도 우리의 씨름에 비하면 짧은 것이었다.

아사쇼류와 김성택
스모는 상대를 경기장 밖으로 밀어내거나, 넘어뜨리면 이긴다. 참으로 단순해 보이지만, 문외한인 기자가 보기에도 그 간단한 시합에서 다양한 기술이 펼쳐지고 있었다. 스모선수들은 보기와 달리 매우 민첩했으며, 몸은 체조선수들 만큼이나 유연했다. 결코 둔하게 살만찌고 지방질로 둘러쌓여있는 몸이 아니었던 것이다.대회에서 가장 주목 받았던 선수는 역시 ‘요코즈나’ 아사쇼류 선수와 한국계 ‘가스가오(김성택)’선수였다. 특히 1차전을 승리하고 올라온 김성택 선수와 아사쇼류 선수와의 경기는 일부러 계획된 것이 아니었을까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모든 관객의 시선을 끌었고 기자 역시 흥미진진하게 경기를 지켜보았다. 결과는 아사쇼류 선수의 승리. 김성택 선수의 역부족이라는 느낌이었다.
몽골출신으로 스모의 최고등급인 ‘요코즈나’에 오른 아사쇼류 선수는 확실히 탁월한 기량을 보여주었다. 스모를 모르는 사람이 보았어도, 아사쇼류 선수가 보여준 기량은 탄성을 자아내기에 조금도 부족함이 없었고, 그에 걸맞게 대회 우승을 차지했다.

요코즈나 아사쇼류 선수
시합을 지켜보면서 기자가 이해한 스모는 두가지 말로 요약된다. 그것은 ‘자세’와 ‘중심’이다. 사실 이것은 같은 말이기도 하다. 스모는 각자 자세(중심을 잡고)를 잡고 있는 두 개의 물체(선수)가 서로 부딪쳐, ‘상대의 자세(중심)를 무너뜨리는 것’ 이다. 다시 말해, 두 개의 덩어리가 ‘텅’하고 부딪쳐, 하나가 튕겨져 나가는 것, 그것이 스모라고 이해했다. 그 안에 여러가지 세기(細技)가 있음은 물론이다.비단 스모뿐 아니라 대부분의 다른 무술에서도 자세와 중심은 강조되는 것 아니던가. 그러나, 그 중에서도 특히 스모는 자세와 중심이 강조된다고 생각한다.
대회장에는 한국인 이외에도 외국인이 많았고, 특히 일본인이 많았다. 그리고, 대회를 통해 확인하게 된 사실은 스모는 우리의 씨름에 비해 자국의 국민들에게 더 많은 사랑과 ‘대우’를 받고 있다는 것이었다. 본 기자, 씨름 선수는 아니지만, 그것이 몹시 부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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